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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대출 우등생' 농협·신한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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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보신주의' 논란 속 中企지원 실적 살펴보니

2014년 들어 5%씩 급증
국민·우리銀 1%대로 '미미'
하나銀 "하반기 공격 대출"



[ 박신영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이 최근 담보 위주의 대출만 취급하는 ‘금융권 보신주의’를 지적하면서 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출 실적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원금과 이자 연체 등 부실 대출이 많았던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이 건전성 강화 등을 이유로 몸을 사리는 동안, 농협은행과 신한은행이 공격적인 영업으로 치고 나간 모양새다. KT ENS 협력사에 대한 부실대출 등으로 올초 몸살을 앓았던 하나은행도 뒤늦게 중소기업 대출 확대에 나서고 있다.


○국민·우리 대출 증가폭 최저

국민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으로 68조4155억원이었다. 지난해 말보다 0.9% 늘어나는 데 그쳤다. 우리은행은 59조1265억원으로 같은 기간 증가율이 1.5%에 불과했다. 통상 대출자산 증가율 목표치를 국내총생산(GDP) 증가율보다 조금 높게 잡는 점에 비춰볼 때 이 같은 증가율은 이례적으로 낮은 것이다. 올해 한국 상반기 GDP 증가율은 1.5% 수준인데 우리은행은 이 수치를 겨우 맞췄고 국민은행의 실적은 이에 훨씬 못 미쳤다.

우리은행은 부진한 중소기업 대출 실적으로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11일 이순우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 주관으로 열린 확대영업본부장 회의에서도 이 같은 저조한 중소기업 대출 실적이 이슈로 떠올랐다. 올 들어 기업 여신 부실률이 높다는 이유로 우량 중소기업 중심으로 돈을 빌려주다 보니 영업점에서 대출 실적을 늘리기 쉽지 않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국민은행은 아예 올해 자산 성장보다는 건전성 강화 쪽으로 경영전략의 무게중심을 옮겼다. 외형 중심의 성장 전략에서 벗어나겠다는 경영방침 때문이다.

○농협 대출 증가율 최고

반면 농협은행은 중소기업 대출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지난달 말 잔액은 54조8212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5.5% 성장했다. 신한은행도 5.1%나 늘었다. 잔액은 7월 말 기준 57조8598억원이다. 대출잔액 규모로 보면 기업은행이 111조8575억원으로 가장 많지만 증가율은 4.5%에 그쳤다.

은행권에선 다른 은행이 주춤한 사이 농협은행과 신한은행이 시장 영향력을 확대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우리은행은 민영화 이슈로, 국민은행은 각종 사건·사고에 따른 제재 여파 등으로 조직력이 느슨해진 틈을 신한은행과 농협은행이 파고들었다는 얘기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과거처럼 대출 금리를 후려치는 제살깎기식 경쟁을 하지 않았는데도 대출 실적이 좋아졌다”며 “다른 은행들의 경쟁력이 약해진 영향”이라고 말했다. 실제 신한은행과 농협은행의 중소기업대출 평균금리는 지난 4~6월 기준으로 각각 연 4.4%, 연 4.43%로 국민은행(연 4.36%)보다 높다.

하나은행은 뒤늦게 선두 은행을 추격하고 있다. 지난달 말 중소기업대출 잔액은 33조3426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4.2% 늘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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