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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日 경제지표 발표 등 변수
연휴 경계감에 기관 900억 '팔자'
전문가 "지수 누를 큰 악재 없어"
금리인하한 유럽 자금 유입 기대

11일 선물·옵션 만기일은 부담



[ 김동욱 기자 ]
추석을 사흘 앞둔 5일 증시는 장기 휴장을 앞둔 탓에 소폭 하락했다. 전날 밤 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금리를 연0.05%로 전격 인하해 유동성 확대에 대한 기대가 커졌지만 한국 증시까지 온기가 퍼지진 않았다. 증시가 열리지 않는 내주 수요일까지 어떤 변수가 발생할지 모른다는 점에서 큰 힘을 쓰지 못한 것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일단 유럽계 자금을 필두로 외국인 투자가 늘어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졌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추석연휴 기간에 각국의 주요 경제지표가 발표되는 만큼 대외변수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외국인 ‘사자’ vs 기관 ‘팔자’

이날 코스피지수는 6.85포인트(0.33%) 떨어진 2049.41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이 344억원, 개인이 517억원어치 순매수했다. 반면 기관은 899억원어치 순매도하며 팽팽히 맞섰다.

기관이 연일 ‘팔자’에 나선 것은 국내 증시가 쉬는 동안 미국 중국 일본 독일 등 주요국에서 각종 경제지표가 발표되는 등 크고 작은 변수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는 만큼, 일단 불확실성을 피하고 보자는 움직임으로 해석됐다. 추석연휴 기간과 직후인 이달 6~17일에는 △미국 8월 실업률(5일 현지시간) △중국 8월 수출·수입(8일) △미국 중앙은행(Fed)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회의(16~17일) 등이 줄줄이 예정돼 있다.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고용지표와 FOMC회의 등에서 미국의 금리인상 시기를 가늠할 힌트가 나올지 예민한 시기에 주식을 계속 들고가기 부담스럽다고 기관이 판단한 듯하다”고 말했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추석연휴가 끝나는 11일이 9월 선물옵션 만기일이라는 점도 일부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반면 외국인들은 추석 이후 상승세에 베팅한 듯 ‘사자’ 행진을 이어갔다. 외국인은 8거래일 연속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누적 순매도액이 6765억원에 달한 기관과 대조되는 모습이었다. 특히 외국계 순매수세의 배경에는 유럽계 자금이 있을 것이란 추론이 힘을 얻고 있다. 지난 한 달간 유럽계 자금 비중이 높은 아시아(일본 제외) 주식형펀드에는 69억6900만달러의 자금이 몰린 반면 미국계 자금이 주축인 글로벌이머징마켓펀드 순유입액은 41억8000만달러에 그쳤다.

◆‘잔인한 달’ vs ‘희망의 달’

과거 9월 증시는 월별로는 상승세를 보인 경우가 많았다. 2004~2013년 기간 9월 코스피지수 평균 상승률은 3.5%로 월별 상승률로는 가장 높았다. 최근 4년 중 세 번을 코스피지수가 상승했고, 3년 연속으로 뉴욕증시보다 상승률이 높거나 하락률이 낮은 ‘선방’하는 모습이었다.

다만 추석연휴를 기점으로 코스피지수가 약세로 전환한 경우도 적지 않았던 점은 부담이다. 올해는 엔화 약세 등의 영향으로 수출주가 부진하면서 추석 이전 20거래일 동안 최저가 대비 코스피지수 상승률이 1.2%에 그치면서 10년간 평균(5.8%)에 크게 못 미쳤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우크라이나 사태 등 지정학적 불안이 이어지는 가운데 증시가 한동안 쉴 가능성이 크다”며 “추석 직후 발표되는 중국 경제지표와 통화 관련 지표가 주요 수출주 향방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수 팀장은 “9월은 2분기 실적은 공개됐고 3분기 실적은 나오지 않은 ‘실적 공백기’”라며 “이런 경우엔 주도주가 교체되기보다는 기존 주도주가 시장을 유지하는 경향이 강하고 대형 악재가 눈에 띄지 않는 만큼 상승 추세가 크게 꺾일 위험도 적다”고 덧붙였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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