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년 동안 꾸준히 인기를 끌면서 식품 회사들의 안정적인 캐쉬카우로 자리잡고 있는 '메가 브랜드'들이 적지 않다. 일상 속에서 친숙하게 접하지만, 세상에 첫선을 보인지 30년을 훌쩍 넘긴 제품들이다. 라면부터 과자, 우유 등 세계 시장에서도 인정받고 있는 대한민국 대표 장수 브랜드들을 조명한다. [편집자주]
"오른손으로 비비고, 왼손으로 비비고, 양손으로 비벼도 되잖아"
이 익숙한 '팔도비빔면'의 CM송은 팔도가 비빔면 조리법을 소비자들에게 각인시키기 위해 제작했다. 팔도비빔면이 처음 출시된 1984년에는 라면을 찬물로에 행군 뒤 소스에 비벼먹는다는 개념이 알려지지 않았던 때라 뜨거운 상태에서 비벼먹거나 일반 라면처럼 끓여먹는 소비자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팔도비빔면은 1984년 6월 5일 계절면 제품으로 출시돼 여름에만 한정 판매됐지만 1990년대 후반부터 사계절 판매되기 시작했다. 팔도비빔면은 당시 뜨거운 국물과 함께 먹던 라면의 고정관념을 깬 제품으로 여름철 집에서 삶아먹던 비빔국수를 라면으로 계량한 아이디어 상품이다. 분말스프 형태의 라면시장에서 액상스프의 개념을 도입했고, 차갑게 먹는 라면시장을 처음으로 개척하며 계절면의 대표 제품으로 자리 잡았다.
팔도비빔면은 출시 이후 30년 동안 8억개가 판매됐으며 35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특히 지난해에는 골뱅이와 비빔면을 섞어먹는 '골빔면'이 모디슈머(자신만의 방식으로 재창조해 내는 소비자) 붐을 타며 470억원의 최대 매출을 올렸으며 비빔면 시장에서 67%이상의 점유율로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현재까지 판매된 팔도비빔면(18cm x 14.5cm)을 여의도(290만㎡) 면적의 약 7배에 해당된다. 또한 일렬로 세우면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축물인 부르즈 할리파(두바이, 828m 160층)를 8만6956번 왕복할 수 있는 길이다.
이같은 팔도비빔면의 절대적인 점유율 탓에 다른 회사 제품을 포함해 '비빔면은 파란색 패키지'라는 등식이 성립됐다. 팔도비빔면은 파란색 패키지를 출시 이후부터 계속 유지하고 있다.
팔도는 지난 5월 팔도비빔면의 나트륨을 160mg 낮췄으며 올해 안에 추가로 저감화 할 계획이다. 팔도는 올해 팔도비빔면을 필두로 '팔도쫄비빔면', '팔도비빔면컵' 등 3개 제품을 통해 비빔면 시장(800억원 예상)에서 70% 이상의 점유율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 출시 20주년을 맞은 '비락식혜'도 팔도 제품 가운데 다시금 인기를 누리고 있다.
비락식혜는 영화배우 김보성을 모델로 활용한 '의리' 광고를 선보이며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이번 광고는 '우리 몸에 대한 의리'를 주제로 무의식적으로 자극적인 음료를 마시는 소비자들의 식습관에 초점을 맞춰 무카페인, 무색소, 무탄산 음료인 비락식혜를 마시는 것이 우리 몸에 대한 의리임을 재미있게 담아냈다.
비락식혜는 출시이후 20년 동안 4억 리터가 판매됐다. 모두 17억 개(238ml 캔 기준)가 팔린 셈이다. 사용된 쌀만 해도 1만톤(80kg 쌀 한가마니 기준 12만5000포대)이 넘는다. 비락식혜는 지난해 270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올해 상반기까지 150억원이 판매됐다.
김보성을 모델로 한 '으리(의리)식혜' 광고를 유튜브에 공개한 5월부터 7월까지 1990만개가 판매되며 전년 동기대비 34.5% 신장했다. 특히 할인점에서는 42.6%, 편의점에서는 81.9% 신장되는 등 젊은 층을 주요 구매고객으로 유입하기 위한 광고가 주효했다.
팔도는 비락식혜를 젊은 세대들과 소통하는 음료로 만들기 위해 젊은 브랜드로의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팔도는 지난해 '비락식혜 아이스 파우치'와 '비락식혜 컵'을 출시했다. 이 두 제품은 젊은 층을 겨냥한 제품으로 기존의 비락식혜가 구현했던 전통 식혜 본연의 맛은 그대로 살리면서 100% 국산 쌀을 사용한 밥알을 잘게 갈아 넣어 빨대를 이용해 마시기 편리한 제품이다.
또한 올해는 소비층을 확대하기 위해 1인 가구 등 소형가구를 위한 '비락식혜 1.2L'를 출시하기도 햇다. 비락식혜는 현재 450억원 규모의 전통음료 시장에서 약 70%의 매출을 점유하고 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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