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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두근두근 내 인생’ 강동원, 소년이 어른이 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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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송희 기자 / 사진 장문선 기자] 여전히 강동원은 신기하다.

종잡을 수가 없다. 농담 없이 매사에 진지할 것 같은데, 농담도 곧잘 한다. 낯을 엄청 가리는 것 같은데, 다시 만난 이에게 반가운 기색도 한다. “남자니까 IT에도 관심”이 많고, 영화나 드라마 보다는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자주 운”다.

최근 ‘두근두근 내 인생’(감독 이재용) 개봉 전 한경닷컴 w스타뉴스와 만난 배우 강동원은 타인의 상상, 내지는 타인의 짐작을 곧잘 뒤집곤 했다. “강동원이 그랬다고?” 누군가 이렇게 말할 수 있다. 그렇다. 강동원은 당신의 상상, 그 이상이다.

“영화를 보고 많이 울었어요. 개인적으로는 만족해요. 모든 영화가 완벽할 순 없죠. 사실 만든 사람 입장에선 다 아는 내용이니까 살짝 지루할 수도 있는데 이번 영화는 그렇지 않았어요. 원래 눈물이 많기도 한데, 엄청 울었어요. (웃음)”

자주 운단다. 다큐멘터리를 보면 머리가 아플 정도로 운다는 그는 “아름이(조성목)와 별똥별을 보면서 이야기하는 장면”에서 펑펑 울었다며 조곤조곤 떠들었다. 그러면서도 “미라가 태티서를 보면서 빨래 갤 때가 가장 인상 깊어요. 짠하더라고요. 덤덤해서 더 짠했어요”라며 마치 남의 이야기를 하듯이 조곤조곤 더한다.


처음 ‘두근두근 내 인생’의 캐스팅 소식에, 많은 이들이 관심을 보였다. 송혜교와 강동원이라니. 이 두 사람을 한 화면으로 볼 수 있다는 것에 대중들의 기대감이 부풀어 올랐다. 하지만 기대는 늘 우려를 동반하기 마련이다. 송혜교 강동원의 조합, 하지만 이들이 희귀병을 앓고 있는 한 소년의 부모가 될 수 있을까. 사람들은 못미더워했다.

“그래요? 저는 시나리오 처음 읽자마자 잘해낼 자신이 있었어요. 혹평을 당하긴 했지만 (웃음) 영화가 잘 되려면 연기를 잘 해야 되는 거니까. 그냥 영화가 잘 되리라 자신이 있었어요. 대수 역할도 저랑 비슷한 성격인 것 같고. 정말 처음으로 제 모습을 드러내면서 연기했던 것 같아요.”

강동원이 살이 쪘다고, 강동원이 부스스하게 나타났다고, 강동원이 운전수 점퍼를 입는다고 해도 그가 멋있지 않을 수 있을까? 나를 비롯한 많은 이들이 생각했을 터다. 하지만 우려는 우려일 뿐. 스크린 속에 나타난 건 철없고, 실수투성이며, 자신의 아들을 너무도 사랑하는 대수였다. 그리고 대수는 그의 말마따나 자유로운 인상이었다. “어떤 점이 대수랑 가장 비슷해요?” 묻자, 그는 고민도 않고 “말투도 그렇고 행동이 거의 그래요”라고 깔끔하게 답한다.

“제가 치킨을 사들고 아름이한테 찾아가는 장면 있잖아요. 거기서 ‘왔다네 왔다네 치킨이 왔다네’라는 라임은 실제로 제가 친구들한테 자주 쓰는 라임이에요. 처음에 혜교 씨도 시나리오 얘기하면서 ‘만약 하게 된다면 원래 모습 그대로 해’라고 했어요. 다들 그래요. 대수랑 저랑 닮았대요.”

대중들의 기억 속에, 늘 멋있는 남자였던 그. “멋있어 보여야 한다는 부담은 없어요?” 묻자, 그는 “전혀요”라며 멋쩍은지 뒷목을 긁는다.

“원래 그런 부담이 없어요. 아예 멋있어야 하는 역할이 부담이 되지, 안 멋있어도 된다고 생각하면 편해요, 앵글 막 잡아도 되고, 살도 많이 찌우고 해서. 멋있어 보이면 뭐 좋은거고 아니어도 상관없으니까요.”

도리어 ‘군도: 민란의 시대’에서는 한 컷, 한 컷 멋진 모습을 보여야 했기에 더 부담이 컸다고 더한다. 그는 “멋있어 보일 때면 감독님이 조명을 바꿨다”면서 있는 그대로의 대수에 밀착하기 위해 노력했음을 알렸다. “가진 자의 여유네요” 농을 쳤더니 그는 안 그래도 큰 눈을 동그랗게 뜨며 손까지 내젓는다. “에에이, 아니에요. 진짜로.”


사실 그간 강동원과 대중들의 사이는, 꽤 멀었다. 그는 대중들에게 신기한 인물이었고, 멋있는 사람이었다. 그건 그의 필모그라피와도 관계가 있다. 이제까지 비일상적인 인물들을 통해 더 멀고, 신비롭게 느껴졌던 것이다. 하지만 그는 이번 ‘두근두근 내 인생’을 통해 그간 연기해온 선을 멀리 벗어났다. 소파에서 쪽잠을 자고, 부은 얼굴에, 닭다리를 뜯는 강동원이라니. 연기하는 입장에서도 색달랐을 것 같다.

“사실 매 작품이 색다르죠. 이번도 마찬가지에요. 다만 조금 더 현실적인 캐릭터니까 부담은 덜었죠. 현실에 없는 인물들을 만들어야 하는 부담은 없잖아요? ‘초능력자’나 장검을 쓰는 사람을 흔히 볼 수 있는 건 아니니까. (웃음) 하지만 택시 운전하시는 분들이나, 고기 불판 가는 건 많이 봤으니까요. 부담이 덜했죠.”

가까운 인물들. 흔히 볼 수 있는 사람들. ‘두근두근 내 인생’ 속 강동원은 고기 집 어귀에서 불판을 갈고 있는 청년이나, 택시 운전수, 공사장 인부 등 고개를 돌리면 마주치는 인물이었다.
그 가깝고 친근한 이미지는 10대의 대수를 기점으로 한다. 얼룩덜룩한 염색머리, 낯익은 운동화에, 눈썹이 드러나도록 짧은 앞머리. 강동원은 그 무렵의 고교생에 대해, 아주 잘 이해하고 있었다. 그 디테일을 칭찬하자 그는 “10년 만에 교복을 입었네요. ‘늑대의 유혹’ 이후 처음이에요”라면서 웃었다.

“실제로 중학교 때 운동부 애들 스타일이었어요. 과산화수소로 탈색한 듯한 색깔이며 헤어스타일 역시도요. 제 경험을 따라서 약간 싼티나는 색깔로 하자고 의견을 냈죠. 신발 보셨어요? 신발도 그때 유행하던 거예요. 찍찍이. (웃음)”


태권도 도복이 멋지다는 이유로 태권도를 시작해, 헛발왕자라는 미묘한 별명까지 얻었던 17살의 대수. 어리숙하게 보이지만 미라와 어린 아들을 책임지기 위해, 가리지 않고 일을 시작했던 어린 소년. 가만히 대수를 들여다보면 어딘지 강동원이 말했던 그의 열일곱 살 모습과 닿아있다.

“어릴 때 축구를 했었어요. 공부를 곧잘 했었기 때문에 아버지가 굉장히 싫어하셨죠. 아마 축구를 계속 했으면, 지금쯤 은퇴를 했으려나. (웃음) 17살 때 저는 수줍음이 많았던 것 같아요. 개구쟁이기도 했고. 이상주의자라고 해야 할까. 친구들에 비해 현실적이지 못했어요. 맨날 먼산 보고. 기숙사 생활을 해서 추억이 많아요. 읍내로 방황도 하고, 놀러 다니기도 하고.”

조금씩 천천히. 17살 소년은 34살의 어른이 되었다. 그 시간동안 강동원은 “상상할 수도 없는 책임들이 늘었”고 자신의 생활에 대해 “책임지고 살게” 됐다. 가장 달라진 것 역시 책임감으로 꼽을 정도로. 그는 자신에 대해, 영화에 대한 꽤나 묵직한 책임을 느끼고 있었다.

“그래도 20대로 돌아가고 싶진 않아요. 제일 힘들었던 것 같아요. 일을 너무 일찍 시작해서…. 시작했으니 성공해야 하잖아요. 하루하루가 불안했고, 매 작품이 불안했고. 자칫 한 번의 실수로 무너질 수도 있고. 스트레스가 많았던 것 같아요.”

이제야 조금 여유로워졌다고 한다. 웃는 낯으로 천천히 말을 늘어놓는 걸 보면서, 그가 “편해졌다”고 말한 것이 조금의 가감도 없음을 느꼈다. “지금은 스트레스나 불안에서 조금 자유로워졌나요?” 막 말을 마친 그에게 물었다. 그는 크게 숨을 한 번 들이킨다.

“괜찮죠. 사람들이 귀를 기울여주고, 제 의견도 반영되기도 하고요. 내가 원하는 작품도 고를 수 있게 됐어요. 재밌는 건, 작품을 할 때마다 책임감이 더 커진다는 거예요. 저 때문에 극장에 오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거잖아요. 열심히, 열심히 하게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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