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회생한 KB금융 수뇌부, 1박2일 템플스테이
KB금융, 한숨 돌렸지만…林, 추가 제재 남아있고
노조 반발·파벌 여전해…경영정상화 '첩첩산중'
[ 김일규 기자 ]
22일 새벽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제재심)에서 징계 수위가 경징계로 낮아진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과 이건호 국민은행장이 이날 오후 경기 가평군에 있는 백련사를 찾았다. 자회사 대표 및 은행 부행장, 계열사 부사장, 지주사 임원 등 경영진 30여명과 화합을 위해 1박2일간 템플스테이를 하기로 했다.
6월10일 두 최고경영자(CEO)가 중징계 방침을 통보받은 후 두 달 넘게 같이 마음을 졸였던 KB금융 경영진은 오랜만엔 웃는 얼굴로 마주 앉았다.
◆제재 결정 당일 ‘템플스테이’
임 회장은 이날 백련사에서 기자와 만나 “그룹 전 임원이 모여 화합과 소통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라며 “그동안 어려운 일들이 많았지만 잘 추스르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모두 향상일로(向上一路)를 실천하자는 마음 자세로 모였다”고 덧붙였다. ‘향상일로’는 중국 송나라 때의 불서 벽암록에 나오는 말로 ‘절대 진리에 이르는 외길’을 뜻한다. 임 회장은 이 행장과 웃으며 악수하고 고생 많았다는 말도 전했다.
이 행장은 임 회장과 갈등이 여전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지금까지도 (갈등이)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며 “주전산기 교체 문제 자체가 임 회장과는 관련이 없는 문제였다”고 말했다.
이 행장은 전산 교체 작업부터 다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IBM이나 유닉스 등 특정 전산 기종을 미리 정해 놓지 않았다”며 “제재심 결정을 통해 전산 교체와 관련한 의사 결정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점이 밝혀진 만큼 그 부분을 투명하게 처리하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징계 결정이 늦어지면서 밀린 은행 일부 임원 인사는 “이른 시일 내에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징계 추진이 무리했던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금융당국의 결정에 대해 얘기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다만 그렇게 징계를 받을 것이라는 생각은 안 했다”고 덧붙였다.
◆무늬만 봉합…갈 길 ‘첩첩산중’
KB금융이 큰 고비를 넘겼지만 넘어야 할 산은 아직 많다. 임 회장은 개인정보 유출 관련 추가제재를 돌파해야 한다. KB국민카드가 국민은행에서 분사할 때 은행고객(비카드) 정보를 삭제하겠다는 사업계획서를 제출하고도 이행하지 않은 점을 금융위원회가 문제 삼고 있는 상황이다.
LIG손해보험의 자회사 편입을 승인받는 것도 현안이다. 금융당국은 사업계획 타당성 부분을 집중 점검할 방침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임 회장의 추가 징계 수위가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이 행장은 전산 교체를 놓고 사외이사들과 다시 힘겨루기를 해야 한다. 입장 차가 여전해 같은 문제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많다. 특히 제재 결정이 장기화하는 동안 사외이사들과 상근감사 간 갈등의 골이 더 깊어져 사사건건 대립이 불가피할 것이란 진단이다.
국민은행 노조가 임 회장과 이 행장,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선 점도 부담이다. 노조는 “임 회장과 이 행장에 대해 직무정지 가처분, 업무상 배임, 손해배상 청구 등 민·형사상 소송으로 시시비비를 가릴 것”이라는 성명서를 이날 냈다. 임시주총 소집과 대표이사 해임도 청구할 방침이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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