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민경 기자 ]
삼성SDI가 지난 2분기에도 시장 예상을 크게 밑도는 실적을 내놓았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실적 결과가 긍정적으로 나온게 언제인지 모르겠다며 '일상이 되어버린 어닝 쇼크'라는 지적까지 나온다.
그러나 한편에선 삼성SDI 현재가 어둡긴 해도 미래 성장 동력은 여전하다며 길게 봐야 한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당장의 실적보다는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따른 수혜를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희망고문'이 계속되는 셈이다.
◆ 2분기 영업익 7억 '부진'…이익 성장 더뎌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지난 25일 2분기 영업이익이 7억 원으로 전 분기와 비교하면 흑자전환했지만 전년동기보다는 97.8% 줄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였던 259억 원을 대폭 하회하는 것으로, 삼성전자 스마트폰 부진에 따른 소형 2차 전지 판매 감소와 원달러 환율 하락 등이 요인이 됐다.
실적 부진 여파로 이날 주식시장에서 삼성SDI 주가는 오전 10시52분 현재 전 거래일보다 2000원(1.24%) 떨어진 15만9500원을 나타냈다.
2분기 실적에 대한 증권가 시각은 다소 엇갈린다. NH농협증권 등은 주력사업의 이익 개선 속도가 더디고 신규사업은 이익 기여에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을 내놓았다.
김창진 연구원은 "삼성SDI에 대한 투자의견을 '시장평균'으로 유지한다"며 "실적 기여도가 높은 소형 2차전지의 성장세 둔화가 뚜렷해 영업이익 성장은 앞으로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신규 성장 동력인 전기차(EV)와 에너지저장장치(ESS)는 외형 성장에도 불구하고 이익 개선 속도가 더디다"며 "소재 부문은 분리막, 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가 이익에 영향을 주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성률 동부증권 연구원은 "매분기 시장 예상을 하회하는 어닝 쇼크가 지속되고 있다"며 "신규사업은 초기 단계이고 기존 주력 사업은 크게 흔들리며 사양사업의 구조조정까지 맞물리며 예측가능성이 극도로 떨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계속되는 어닝 쇼크로 회사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며 "이렇게 되면 이슈, 스토리, 지분가치 등 영업외 변수와 같은 예측 불가능한 요소로 주가가 움직이게 돼 바람직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는 주가 상승은 결코 오래가지 못한다는 게 권 연구원의 판단이다.
◆ 현재보단 '미래'…전기차·그룹 지분 가치 주목
이와 달리 단기 실적 부진보다는 중장기 성장 잠재력에 추점을 맞춰야 한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중국 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른 중대형 전지 사업 성장과 그룹 지배구조 개편으로 인한 수혜를 기대할 수 있단 이유에서다.
어규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단기 실적 부진이 삼성SDI 주가에 부담이 되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하반기에는 중대형 전지 라인 확대와 전기차를 중심으로 한 미래 성장 가치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중국 전기차 시장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중국 정부는 전기차 시장 확대를 위해 7월 한달 동안에만 관련 정책을 연속 3차례 발표했다. 구입세(10%) 감면 정책과 정부와 공공기관 친환경차 사용 확대 계획, 친환경차 보급 가속을 위한 지도 의견 등이다.
이같은 정부 정책에 힘입어 2020년까지 전세계 전기차의 20%는 중국에서 판매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김영우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SDI는 중국에 중대형 전지 공장 증설과 독일 자동차 업체들과의 제휴 확대로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며 "중대형 전지 부문에서의 수익성 확보가 실적 개선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SDI가 보유한 삼성그룹 계열사 지분 가치가 주가 하단을 지지해 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윤혁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당장의 이익규모는 시가총액에 비해 낮은 수준"이라면서도 "장부가로 7조5000억 원에 달하는 삼성물산, 삼성에버랜드 등의 지분가치가 삼성SDI 주가를
지지해 줄 것"이라고 판단했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SDI는 삼성그룹 지배 구조 변화의 시발점에 위치한 삼성물산 지분 7.2%를 보유하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주가 반등은 삼성전자의 주주 친화 정책 강화 변화가 나타날 때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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