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3.1% 급락…시총 상위株 쑥대밭
불안감 확산에 원·달러 환율 한때 1041원 급등
[ 송형석/하헌형/마지혜 기자 ]
“최경환 효과를 오바마와 푸틴이 다 까먹었다.”
국내 증시 전문가들의 탄식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이라크 공습을 승인하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미국과 유럽에서 육류 등의 수입을 중단키로 한 소식이 알려지면서 8일 코스피지수는 2030선까지 밀렸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지난달 30일 2082.61까지 올랐던 코스피지수가 7거래일 만에 상승분 대부분을 반납한 셈이다. 이날 낙폭은 23.41포인트로 지난 6월20일(23.96포인트) 이후 최대치다. 환율과 채권시장도 글로벌 악재의 영향으로 일제히 요동쳤다.
◆내우외환에 빠진 증시
외국인의 매도 공세에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주들이 일제히 내렸다. 1위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3.1% 떨어졌다. 현대차(-1.51%) 기아차(-1.31%) 현대모비스(-2.18%) SK하이닉스(-2.21%) 신한지주(-2.75%)도 낙폭이 컸다. 외국인들이 개별 종목이 아닌 한국 시장 전체를 팔았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전문가들의 입장은 조심스럽다. 일시적인 조정에 무게를 두지만 추가 하락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는 설명이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경기 부양책의 ‘약발’이 다한 데다 상장사들의 실적 전망도 긍정적으로 평가하기 어렵다”며 “여기에 대외 악재까지 불거져 코스피 낙폭이 컸다”고 해석했다. 그는 “이라크와 우크라이나 사태를 길게 갈 악재로 보기는 힘들다”며 “조정폭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라크와 우크라이나 이외의 요인들도 증시에 불리하다는 평가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정부의 세제 개편안이 예상보다 약해 기업들의 배당 확대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며 “주요 기업들의 실적이 개선되지 않는 한 어려운 국면이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바짝 긴장한 채권·환율시장
이날 채권 가격은 일제히 상승(채권금리 하락)했다.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확산된 탓이다. 이날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날보다 0.05%포인트 떨어진 연 3.03%를 기록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10년 만기 국채 선물시장에서 1873계약을 사들이며 금리 하락을 주도했다. 3년과 5년 만기 국고채 금리 역시 각각 0.02%포인트와 0.04%포인트 떨어졌다. 문홍철 동부증권 연구원은 “이라크와 우크라이나 사태에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 경기 둔화 우려까지 겹치면서 금리 하락폭이 커졌다”며 “오는 14일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전까지는 채권금리가 급변하는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 외환시장도 요동쳤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개장 후 1036~1037원대에서 머물다 이라크 관련 소식이 전해진 오전 10시50분께 일시적으로 1041원30전까지 급등했다. 장 막판 수출업체들의 달러 매도 물량이 쏟아지며 1036원50전으로 마감했지만 최근 보기 드물게 변동성이 큰 장세였다. 전문가들은 환율이 큰 폭으로 등락하는 날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건희 외환은행 트레이딩부 과장은 “그동안 환율 하락으로 고심하던 수출기업들에는 최근의 반등세가 반가운 측면이 있겠지만 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것은 그다지 반길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송형석/하헌형/마지혜 기자 cl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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