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작 브랜드 '노나곤' 12일 첫선…"3년내 매출 1000억 목표"
제일모직 패션 노하우와 YG의 스타 마케팅 협업
이달 유럽·홍콩에 동시 선보여
[ 임현우 기자 ] 국내 정상급 패션업체인 제일모직과 싸이 등 한류스타를 거느린 연예기획사 YG엔터테인먼트가 손잡고 만든 패션 브랜드 ‘노나곤’이 공개됐다.
두 회사는 11일 “합작법인 네추럴나인을 통해 노나곤을 공식 론칭한다”며 “국내외 편집매장과 팝업스토어(단기간 운영하는 임시매장) 등으로 유통망을 늘려 2017년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네추럴나인은 제일모직과 YG가 2012년 8월 패션사업을 위해 세운 합작법인으로 제일모직이 51%, YG가 49% 지분을 갖고 있다. 당시 ‘이서현(제일모직 사장)과 양현석(YG의 최대주주)의 의기투합’으로 화제가 됐다.
합작사 대표는 양씨의 동생인 양민석 YG엔터테인먼트 대표가 맡았다. 양 대표는 “제일모직의 패션 노하우와 YG의 마케팅 역량을 기반으로 시너지를 극대화해 트렌드를 선도하는 젊은층을 공략하겠다”고 말했다.
노나곤은 10대 후반부터 30대 초반의 젊은층을 핵심 소비자로 삼고 있다. 자유분방한 길거리 패션과 힙합 문화에 뿌리를 둔 이른바 ‘영 스트리트 캐주얼’ 콘셉트를 내세웠다.
노나곤(NONAGON)은 영어로 9각형을 뜻하며, 다양성과 무한 성장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제일모직은 설명했다.
제일모직과 YG는 노나곤이 ‘내수용’이 아닌 ‘글로벌 브랜드’라고 강조하고 있다.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 의류시장보다 한류를 타고 해외 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것이다. 12~25일 서울(갤러리아 명품관)과 이탈리아 밀라노(편집매장 10꼬르소꼬모 본점), 중국 상하이와 홍콩(편집매장 I.T)에서 팝업스토어를 동시 운영하는 것을 시작으로 사업을 본격 확장한다.
노나곤은 K팝에서 시작한 한류 열풍을 K패션으로 확장하려는 본격적인 시도라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싸이, 빅뱅, 2NE1 등 ‘한류스타 군단’을 거느린 YG는 노나곤 마케팅에 소속 연예인을 최대한 활용할 방침이다. 최근 YG가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그룹 계열 사모펀드로부터 610억원 투자를 유치한 것도 한류스타를 활용한 패션 마케팅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받았기 때문이다.
신권식 제일모직 상무는 “노나곤은 단순한 음악 한류를 넘어 한국 패션과 엔터테인먼트의 협업을 통해 글로벌 패션시장 정복의 첫걸음을 내디뎠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과거에도 패션업체와 연예기획사가 손잡은 사례는 있었지만 대부분 실패의 쓴맛을 봤다. 이랜드와 SM엔터테인먼트는 2009년 스타 마케팅 업체 아렐을 합작 설립했지만 2년여 만에 청산했다. JYP엔터테인먼트는 2012년 미국 헤드폰 업체 몬스터와 제휴해 고급 헤드폰을 출시했지만 이렇다 할 수익은 내지 못했다.
패션업계에서는 제일모직의 패션 노하우와 YG의 스타 마케팅이 낼 시너지 효과에 주목하고 있다. 제일모직에서는 상품기획자(MD)를, YG에서는 마케팅 전문가를 합작사에 파견하는 방식으로 2년간 공동 작업을 통해 준비했다.
노나곤은 자체 매장을 열기보다 편집매장 등에 상품을 공급하는 도매 방식을 중심으로 영업할 계획이다. 이런 방식은 초기 투자비와 위험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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