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건설이 캐나다에서 2조6000억원(25억5000만달러) 규모의 오일샌드(Oil Sands) 플랜트 공사를 단독 수주했다.
SK건설은 지난 22일 캐나다 포트힐스에너지사가 발주한 ‘포트힐스(Fort Hills) 오일샌드 프로젝트’ 수주 계약을 맺었다고 25일 발표했다. 국내 건설사가 캐나다에서 수주한 오일샌드 공사 중 최대 규모다. 포트힐스에너지는 캐나다 최대 석유생산업체 선코와 테크, 프랑스의 토탈 등 3개사가 공동 투자한 에너지업체다.
이번 공사는 캐나다 앨버타주 포트힐스 광구에 묻혀 있는 오일샌드를 채굴해 하루 18만배럴의 비투멘(역청·석탄과 석유의 중간 제품)을 생산하는 추출시설을 만드는 프로젝트다. 앞서 기본설계(FEED) 과정을 수행했던 SK건설은 상세설계·구매·시공관리(EPCM)를 맡는다. 지난달 초 공사에 착수,약 40개월 만인 2017년 말 준공 예정이다. 이번 공사에 사용되는 주요 시설은 국내에서 모듈(같은 특성을 갖는 단위) 부품으로 제작돼 해상으로 캐나다까지 운송된다. SK건설은 캐나다 현지 건설사들을 활용해 모듈을 조립·시공할 방침이다.
포트힐스 광구는 약 30억배럴의 비투멘이 매장돼 있어 50년 이상 생산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점성질의 초중질 원유인 비투멘은 오일샌드에 물 모래 점토와 함께 섞여 있다. SK건설은 고온의 파라핀(고급 포화탄화수소)을 사용하는 비투멘 추출기술을 처음 적용한다. 오일샌드에서 비투멘 추출 용매로 납사(원유를 증류했을 때 30~200℃의 온도 구간에서 증류돼 나오는 석유)를 사용했던 기존 방식에서 탈피해 고온의 파라핀을 이용,비투멘의 시장성과 순도를 크게 끌어올릴 수 있게 됐다는 게 SK건설의 설명이다. 게다가 휘발성이 강한 고온의 파라핀 등 고위험 화학물질 사용에 대한 북미시장의 엄격한 안전기준을 통과한 것은 오일샌드 플랜트 기술 수준을 한 단계 높였다는 평가다. SK건설은 캐나다 오일샌드 시장에서 추가 수주에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오일샌드 매장량이 1680억배럴로 추정되는 캐나다는 현재 하루당 180만배럴인 오일샌드 생산량을 2020년까지 340만배럴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명철 SK건설 전략사업추진단장은 “최근 수 년간의 연구와 기술 축적을 토대로 캐나다 시장에서 대규모 수주에 성공했다”며 “설계 최적화로 투자비를 줄이는 등 발주처의 신뢰를 확보해 추가 수주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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