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희진 기자 ] CJ그룹에서 유통과 IT(정보기술)를 결합한 합병법인이 탄생해 증권가가 주목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CJ주주들이 반가워할 만한 소식"이라고 입을 모았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CJ시스템즈는 전날 CJ올리브영을 흡수합병하기로 결정했다. CJ시스템즈는 CJ그룹의 IT 전문회사이며, CJ올리브영은 H&B(헬스앤뷰티)스토어다.
합병 비율은 CJ시스템즈와 CJ올리브영이 1대 0.026이다. 두 회사는 다음달 31일 각각 주주총회를 열어 합병을 최종 확정하고 12월2일부로 CJ이노플랫폼(가칭)으로 출범할 예정이다.
합병법인 지분율은 CJ가 76.1%,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22.7%다.
CJ 측은 합병 목적에 대해 "CJ시스템즈는 유통·물류 분야의 IT 역량을 강화하고, CJ올리브영은 투자 재원 및 스마트 유통회사로의 성장기반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증권가는 두 회사의 시너지 효과가 CJ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의견을 내놓고 있다.
CJ올리브영의 경우 H&B사업의 경쟁 우위를 지속할 수 있는 여유 자금을 얻게 된다.
김준섭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H&B 시장점유율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CJ올리브영은 향후 공격적인 출점이 필요할 경우 사용 가능한 자금을 확보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여유 자금 확보에 따른 해외 진출 가속화를 기대해 봐도 좋다는 의견이다.
CJ올리브영의 부채비율은 지난해말 기준 358%이지만 이번 합병으로 256%까지 줄어든다.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이자보상배율도 0.35배에서 4.32배로 늘어나는 등 재무적 안정성 확보가 예상된다.
CJ시스템즈에게는 일감몰아주기 규제 위험을 줄일 기회란 분석이다. 그동안 CJ시스템즈의 높은 내부 매출 비중은 일감몰아주기 증여세 발생 우려를 키워왔다.
오진원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특수관계자 매출 비중은 지난해 기준 75.5%에서 이번 합병으로 33.8% 까지 떨어질 것"이라며 "일감몰아주기 규제 이슈에서 벗어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합병법인의 향후 상장 추진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기에 CJ 주주 입장에서 나쁠 것 없는 결정"이라고 판단했다.
합병법인의 내년 예상 순이익은 400억원으로 CJ의 지분가치는 4564억원으로 추정했다.
오 연구원은 "삼성SDS 상장 등 IT서비스사 관련 기대감을 감안시 이를 넘어서는 기대감이 주가에 투영될 가능성이 있다"며 CJ의 목표주가를 기존 17만5000원에서 19만5000원으로 올렸다.
한경닷컴 박희진 기자 hotimp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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