[ 강지연 기자 ]
홍콩과 상하이 증권거래소의 교차매매를 허용하는 후강퉁(戶港通) 제도가 오는 10월 중으로 시행될 예정이다. 거대 중국 대륙 증시의 빗장이 풀리면서 글로벌 자금 흐름도 크게 요동칠 것으로 전망된다. 후강퉁 실시로 인한 '득실 따지기'가 분주한 국내 시장 분위기와 새로운 투자기회를 활용하는 방법 등을 <한경닷컴>이 소개한다.
이르면 다음달부터 국내 개인투자자들도 중국 대표 전자업체인 청도 하이얼과 자동차업체 상하이자동차 주식 등 중국 본토 주식을 직접 투자할 수 있게 된다.
그간 중국 본토 증시에 투자하려면 적격해외기관투자가(QFII)나 위안화 적격해외기관투자가(RQFII) 자격을 받아야 했다. 개인 투자자들은 기관이 조성한 펀드를 통해서만 중국 증시에 간접 투자할 수 있었다.
하지만 다음달 후강퉁(戶港通) 제도가 시행되면 국내 개인투자자들도 중국 본토 주식을 사고 팔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후강퉁은 홍콩과 상하이 증권거래소의 교차매매를 허용하는 제도다. 해외 개인투자자들은 홍콩 증권사를 통해 상하이 주식을 사고 팔 수 있고, 중국 본토 투자자들은 상하이 증권사를 통해 홍콩 주식을 매매할 수 있다. 중국 정부가 인증한 적격 기관투자자를 통해서만 거래할 수 있었던 중국 본토 증시의 벽이 대폭 낮아진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후강퉁 제도가 저금리 시대를 맞은 국내 개인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투자 기회를 제공해 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 중국 본토 주식 투자 방법은
중국 본토 주식에 투자하려면 해외 주식을 거래할 수 있는 증권사 계좌를 만들어야 한다. 홍콩 증시와 연동된 국내 증권사 계좌를 통해 매매할 수 있는 셈이다.
KDB대우증권,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등 국내 대형 증권사들은 중국 본토 주식을 거래할 수 있도록 홈트레이딩시스템(H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등을 확대 개편하고 있다. 앞으로 개인투자자들은 집에서 또는 이동 중에도 중국 본토 주식을 손쉽게 사고 팔 수 있게 된다.
투자할 수 있는 종목은 상하이 180지수(SSE 180)와 상하이 380지수(SSE 380) 구성 종목과 상하이 증시 및 홍콩 증시 동시 상장 종목이다. 리스크 경고(ST) 종목은 제외된다. 현재까지 집계된 투자대상 종목 수는 총 568개다.
거래 통화는 위안화다. 해외 투자자들은 위안화 환전 과정을 거쳐 중국 본토 주식을 매매할 수
있다. 여기에는 위안화의 사용 빈도를 높이고, 위안화 위상을 높이려는 중국 정부의 의도가 깔려 있다.
물론 투자 제한 요건도 있다. 투자한도는 중국 본토 주식 3000억 위안, 홍콩 주식 2500억 위안이다. 매수 체결액에서 매도 체결액을 뺀 순매수 잔액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총액 기준의 매매금액보다 투자한도가 훨씬 클 수 있다.
일일 거래한도액은 매수 주문액과 매도 체결액의 차액을 기준으로 상하이 130억 위안, 홍콩 105억 위안이다. 일일 거래한도액은 매수 체결액이 아닌 매수 주문액으로 계산한다는 것도 후강퉁의 특징 중 하나다. 이로 인해 매수 주문이 체결되지않아도 일일 거래한도를 초과할 수 있으며, 미체결 시 주문을 취소하면 다시 한도가 생길 수 있다.
또 공매도를 허용하지 않는다. 이미 QFII나 RQFII를 통해 외국인 지분율 제한(해외 개별 투자자의 단일종목 최대 지분률 10%, 해외 투자자의 단일종목 지분률 합계 최대 30%)을 초과하는 종목에 대해서는 후강퉁을 통해 매수할 수 없다.
세부 거래 관련 요건 등은 후강퉁 시행에 맞춰 발표될 예정이다. 세세한 요건들을 따져봐야 겠지만 이번 후강퉁 제도는 한국 투자자들에게 투자 기회를 확대해 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최설화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에는 중국 우량주에 투자하고 싶어도 각종 규제로 할 수 없었다"며 "저금리 기조로 국내 투자처가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중국 우량주 투자를 통해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고 말했다.
◆ 후강퉁 투자전략은
후강퉁 제도가 한국 투자자들에게 무조건 투자 기회만 제공하지는 않는다. 아직 발표되지 않은 세금 규정뿐 아니라 환차익, 부족한 종목 정보 등이 투자자들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후강퉁 시행을 앞두고 몰린 자금들이 제도 시행 이후 차익매물을 쏟아낼 가능성도 존재한다.
전문가들은 제도 규정을 파악한 뒤 장기 투자할 저평가 주식을 매매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향후 후강퉁 시행 시 가장 눈여겨 봐야 할 대목은 세금이다. 중국은 외국인 주식거래 차익에 대해 주민세를 포함 22%를 양도소득세로 내야 한다. 후강퉁 제도에도 이 같은 세금이 적용되면 매매 수익률이 더 낮아질 수밖에 없다.
환차손에도 유의해야 한다. 해외 달러 보유 투자자들은 거래 시 위안화 환전이 필요하기 때문에 환율 리스크가 있다.
이외에 중국의 경기둔화 우려와 상하이 및 홍콩 증시의 휴장 등도 염두에 둬야 할 사항이다.
최근 중국이 잇따라 부진한 경기지표를 발표하면서 경기둔화에 대한 불안감이 커졌다. 여기에 러우지웨이(樓繼偉) 중국 재정부장이 "어떤 하나의 경제지표 때문에 정책기조를 심각하게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며 추가 경기 부양에 대한 기대를 꺾은 것도 증시에 부담이다.
후강퉁 제도는 상하이와 홍콩 증시가 동시에 개장해야 거래를 할 수 있다. 두 시장 중 한 곳이 쉬어도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의미다.
이용 KTB자산운용 해외투자본부 이사는 "후강퉁은 기본적으로 위안화로 거래하기 때문에 투자자 입장에서 환율 리스크가 있고, 두 시장의 개장일 및 세금 문제 등을 고려해야 한다"며 "향후 세금을 포함한 제도 세부사항과 유동성 등에 따라 투자 전략이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후강퉁 시행 후 상하이 또는 홍콩 증시에만 상장돼 있는 중국 대형주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홍콩 증시에만 상장돼 있는 대표 중국업체로는 텐센트홀딩스(온라인 게임업체)와 중국인민재산보험(손해보험사), 레노버(PC업체)를 꼽았다. 반면 상하이 증시에만 이름을 올린 대형주로는 청도하이얼, 상하이자동차, 마오타이(주류업체), 상하이가화(화장품업체) 등을 제시했다.
조지연 신한금융투자 글로벌사업부 과장은 "중국 업체들은 크게 홍콩, 상하이, 미국 증시 등 세시장에 상장돼 있다"며 "후강퉁 시행 후 그간 매매가 제한됐던 상하이 및 홍콩 증시 단독 상장 우량주에 자금이 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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