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검사 절반 이상 축소
50억 이하 부실대출은 금융사 자체 조사에 맡겨
금융소비자 신뢰도는 '낙제'
"동양·KB사태 대응 문제…감독체계 선진화 시급"
[ 박종서/김일규 기자 ]
‘KB금융 사태’에 대한 미흡한 대응으로 책임론이 불거진 금융감독원이 관행적인 종합검사를 절반 이상 줄이고 사전예방 중심으로 검사방식을 바꾸는 등의 검사 및 제재업무 전면 혁신안을 23일 내놨다. 금감원은 은행 직원들을 대상으로 처벌 수위를 과감히 낮출 테니 그동안 감춰왔던 금융사고를 다음달에 자진신고하라며 새 출발을 권유했다. 하지만 금융연구원의 ‘금융신뢰지수’ 조사결과, 감독당국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도가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나 금융회사보다 오히려 감독당국의 신뢰 회복이 더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종합검사 연평균 45회→20회
금감원은 금융사별로 2~3년에 한 번씩 실시하는 종합검사를 50% 이상 대폭 축소하기로 했다. 최근 3년간 연평균 45회였던 종합검사를 20회 안팎으로 줄인다는 계획이다. 권인원 금감원 부원장보는 “백화점식 종합검사보다는 시스템 리스크를 불러올 수 있는 대형 금융회사와 취약 회사를 중심으로 검사를 진행하는 것이 금융권 보신주의를 타파하고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해 유리하다고 판단했다”며 “검사방식도 현장에서 취약 부문을 집중적으로 진단하고 개선을 유도하도록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부실여신 책임을 따지는 검사도 줄어든다. 금감원은 50억원 이상 거액 대출을 중심으로 검사하고 대부분은 금융사에 맡겨 검사 부담을 덜어주기로 했다. 혁신안에는 잘못이 크지 않거나 금융사가 자율적으로 고칠 수 있는 사안은 금융사가 알아서 개선하도록 조치하는 방안도 담겼다. 금융사 직원 제재의 90%는 금융사가 자체적으로 처리하도록 했으며, 제재시효제도가 도입되기 전이라도 5년 전 업무는 검사하지 않기로 했다. 금융사에 대한 수시 자료 요구는 4년 내에 30% 줄이고 부서별로 질의답변을 위한 전담 변호사제도 도입한다.
금융당국은 은행 직원들이 10월 한 달 동안 각종 금융사고를 소속 은행에 자진신고하도록 하고 이 기간에 신고한 내용은 잘못이 있더라도 죄를 크게 묻지 않기로 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소소한 잘못은 모두 털어내고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땅에 떨어진 금융권의 신뢰를 다시 쌓자는 취지”라며 “금융회사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사보다 감독당국 불신”
금융당국이 신뢰 회복을 위한 방안을 내놓았지만 정작 문제는 금융당국에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금융연구원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달 28일부터 1주일간 전국 19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전화 설문을 통해 산출한 ‘금융신뢰지수’를 보면 감독당국에 대한 신뢰가 가장 낮았다.
금융 전반에 대한 신뢰도는 89.5점이었는데 감독기관의 감독 효율성에 대한 신뢰도는 61.3점으로 나왔다. 이 지수가 100을 넘으면 긍정적인 답변이 많고, 100보다 작으면 부정적인 답변이 많다는 걸 뜻한다. 금융소비자들이 금융권 전체보다 감독당국을 훨씬 더 믿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감독기관의 소비자보호 노력도 74.3점으로 낮은 편이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서병호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카드사 개인정보 유출과 동양사태, KB금융 내분사태 등에 따라 감독당국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도가 낮아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금융 전반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감독 체계의 선진화가 급선무라는 설명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한국 금융권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금융사 각자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누구보다도 금융당국이 철저히 반성하고 제대로 된 감독체계를 운영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박종서/김일규 기자 cosm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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