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학 카페
경영자의 통찰 생기는 건
수많은 데이터 분석의 산물
성공 가능성 '촉' 와도
반드시 데이터로 검증해야
2014년 벽두부터 경영계의 화두는 빅데이터다. 인터넷을 넘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까지 데이터가 넘치는 세상에서 데이터를 지배하는 자가 세상을 지배할 것이란 기대가 만연하고 있다. 이미 빅데이터를 통해 성공하고 있는 기업도 여럿 나오고 있어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빅데이터 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는, 아니 그 정도를 넘어 경쟁기업들보다 앞서 나갈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데이터의 양은 중요하지 않다. 수십 년 전에도 지금과 비슷한 열풍이 불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시들해졌다. 1980년대 말에 기업들이 종이에 기록했던 데이터를 디지털로 옮겨 데이터베이스를 만들면서 큰 기대를 모았다. 많은 기업이 데이터 수집에 투자했고 성과를 기다렸지만 효과는 작았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나면서 한 분야의 데이터가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데이터를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데이터 웨어하우징이란 용어가 떠올랐지만 이마저도 기업들의 기대를 충족시키지는 못했다. 2000년대 들어서는 미국 프로야구의 이야기를 다룬 ‘머니볼’이란 책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분석경제란 말이 한순간 불었지만 머지않아 그 열기는 식어버렸다.
흥미로운 사실이 하나 있다. 데이터에 대한 열기가 식을 때면 항상 다른 용어들이 새로운 열풍을 몰고 왔다는 점이다. 직관, 감, 통찰, 블링크, 촉 등으로 불리는 육감이 데이터에 대한 대안으로 제시되곤 했다. 아마도 빅데이터가 제대로 성공하지 못한다면 누군가 또 다른 용어로 직관을 들고 나올 것이라 예측된다. 그렇다면 데이터, 아니 데이터를 활용하는 분석이 맞을까, 직관이 맞을까. 어쩌면 둘의 승부는 끝나지 않고 반복되는 역사가 되는 것일까.
두 가지 방식의 승부는 누가 이긴다고 결론 내리기는 쉽지 않다. 예를 들어보자. SNS에 떠다니는 무수히 많은 데이터 속에서 돈이 될 수 있는 정보를 어떻게 구분하고 모을 수 있을까. 성능 좋은 컴퓨터를 믿고 수많은 데이터를 집어넣고 분석을 시키면 유용한 결과가 나올까. 그럴 수도 있지만 성공 가능성은 극히 작을 것이다. 투입되는 비용 대비 효과가 낮은 방식이 될 수밖에 없다.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가장 단순한 방법은 이미 검증된 모형을 이용하는 것이다. 고객들이 원하는 요인에 대해 인구학적, 심리적, 사회적 연구를 통해 많은 모형을 만들었다. 기존 연구에서 검증된 모형을 바탕으로 데이터를 모으고 분석한다면 충분히 의미 있는 결과를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머니볼에서 오클랜드 구단 빌리 빈 단장이 성공한 이유는 단순히 데이터를 기반으로 전략을 짰기 때문이 아니다. 그는 야구를 전혀 모르지만 통계분석에 있어서는 전문가인 경제학자가 만든 승부분석 모델을 가져다 활용했다. 어쨌든 빅데이터를 가지고 분석하는 것이 성공에 더 유리한 것처럼 보인다. 물론 충분히 많은 데이터를 모으고 분석할 수 있는 시간이 있다면, 더구나 내가 원하는 방식에 대한 모형이 존재한다면 빅데이터의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현실에서는 그렇게 많은 시간이 주어지지 않는다. 또 자신에게 맞는 모형이 항상 제공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무작정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은 오히려 혼란만 가중시킬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라고 빅데이터를 쓸모없는 것으로 치부하기보다는 방법을 달리해서 활용할 고민을 해야 한다.
시간이 없고, 모형이 없는 상황이라면 자신만의 모형을 만들어야 한다. 사업을 하면서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하는 직관을 사용, 간단한 모형을 만들어야 한다. 그 모형이 맞는다는 확신이 들더라도 반드시 빅데이터를 통해 검증해봐야 한다. 데이터가 직관과 맞아떨어진다면 남들보다 비즈니스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직관이 데이터보다 앞선다고 말할 수는 없다. 말콤 글래드웰은 ‘아웃라이어’에서 ‘1만 시간의 법칙’에 대해 말하고 있다. 경영자의 감이 생기는 것은 같은 분야에서 1만 시간 이상 노력해야 얻어지는 것이라고. 직관이란 수많은 데이터 분석 경험이 반복적으로 축적된 뒤에야 즉각 떠오른다는 것이다.
빅데이터와 직관은 따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다. 서로 보완적으로 발전해나가는 수레의 두 바퀴와 같은 것이다. 기업의 의사결정을 하는 경영자라면 직관에만 의존해서도, 빅데이터만을 신봉해서도 안 된다. 두 방식의 적절한 균형점을 찾아야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이계평 < IGM 세계경영연구원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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