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트렌드&상품
우리, 카드실적 충족땐 최고 年 6%
하나 '자신과 약속' 지키면 우대 금리
씨티, 50만원 급여 이체하면 고금리
SC, 수시입출금 상품에 금리 듬뿍
[ 박한신 기자 ] 최근 저금리 기조 속에 은행들은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주는 적금 상품을 개발해 고객 유치에 힘쓰고 있다. 납입 한도는 소액이지만 연 5% 이상의 고금리여서 눈길을 모은다. 한국씨티와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 등 외국계 은행들은 고금리 수시입출금식 상품으로 고객을 유치하고 있다.
저금리 시대 … 고금리 적금 상품 관심
우리은행은 최고 금리 연 6%를 주는 ‘우리함께 행복나눔 적금’을 판매하고 있다. 월 납입금 10만원과 20만원 두 종류의 1년제 정기적금이다. 기본금리 연 3%에 우리카드 사용 실적 조건을 충족하면 3%포인트의 추가 금리를 준다. 만기 때 추가 금리 중 1%포인트는 자동 기부된다. 적금 가입 후 1년간 우리카드 이용액이 가입 직전 1년 동안의 실적보다 250만원(월 납입금 10만원 상품), 500만원(월 납입금 20만원 상품) 많으면 추가 금리를 받을 수 있다. 우리카드가 없어도 신규 가입한 뒤 1년간 각각 250만원과 500만원을 사용하면 된다.
하나은행도 최고 연 5.5% 금리를 주는 ‘난 할 수 있어 적금’을 지난 7월 내놨다. 기본금리 연 3%에 ‘일기 쓰기’ ‘가족과 함께 책보기’ 등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면 1%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준다. 스마트폰뱅킹 거래 등 은행 부수거래 조건을 충족하면 1.5%의 우대금리가 추가 제공된다. 스마트폰뱅킹 서비스에 가입하고 최소한의 금융거래만 진행해도 쉽게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도록 해 혜택 문턱을 낮췄다. 월 납입 한도는 10만원으로 소액이다.
국민은행의 ‘KB굿플랜적금’은 ‘KB국민 굿플랜카드’와 함께 가입할 경우 연 8.5%의 고금리를 받을 수 있는 적금 상품이다. 전월 카드 이용 금액의 20%(월 최대 30만원)가 카드 결제계좌에서 적금계좌로 자동 이체돼 쌓인다. 만기 시 연 2.5%의 적금 금리에 더해 카드사에서 연 6%의 추가 금리를 제공한다. 소비하면서도 고금리 저축 효과를 낼 수 있는 것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소비와 저축을 연계해 자연스럽게 재테크가 가능하도록 설계한 상품”이라며 “특히 메인 소비 카드로 굿플랜카드를 사용하면 필수 소비를 하면서도 고금리 저축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계 은행 수시입출금 통장 인기 지속
외국계 은행을 중심으로는 고금리 수시입출금 통장의 인기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씨티은행이 지난 3월 내놓은 수시입출금 상품인 ‘참 착한 통장’은 출시한 지 두 달 만에 수신액 1조원을 돌파하는 등 인기를 얻고 있다. 최근 최고 금리가 연 2.5%에서 2.25%로 내려가긴 했지만 여전히 찾는 고객이 많다는 게 은행 설명이다. 씨티은행은 ‘참 착한 통장’의 성공에 이어 지난달 ‘참 착한 월급 통장’과 ‘참 착한 기업 통장’을 후속으로 내놨다.
‘참 착한 월급 통장’은 급여 이체 실적에 따라 연 2%의 금리와 수수료 우대 혜택을 주는 수시입출식 통장이다. ‘급여 이체’의 기준은 매월 1일 기준 3개월 전 달의 1일부터 직전 월 말일까지 50만원 이상을 1회 이상 입금하는 경우를 의미한다. 7월1일 기준을 예로 들면 4월1일부터 6월30일까지 50만원 이상 이체 실적이 있으면 연 2% 금리를 받을 수 있다. 이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연 0.1%의 금리만 제공한다. 급여 이체 조건 충족 시에는 씨티은행 자동화기기(ATM)를 이용한 출금 및 이체 수수료(타행 포함), 인터넷·모바일·폰뱅킹 수수료, 타행 자동화기기를 이용한 출금·이체 수수료가 무료다.
‘참 착한 기업 통장’은 개인사업자와 중소 법인을 위한 수시입출금 예금이다. 하루만 맡겨도 매일 최종 잔액에 따라 최고 연 2%의 금리를 제공한다. 잔액별 금리는 △1000만원 미만 연 0.1% △1000만원 이상 5억원 미만 연 1.8% △5억원 이상 10억원 미만 연 1.9% △10억원 이상 연 2%다. 개인사업자 및 매출 100억원 이하 법인(협회, 재단 포함)이 가입할 수 있다. 최소 가입 금액 제한은 없다.
지난해 2월 출시된 SC은행의 수시입출금 상품인 ‘마이심플통장’은 올해 6월 말 수신액 4조원을 돌파했다. 올해 초 출시 1년 만에 3조원을 달성한 이후 반년이 채 되지 않아 다시 1조원을 늘린 것이다. 최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최고 금리가 연 2.4%에서 2%로 내려가긴 했지만 여전히 수시입출금 상품으로는 높은 금리여서 이 상품의 인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외국계 은행들은 국내 은행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한 영업력을 만회하기 위해 이 같은 고금리 수시입출식 상품을 유지하고 있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이런 상품들은 급여 등 중요한 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운용하고 있는 상품”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은퇴자를 위한 상품을 계속 내놓고 있다. 지난달 소득이 없는 은퇴 기간의 위험을 대비할 수 있는 ‘크레바스 3종 상품’을 출시했다. ‘미래설계 크레바스 연금 예금’은 고정금리를 적용해 매달 같은 금액을 연금으로 수령하는 단기(5년 이내) 즉시연금 상품이다. 가입 금액 일부를 만기에 일시 수령하는 것도 가능하다. ‘미래설계 크레바스 주택연금대출’은 주택 또는 오피스텔(주거용)을 담보로 매달 연금을 받는 역(逆)모기지론 상품이다. 또 ‘크레바스 펀드’는 신한은행 미래설계센터에서 내놓은 펀드 상품이다.
박한신 기자 hansh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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