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지연 기자 ] 24일 국내 증시는 모멘텀 부재 속에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수급이 증시 향방을 결정할 주요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전날 코스피지수가 이틀 연속 하락하며 2020선으로 밀려났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순위 1, 2위 종목인 삼성전자와 현대차가 줄줄이 52주 신저가로 추락하면서 주가 하락을 이끌었다. 이날 외국인은 나흘 연속 '팔자' 기조를 유지했다. 전기전자, 화학 업종 위주로 2410억 원 순매도했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당분간 증시가 약세장을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지형 한양증권 연구원은 "주요 이벤트가 마무리된 이후 시장의 관심 펀더멘털로 이전됐지만 분위기 반전을 이끌만한 모멘텀이 없다"며 "수급적으로 국내 기관의 저가 매수세 유입은 긍정적이지만 외국인 매수 전환 없이는 수급 균형점을 찾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특히 지난 22일 외국인이 대규모 선물을 매도(9000계약)한 것은 현물 매도를 위한 사전포석일 가능성 있다"며 "수급상 외국인의 선물 환매수 여부가 중요한 관전 포인트"라고 분석했다.
달러화 강세·엔화 약세도 부담 요인이다.
지난 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공개한 9월 성명서에는 초저금리 기조를 '상당기간(considerable time)' 이어간다는 문구가 유지됐다. 이로 인해 조기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가 완화됐지만 달러화 강세는 오히려 강화됐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3월 이후 가장 높은 1040원대에서 머물고 있고, 최근 두 달 새 엔·달러 환율은 7% 넘게 뛰었다.
소재용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은 달러화 강세 흐름에 맞춰 상승하고, 엔저로 원·엔 환율은 하락할 것"이라며 "원·엔 환율 하락은 일본과 경쟁을 벌이는 주요 수출업종에 심리적인 부담이 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의 시리아 공습에 따른 여파도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전날 미국 3대 지수와 유럽 증시는 미국 공습으로 인한 중동지역 정정 불안에 대한 우려로 하락했다.
미국 국방부는 동맹국과 시리아 내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인 이슬람국가(IS)에 대한 공습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0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시리아 공습 확대에 대한 의지를 표명한 뒤 첫 공습이다. 이번 공습으로 IS 요원 370여명이 사망하거나 부상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로존 경기 둔화 및 국내 기업들의 3분기 실적, 환율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며 "여기에 미국의 시리아 내 IS 공습으로 글로벌 지정학적 우려가 재부각, 증시는 하락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업종 및 종목별 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하나대투증권은 가격메리트와 배당수익률이 높은 성장주에 주목했다. 올 3분기 영업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는 종목 중 9월 들어 주가가 상승하고 있는 '가격메리트주'로 LG화학, SK, 에스원, 농심, 녹십자를 꼽았다.
이 증권사의 이재만 연구원은 "올해 배당수익률이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보다 높고 연간 주당순이익(EPS)이 증가할 수 있는 성장주에도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며 배당수익률이 높은 성장주로는 포스코, SK텔레콤, KT&G, 기업은행, 강원랜드, 메리츠종금증권, 한솔제지, 대덕전자, 벽산 등을 제시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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