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부'예방 가이드'
[ 백승현 기자 ] “얼굴도 예쁘고 몸매도 예쁘니까 내 비서도 해라. 몸매 관리도 잘하고, 너는 내 경리 겸 비서야.” 고용노동부가 최근 사업주의 직장 내 성희롱 금지위반 사례로 과태료 500만원을 부과한 사례다.
고용부는 직장 내 성희롱 예방 및 대처를 위한 ‘사업주를 위한 직장 내 성희롱 예방 가이드북’을 제작해 11일 배포했다. 피해자가 아닌 사업주를 대상으로 처음 발간된 이 가이드북에는 성희롱 발생 시 판단 기준과 직장 내 성희롱의 예방·대처법, 정부나 단체의 도움을 받는 방법 등이 담겼다.
가이드북에 따르면 직장 내 성희롱이란 사업주 또는 상급자·근로자가 직장 내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와 관련해 다른 근로자에게 성적 모욕감을 주거나 성적 언동 또는 요구에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고용상 불이익을 주는 것을 말한다.
대표적인 성희롱 사례로는 허리나 다리 등을 만지는 직접적인 신체 접촉은 물론 야한 농담시리즈를 메신저로 전송하거나 자신의 부부생활에 대해 상세하게 이야기하는 것, 안마해 준다며 어깨를 만지는 것, 여성 직원들 앞에서 바지를 내려 상의를 집어넣는 행위 등이었다. 특히 남성 직원에게 “어제 또 야동 봤지?”라고 말하는 것도 성희롱에 해당되는 경우라고 고용부는 설명했다.
사업주는 남녀 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직장 내 성희롱 예방교육을 매년 1회 이상 모든 근로자를 상대로 해야 한다. 교육을 하지 않으면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또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사실을 알고도 행위자에게 징계나 그에 준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
또 직장 내 성희롱 피해 문제를 제기하거나 성적 요구를 거절함으로써 불이익을 받는 경우에도 사업주는 처벌 대상이 된다.
여성고용정책을 총괄하는 이수영 고용부 고령사회인력심의관은 “성희롱 사건이 발생하면 피해자는 물론 기업 이미지가 훼손되고 손해배상에 따른 금전적 손실도 생긴다”며 “사업주가 합리적이고 균형잡힌 시각으로 신속하게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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