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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년만에 구로공단 찾은 영등포여상 동문들 "주경야독하던 땀과 끈기가 이곳 만들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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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가영 기자 ]
“당시 구로공단에서 일했던 우리의 땀과 끈기가 바탕이 돼 이렇게 발전하지 않았을까요.”

이호일 옛 영등포여자상업고등학교 동문회장(54)은 17일 서울디지털산업단지(옛 구로공단)를 찾아 “회사에서 학교로 가는 길은 눈 감고도 알았는데, 33년 만에 이곳을 찾으니 너무 많이 변해 방향조차 모르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은 이날 옛 구로공단 여성근로자들을 ‘홈커밍데이’ 행사에 초청했다.

영등포여상은 자체 건물이 없어 서울 양천구 신정동에 있는 봉영여중 교실을 빌려 밤에 공부한 야간학교였다. 어려운 집안 형편 때문에 고등학교에 진학하지 못한 구로공단 여직원 중 상당수가 이곳에서 공부했다. 1~6기 졸업생이 이날 한자리에 모였다.

박혜정 씨(53)는 “일을 하면서 공부까지 한 나 자신이 존경스러울 정도”라며 “인내하면서 살아가는 바탕이 됐다”고 말했다. 조식 씨(52)는 “등록금을 한 학기씩 밀려 냈다”며 “등록금을 못 냈다고 교무실에 서서 창피를 당한 일도 있다”고 회고했다. 그는 “네 명의 동생들은 창피함을 느끼지 않게 하기 위해 일하면서 학비를 마련했다”며 “회사에서 학교를 보내줘 밤늦게 공부를 마치고 산동네로 돌아갈 때에는 피곤하고 힘들었지만 가슴에 희망이 있었다”고 했다.

구로공단본부 맞은편에 있었던 삼정물산에서 근무했다는 홍모씨(54)는 “오랜만에 지하철 1호선을 타고 구로 쪽으로 오는데 봉천 신림 구로 등 익숙한 동네 이름을 들으니 가슴이 뛰었다”며 “하지만 정작 구로에 오니 남의 나라에 온 것 같았다”고 소회를 전했다. 홍씨는 얼마 전 간 이식수술을 받았다.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일과 학업을 병행하면서 과로한 탓이다.

편명숙 씨(56)는 15세 때부터 14년간 구로공단에서 일했다. 1982년 늦은 나이에 학교에 입학했다. 그는 “150명 지원자 중 30명이 선발돼 학교에 다녔는데 당시는 부러움의 대상이었다”고 회고했다.

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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