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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칼럼] 밀리언시티 고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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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원순 논설위원 huhws@hankyung.co


도시의 기원은 고대 그리스로 간다. 아테네 스파르타 같은 도시국가, 폴리스는 연원이 BC 1000년으로 거슬러간다. 아고라와 아크로폴리스, 자유시민들…. 도시형 사회, 도시기반 국가였기에 그리스는 찬란한 문명을 앞서 이룰 수 있었다. 도시는 분업과 시스템화, 문명과 진화의 상징이었다. 또 문명의 연결거점이었고 통상의 출발점이었다.

인류의 발전은 도시의 성장사이기도 했다. 특히 산업혁명과 근대 국가의 형성은 도시화와 떼놓고 보기 어렵다. 런던이 1810년 인구 100만명을 달성했다는 기록을 봐도 그렇다. 뒤이어 파리 1850년, 베를린 1870년, 맨해튼은 1877년 100만명의 밀리언시티가 됐다. 로마가 BC 133년에, 알렉산드리아는 BC 30년에 100만명이었다는 주장도 있지만 사실로 믿기는 어렵다. 동양에서는 항저우가 1200년께에, 베이징은 1855년에 100만명 클럽에 들었다는 분석도 있기는 하다. 근대학문으로 인구학(demography)이 프랑스에서 등장한 게 1855년이니, 서유럽 바깥의 20세기 전 인구통계는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봐야겠다.

20세기 들어 세계인구는 급증했다. 도시화의 결과일 수도, 혹은 인구가 늘면서 도시화가 급속도로 진행됐을 수도 있다. 1900년 런던 인구는 658만명이었다. 90년 만에 6.5배로 팽창했다. 348만명의 뉴욕, 271만명의 파리, 189만명의 베를린이 뒤를 이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도쿄는 144만명, 168만명의 빈보다 작았다. 당시 13곳이었던 밀리언시티는 1950년 83개, 2008년엔 400개로 급증한다. 지금 충칭은 3200만명이다. 양적 팽창은 질적 변화를 수반한다고 했던가. 대도시는 메트로폴리스를 넘어 광역도시권 개념의 메갈로폴리스 시대로 또 한번 진화했다. 도쿄권은 3940만명(2014년 7월)으로 세계 최대의 인구집적지로 발전했다. 인천까지 포함한 서울권도 2420만명으로 6위다.

끝없이 펼쳐진 판자촌 등 저소득층 밀집지역이나 옛도심이 속속 재개발되면서 도시는 지금도 진화 중이다. 반듯반듯한 직선의 화려한 조합, 끝없이 변하는 스카이라인…. 밤에도 대도시들은 저마다 매혹 경쟁을 벌인다. 신세대들에겐 꿈과 낭만이 있고, 기회도 도시에 더 많다. 인구가 몰리고 자본도 축적되니 직업이 전문화되고 사회는 고도화된다. 종·횡으로 다양한 네트워크 위의 익명성은 일종의 자유다.

고양시가 7월 말로 인구 100만이 됐다. 밀리언시티 진입을 축하한다. 글로벌 지역경쟁에서 우뚝 서길 바란다. 바로 뒤를 쫓는 성남과 그 뒤의 용인도 힘내라!

허원순 논설위원 huh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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