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조건으로 직원 6명 보유 스톡옵션 취소 요구
직원노력으로 컸는데..“약속받은 과실 못누리는 격”
이 기사는 08월06일(11:33)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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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그룹이 연료전지 벤처기업 퓨얼셀파워의 합병을 앞두고 직원들에게 부여한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취소하도록 요구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회사의 발전에 공헌한 직원들이 응당 누려야 할 과실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게 됐다는 지적을 내놓는다.
두산은 코넥스 연료전지 업체 퓨얼셀파워를 흡수합병하기로 하고 관련작업을 진행중이다. 합병비율은 1대 0.1154605으로 다음달 30일까지 합병을 완료할 계획이다. 두산은 이번 합병과 관련 이례적인 전제조건을 달았다. 퓨얼셀파워가 해당 직원들과의 합의를 통해 이미 부여한 스톡옵션을 취소하고, 해당 직원들로부터 ‘두산에 스톡옵션 관련 어떠한 청구도 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확인서를 받아 제출하라는 내용이다.
퓨얼셀파워는 2001년 설립된 주택·중소건물용 연료전지업체로 직원 50명을 둔 벤처기업이다. 부여한 스톡옵션 규모는 미등기임원인 오성진 이사 1만주, 조형목 외 4명 2만5000주 등 총 3만5000주다. 현재 발행주식수(333만여주)의 1.05%에 해당한다. 조형목 씨 등의 스톡옵션 행사가는 3000원, 행사가능기간은 내년 3월말이며 오 이사의 경우 주당 3500원에 오는 2021년3월까지 행사가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소형 벤처를 합병하는 대기업의 요구가 지나치다는 반응이다. 스톡옵션은 현금 확보가 어려운 중소기업이나 벤처기업이 우수한 인재 확보를 위해 활용하는 인센티브로 회사와 개인간의 준계약이다. 일반적으로 직원이 퇴임을 하거나 문제를 일으켜 해임을 당하는 경우 등을 제외하면 취소되는 일은 흔치 않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영업양수도는 기존의 채권과 채무, 계약을 모두 승계하기 때문에 이미 부여한 스톡옵션 역시 그대로 가져가는 게 상식적”이라며 “법적으로 회사와 개인이 합의해 취소할 수는 있지만 상대적 약자인 위치를 고려했을 때 직원이 합의를 거부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 측은 그룹이 운영하고 있는 스톡옵션 시스템과 차이가 있어 형평성을 맞추기 위한 요구했다고 설명했다.퓨얼셀파워가 직원들에게도 스톡옵션을 부여하는 것과 달리 두산은 임원만을 대상으로 한다. 퓨얼셀파워 관계자는 “합병비율 등을 반영해 적법하고 합리적인 수준의 보상을 완료했다”고 말했다.
김영수 벤처기업협회 본부장은 “벤처회사가 대기업에 합병될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한 것은 열심히 노력한 근로자들의 역할도 크다”며 “예상치 못한 이벤트가 발생했어도 스톡옵션의 발행취지에 맞는 보상이 이뤄져야 벤처의 성장과 인수합병(M&A)활성화에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퓨얼셀파워는 지난해 매출 170억원, 영업이익 37억원을 올렸다. 현재 국내 주택용 연료전지 시장의 80%를 점유하고 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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