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영국의 긴축정책을 제대로 판단하지 못했다고 반성하고 있다고 영국 가디언지가 보도했다. IMF가 영국에 대한 연례 경제평가결과를 공개하면서 캐머런 정부의 긴축 정책이 적절했다고 진단했다는 것이다. 라가르드 IMF 총재도 “영국의 회복세가 몇 년 계속될 것으로 본다”며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다고 한다. 지난해만 해도 영국 정부의 긴축정책을 불장난하는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하며 재정을 더 풀어 경기를 부양하라고 주장했던 게 IMF다. 하지만 영국 정부는 앞장서 허리띠를 졸라매고 지출을 줄이고 긴축기조를 고수했다. 긴축기간에 수많은 시위와 국민의 불만이 쏟아졌지만 캐머런 정부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긴축을 시작한 지 만 4년이 지나면서 뚜렷한 회복조짐이 일고 있다. 무엇보다 기업투자가 일어나고 소비가 늘었으며 경상수지 적자도 줄었다. 올 들어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 대비 0.8% 늘어 5분기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소비지출도 0.8%나 증가했다. 경상수지 적자 또한 대폭 줄었고 기업투자 증가 예상치는 2012년 1분기 이후 최대다. 무엇보다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 과열현상까지 맞고 있다. 결국 IMF도 어제 세계 전망에서 올해 영국 성장률을 3.2%로 수정했다. 지난해 10월 1.9%로 내다본 이후 네 번째 상향치다.
기나긴 고통이 지나면 웃을 수 있을 것이라는 캐머런 총리의 예측이 맞았다. 그동안 온갖 회유와 압박에도 끝까지 하이에크식 긴축 처방을 고집했던 영국 정부다. 그 고통의 터널이 이제 막 끝나고 있다.
엊그제 최경환 경제팀은 초대형 재정 확장정책을 내놨다. 정부 지출을 통해 소비를 늘리고 국민 소득을 늘릴 것이라는 낡은 인기주의 함정의 답습일 수도 있다. 캐머런 정권의 성공을 직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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