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을 졸이는 여행지
[ 최병일/김명상 기자 ]
피지 벵가라군해양공원 - 샤크피딩
6m짜리 상어에 먹이주기
12년 동안 한번도 사고 없어
지금까지 피지는 ‘고급 휴양지’ 또는 ‘허니문 여행지’로 알려져 왔다. 조용하고 정적인 휴양지로만 생각했다면 편견을 버려도 좋다. 퍼시픽하버에 있는 벵가라군해양공원에서는 상어 먹이주기 프로그램인 ‘샤크 피딩(Shark Feeding)’을 할 수 있다.
철망 없이 맨 몸으로 잠수해 6m가량 되는 상어의 입에 참치를 직접 넣어주는 프로그램이다. 상어가 출몰하는 포인트로 내려가 먹이통 근처에서 자리를 잡으면 가이드가 고기를 꺼내 상어를 부른다. 영화에서나 보던 상어가 눈앞에 나타나는 것만으로도 공포심이 온몸을 덮칠 것이다.
샤크 피딩은 수심 30m 정도의 깊이에서 진행되는 만큼 다이빙 자격증이 있어야 참가할 수 있다. 하지만 피지 어디서나 레벨에 맞는 다이빙 강습을 받을 수 있는 만큼 3일 정도면 자격증을 따고 참가하는 것도 가능하다.
방문객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은 ‘안전한가’이다. 바다의 대형 포식자와 마주하는 만큼 모든 참가자는 안전수칙과 절차 등을 설명하는 브리핑에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 모든 과정은 숙련된 직원과 함께 하며 한 번에 다이빙하는 인원은 최대 20명으로 제한된다. 복잡하지만 처음 상어 먹이주기가 시작된 이후 12년 동안 사고가 없었던 만큼 안심할 수 있다. 220피지달러부터. fijisharkdive.com
싱가포르 거꾸로 타는 번지놀이 기구
지상 60m까지 솟아올라
클라크키 - 지맥스 리버스 번지
기술의 발전과 함께 번지점프도 진화를 거듭해 단순히 뛰어내리는 것을 넘어서고 있다. 싱가포르 나이트라이프의 중심지 클라크키에서 비명소리를 듣더라도 놀랄 것은 없다. 심장을 멎게 할 듯한 놀이기구가 있기 때문이다.
지맥스 리버스 번지(G-MAX Reverse Bungy)는 지상에서 60m까지 솟아오르는 거꾸로 타는 번지 놀이기구다. 최고 속도 200㎞로 하늘로 솟구치는데 로켓 발사를 연상하면 이해가 쉽다. 아찔한 경험 후 허공에서 바라보는 싱가포르의 야경은 안전한 전망대에서 느끼는 것과 차원이 다른 감흥을 안겨준다.
다른 놀이기구인 지엑스 파이브 익스트림 스윙(GX-5 Extreme Swing)은 쏘아 올려지는 방식이 아니라 지상에서 50m 위로 올라간 후 뚝 떨어져 내린다. 최고 속도 120㎞에 이르는 스릴을 경험할 수 있다. 이 놀이기구들은 번지점프의 본고장 뉴질랜드의 어드벤처 액티비티 전문 브랜드가 운영한다. 지난 10년간 안전사고가 없었을 만큼 철저하게 관리 중이다. 각각 45싱가포르달러이며, 두 가지를 동시에 즐기는 맥스콤보는 69싱가포르달러. gmax.com.sg
마카오 338m 마카오타워를
줄하나 달고 ‘공중산책’
타워클라임·스카이 워크엑스·번지점프
일반적으로 도심 한가운데에 자리한 타워 전망대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 야경을 관람하거나 식사하는 것이 전부다. 하지만 높이 338m의 마카오타워(Macau Tower)에서는 듣는 것만으로도 소름이 돋는 스포츠를 체험할 수 있다.
타워 클라임(Tower Climb)은 고소공포증 타워 외벽에 마련된 수직 사다리를 타고 100m 정도를 올라가 마카오 타워의 꼭대기에 도착할 수 있는 것이다. 왕복하는 데 약 2시간이 걸리는 만큼 체력적인 부담이 있지만 마카오의 최고 높이에서 바라보는 전경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쾌감을 준다.
좀 더 강한 스릴을 원한다면 223m 높이에서 떨어지는 번지점프를 시도해보자. 세계에서 가장 높은 도심 속 번지점프 중 하나다. 점프 시 최대 시속 200㎞로 4~5초간 자유 낙하하며 지상 위 30m 정도의 높이에서 몇 번을 오르락내리락한 다음 에어백에 착륙하게 된다.
스카이워크 엑스(Skywalk X)도 명물이다. 안전줄에 의지해 전망대 바깥에 마련된 223m 높이의 데크 가장자리를 도는 것이다. 바람이 불면 더 큰 공포감이 들지만 유리창이 가로막지 않는 전경은 일품이다.
이들 프로그램은 지난해 인기 예능프로그램 ‘러닝맨’ 마카오 편에 등장해 많은 관심을 받기도 했다. 타워 클라임 688달러부터, 번지점프 2888달러부터, 스카이워크 엑스 788달러부터. macautower.com.mo
라스베이거스도심 허공 위를 ‘뱅글뱅글’
스트라토스피어 타워 - 엑스스크림·인세니티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상징물과 같은 스트라토스피어(Stratosphere) 타워는 도시 야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명소로 카지노, 호텔, 전망대가 결합된 곳이다. 하지만 이곳을 유명하게 만든 것은 극한의 아찔함을 선사하는 놀이기구다. 2003년 개장한 이후 10년이 넘은 지금까지 ‘세계에서 가장 무서운’이라는 수식어를 갖고 여전히 많은 관광객을 불러 모으고 있다.
엑스스크림(X-Scream)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시소다. 지상 300m 높이에 자리해 있으며 롤러코스터처럼 생긴 기구를 타고 타워 꼭대기에 마련된 트랙 위를 오간다. 이 중 타워 외부로 뻗은 트랙의 길이는 9m 정도. 트랙이 30도 각도로 기울어지면 탑승차량이 타워 바깥으로 빠져나오고, 아래로 곤두박질치게 된다. 맨 앞자리에 앉으면 높은 절벽에서 추락하는 자동차에 탄 기분이 들 것이다.
인세니티(insanity)도 심장을 오그라들게 만드는 놀이기구다. 스트라토스피어 타워의 가장자리 밖으로 20m가량 뻗어 있는 거대한 기계 팔에 올라타 라스베이거스의 허공 위를 빙글빙글 맴도는 것이다. 최대 70도까지 기울어지며 시속 70㎞로 탑승자를 회전시킨다. 눈을 뜰 용기가 있다면 라스베이거스의 눈부신 풍경이 물결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기본적으로 스트라토스피어 타워 입장료는 20달러이며, 놀이기구를 하나 이용할 때마다 5달러씩 추가된다. 세 가지의 놀이기구를 즐긴다면 35달러. stratospherehotel.com
페루
상상이나 해봤어요?
해발 4350m서 사이클링
쿠스코 - 잉카 정글 트레일
예능 프로그램 ‘꽃보다 청춘’ 방영 이후 주목받고 있는 페루 마추픽추. 기차나 버스 등을 이용해서 갈 수 있지만 자전거와 걷기를 결합하면 보다 기억에 남는 여행을 할 수 있다. 페루의 현지 여행사가 운영하는 잉카 정글 트레일(Inca Jungle Trail)은 산악 사이클링과 하이킹, 짚라인(Zip Line)까지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3박4일 코스 상품이다. 첫째날은 쿠스코에서 차를 타고 해발 4350m인 아브라말라가까지 이동해 사이클링을 시작한다. 이곳을 시작으로 3~4시간 정도 비포장길을 달려 해발 1430m의 산타마리아까지 내려오게 된다. 자전거를 타고 자연 속에 감춰진 폭포나 산악마을과 같은 페루의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 둘째날은 산타마리아에서 산타테레사까지 23㎞ 거리의 잉카 트레일을 8시간 정도 걷는다.
셋째날도 마추픽추의 관문 아구아스칼리엔테스(Aguas Calientes)까지 걸어서 이동한다. 길을 따라 5~6시간 정도 걸으면 도착할 수 있다. 산악 사이클링 투어는 현지 여행사를 통해 예약할 수 있다. 숙박, 음식, 사이클링 대여료, 가이드, 마추픽추 입장료 포함해 234달러부터. lorenzoexpeditions.com
캐나다 헬기 타고 휘슬러 꼭대기
설원 질주하면 ‘무한자유’
스릴만점 스포츠 헬리스키
헬 리콥터를 타고 이동해 눈 덮인 산 정상에서 내려 슬로프도 없는 비탈을 거침없이 질주하는 헬리스키(Heliski). 일반 스키장에서 느낄 수 없는 짜릿함이 가득한 스릴만점 스포츠다. 헬리스키어들은 순백의 설원을 질주하고 대자연을 마주하며 무한한 자유를 느낀다.
헬 리스키의 명소 중 하나는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의 휘슬러(Whistler)다. 밴쿠버에서 북쪽으로 120㎞ 거리의 휘슬러는 북미에서도 손꼽히는 스키장 지대이자 2010년 동계올림픽이 열린 곳이기도 하다. 휘슬러 산(해발 2187m)과 블랙콤 산(해발 2440m)을 비롯해 주변 산악지대 12곳 중 선택해 헬리콥터로 이동하며 스키를 즐길 수 있다. 헬리스키는 중급 이상의 스키 실력과 담력을 갖췄다면 도전해볼 만한 레포츠로 중급, 상급, 고급 등 실력에 맞게 높이와 난이도를 선택할 수 있다. 현장에서는 산악 지형을 잘 알고 있는 전문 가이드가 함께 하며, 날씨에 따라 실시 여부를 결정해 안전한 스키를 타도록 한다. 올해 휘슬러 헬리스키는 12월 초부터 시작해 내년 4월 중순까지 운영한다. 중급자 코스 요금은 929캐나다달러부터. whistlerblackcomb.com
최병일/김명상 기자 skycb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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