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러'로 유명한 세계 2위의 주류회사 SAB밀러가 3위 하이네켄을 인수하려다가 결국 퇴짜를 맞았다.
블룸버그 통신은 14일(현지시간) 인수 관계자를 인용해 SAB밀러가 하이네켄 측에 인수 의향을 타진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하이네켄 역시 성명을 내고 약 2주 전 인수 제안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경영권을 가진 데-카르발류 가문이 이를 거절했다고 밝혔다.
하이네켄의 기업가치는 340억 유로(45조7861억원)로 SAB밀러(550억 파운드·92조8697억원)와 합칠 경우 근래 업계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으로 기록될 수 있었다.
SAB밀러의 이번 제안은 업계 1위 업체인 AB인베브가 시장 제패를 위해 SAB밀러 합병을 노리고 있다는 얘기가 계속 흘러나오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다.
런던 헨더슨 글로벌 인베스트먼트의 매튜 비즐리 부문장은 "SAB밀러로서는 하이네켄을 인수하는 것이 오히려 자신의 독립성을 지키는 방법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AB인베브는 지난 10년간 1000억 달러(104조500억원)를 들여 코로나, 버드와이저, OB맥주 등을 왕성하게 사들였으나 최근 매출 신장세가 꺾이며 새 활로를 찾고 있다.
특히 AB인베브, SAB밀러, 하이네켄, 칼스버그 등 상위 4개사가 글로벌 매출의 49%, 영업이익의 60%를 장악한 포화 시장에서, 살 길은 결국 대규모 인수합병이라는 결론에 이른 것으로 풀이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식품, 음료, 담배 등 다른 소비재 산업에서 인수 합병을 통해 성장성이 크게 개선되는 사례가 생기면서 주류시장에서도 이러한 논의가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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