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을 수사한 '특수통' 검사로 유명한 우병우 민정비서관이 정부 고위공직자 중 가장 재산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는 14일 우병우 민정비서관 등 신규·퇴직 고위공직자 29명의 재산 신고 내역을 관보에 공개했다.
이번 수시 재산공개는 최근 3개월간 임명(승진 포함)됐거나 퇴직한 고위공직자가 대상이다.
이날 재산이 공개된 고위공직자 29명 가운데 최고 자산가는 우 비서관으로 예금, 부동산, 사인 간 채권 등 423억3230만원(1000원 단위 반올림·이하 동일)을 신고했다.
우 비서관은 2009년 '박연차게이트'를 수사하면서 검찰에 출석한 노무현 대통령을 직접 조사한 대표적인 '특수통' 검사 출신이다.
우 비서관은 이번 재산 공개 대상자뿐만 아니라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재산이 공개되는 정부 고위공직자를 통틀어 재산이 가장 많다.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 소관인 국회의원까지 합치면 창업 최고경영자(CEO) 출신인 안철수(1569억원 신고) 의원에 이어 2위에 해당한다.
직전까지 공직자 최고부자는 지난 정기 재산신고에서 329억2000만원을 신고한 전혜경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장이었다.
우 비서관의 신고 재산 중에는 ㈜도시비젼과 ㈜정강 등 비상장주식 3억여원과 1500만원 상당 롤렉스 시계 등이 포함됐다.
우 비서관의 배우자 역시 롤렉스 시계를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우 비서관의 처가가 상당한 재력가 집안으로 알려졌다.
권오창 공직기강비서관과 김학준 민원비서관은 각각 30억4544만원과 18억4266만원을 신고했다.
청와대 외 다른 신규 고위공직자 9명 가운데는 함준호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의 신고액이 65억1114만원으로 가장 많다.
정홍용 방위사업청 국방과학연구소장은 장남이 보유한 9100만원 상당의 상장주식(사파이어테크놀로지)을 신고하면서 정부에 직무관련성 심사를 요청했다.
직무관련성이 있다고 판단된 주식은 매각 또는 백지신탁해야 한다.
최근 청와대를 떠난 이정현·조원동·모철민·박준우·홍경식 전 수석의 퇴직 당시 재산은 지난 3월 말 공개된 내용과 큰 차이가 없었다.
신고액은 박준우 정무수석이 36억3235만원으로 가장 많고, 조원동 경제수석(26억1691만원), 홍경식 민정수석(25억8711만원), 모철민 교육문화수석(10억3409만원)이 뒤를 이었다.
이정현 홍보수석은 가장 적은 4억1308만원을 신고했다.
모철민·조원동·홍경식 전 수석은 퇴직 전 약 반년 동안 재산이 3000만원 넘게 늘었다.
모두 '봉급 저축'을 사유로 들었다.
이정현·박준우 전 수석은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재산 신고액이 감소했다.
길환영 전 한국방송공사 사장은 작년 말보다 4583만원이 감소한 3억6586만원을, 오갑렬 전 체코대사는 1136만원이 늘어난 3억2671만원을 각각 신고했다.
이번 공개 대상자 29명의 소속기관을 보면 대통령비서실이 8명(신규 3명·퇴직 5명)으로 가장 많고, 미래창조과학부(신규 1명·퇴직 3명), 외교부(퇴직 2명), 서울시(퇴직 2명) 등이 2명 이상이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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