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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졸업식 특수 '옛말' … 썰렁한 꽃 가판대, 서성이는 사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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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근희 기자 ] "2만 원짜리 꽃 1만5000원에 드려요. 언니, 여기 꽃이 예뻐. 이런 꽃이 사진에 잘 나와."

29일 후기 학위수여식이 열린 서울 대현동 이화여대 앞. 지하철 2호선 이대역 3번 출구부터 학교 정문까지 약 300m 거리의 길가에 꽃 가판대가 길게 늘어섰다. 졸업식을 맞아 거리로 나선 꽃집 상인들은 양손에 꽃다발을 높이 들고 호객 행위를 벌였다.

"생각보다 별로 못 팔았어. 지금쯤 가판대에 있는 꽃은 다 팔아야 하는데 못 팔았어."

이대역 3번 출구 바로 앞에 터를 잡고 꽃을 팔던 김모씨(52)는 한숨을 내쉬었다. 가판대 위엔 20개가 넘는 꽃다발이 남았다. 가판대 뒤로도 아직 팔지 못하고 쟁여둔 꽃다발 더미가 보였다.

김씨는 "세월호 사건 후 사회 분위기 탓인지 올해 매출이 50% 정도 줄었다" 며 "오늘도 작년에 팔았던 양 만큼 준비해 왔는데 반 밖에 안 나갔다. 지금까지 40개 정도 팔았다"고 말했다.

강서구에서 꽃집을 하는 A씨(46)도 "올해 경기가 나빠지면서 꽃이 정말 안 팔린다. 오죽하면 여기까지 와서 꽃을 팔겠느냐"고 한탄했다. 그는 "장사가 안되니 작년 팔던 가격보다 5000원이나 싸게 판다. 많이 팔아도 그만큼 이윤이 안 남는다"고 털어놨다.

세월호 사건의 여파에 경기 침체가 지속된 탓에 졸업식에서의 매출도 시원치 않다. 졸업식 특수가 옛말이 된 셈. 최근 취업난이 계속되면서 졸업식에 참석하지 않는 대학생들이 많은 것도 한 원인이다.

졸업식 풍경에 빠지지 않던 사진사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50년 경력의 사진사 김모 씨(71)는 이날 3명의 사진을 찍는 데 그쳤다. 수년 전만 해도 대학 졸업식 날은 50만 원 정도 벌었지만 최근엔 10만 원 내외로 줄었다고 했다.

김씨는 "스마트폰 때문에 사람들이 사진을 안 찍는다. 몇 년 전과 비교해도 3분의 1정도만 찍더라" 며 "아주 오래 전부터 하던 직업이라 계속 일을 하고 있다. 사진관 문은 닫았지만 졸업식 때마다 10만 원이라도 벌려고 이렇게 나온다"고 털어놨다.

그나마 김씨의 사정은 나은 편이었다. 캠퍼스 안에는 10명 내외의 사진사가 서성였지만 정작 사진을 찍는 경우는 한두 명에 불과했다.

사진사들이 "사진 한 장 찍으세요"라고 말을 걸었지만 대부분 직접 가져온 디지털카메라와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었다. 몇몇 사진사들은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대신 찍어주며 손님을 끌어보려 했지만 정작 돈을 내고 사진을 찍는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한경닷컴 김근희 기자 tkfcka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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