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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쇼핑 따라하기' T커머스 규제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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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부 "실시간방송은 안돼"…업계 "걸음마 단계인데 규제라니"

칼 뽑은 미래부, T커머스 사업자 인수 후 홈쇼핑 시장 우회진출 안돼
T커머스 업체 '당혹'…익숙한 방식 선택한 것 뿐 편성 금지는 방송법 위배



[ 임근호 기자 ]
미래창조과학부가 T커머스 사업자에 대한 규제를 곧 시행할 예정이다. 사업자들이 T커머스 본연의 기능을 발전시킬 생각은 하지 않고, 기존 홈쇼핑처럼 채널을 운영하는 것은 문제라는 판단에서다.

현재는 T커머스 사업권만 있으면 TV홈쇼핑과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신세계 등이 T커머스 사업자를 인수해 TV홈쇼핑 시장에 우회 진출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미래부가 T커머스 규제를 서두르려는 이유다.

KTH와 아이디지털홈쇼핑 등 T커머스 사업자들은 강력 반발하고 있다. 2012년부터 T커머스 사업을 시작해 아직 걸음마 단계인 만큼 섣부른 규제는 산업 자체를 망가뜨릴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들은 시청자가 T커머스에 익숙해질 때까지는 TV홈쇼핑과 비슷하게 화면을 구성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T커머스, 실시간 방송 편성 금지

오용수 미래부 방송정책과장은 15일 “올 2월부터 6월까지 T커머스 사업자들에 규제 취지를 설명하고, 서비스 개선안을 자율적으로 제출하면 규제를 미루겠다고 했다”며 “하지만 어떤 사업자도 개선안을 내지 않아 조만간 시정명령 등을 통해 규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새 규제의 핵심은 T커머스의 실시간 방송 편성을 금지하는 것이다. 디지털TV의 양방향 소통을 활용한 T커머스는 TV 리모컨으로 상품을 검색, TV 화면에서 상품 정보를 보고 구매·결제할 수 있는 전자상거래 서비스다. 하지만 이런 기능은 현재 뒷전으로 밀려나 있고 쇼핑호스트가 진행하는 실시간 방송이 전면에 나와 있다는 게 미래부의 지적이다. 기존 T커머스 가이드라인은 TV홈쇼핑과의 차별화를 위해 쇼핑호스트의 출연을 막고 있다. 그러나 T커머스는 쇼핑호스트의 음성만 들려주는 방법으로 이를 우회하고 있다.

오 과장은 “2005년 일정 기준을 통과한 업체에 모두 T커머스 사업권을 준 것은 또 다른 TV홈쇼핑 채널을 만들라는 게 아니라 새로운 기술을 활용해 로 이용자에게 더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라는 것이었다”며 “이런 취지에 맞게 이용자들이 상품 정보를 클릭했을 때만 영상을 볼 수 있도록 하는 게 규제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신세계가 지난 4월 T커머스 사업권을 가진 드림커머스(화성산업 계열)의 유상증자에 참여, 지분 확보에 나선 것도 미래부를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정부는 기존 5개 업체 외에 더 이상 TV홈쇼핑 사업권을 내주지 않고 있다. T커머스가 TV홈쇼핑의 우회 진출 통로로 이용되고 있어서다.

◆“현실과 동떨어진 미래부 규제 가혹”

T커머스 업체들은 미래부의 이번 규제로 회사가 망할 수도 있다고 호소한다. 2012년 ‘스카이T쇼핑’이란 이름으로 T커머스에 뛰어든 KTH와 지난해 ‘쇼핑엔T’라는 이름의 T커머스 채널을 시작한 아이디지털홈쇼핑 모두 T커머스 부문에서 영업손실을 내고 있다.

특히 인터넷 소프트웨어·서비스 사업을 접으면서 T커머스에 집중하기로 한 KTH는 당혹감이 크다. KTH 관계자는 “지난해 봄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인터넷 서비스 개발 인력을 내보내고, T커머스 인력을 100여명 뽑았다”며 “T커머스 업계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미래부의 규제는 너무 가혹하다”고 말했다. T커머스 본연의 기능을 일부러 소홀히 한 것이 아니고 시청자가 TV홈쇼핑 방식에 익숙해져 있어 T커머스가 널리 받아들여질 때까지는 TV홈쇼핑을 따라 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데이터 방송 사업자의 법적 지위에서도 미래부와 사업자 간에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T커머스 사업자들은 “데이터 방송도 엄연히 방송의 한 종류로 분류된다”며 “방송의 근본적인 속성인 편성을 금지하는 것은 방송법에 정면으로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 T커머스

TV 커머스(commerce)의 줄임말. 양방향 소통이 가능한 디지털TV에서 리모컨으로 상품을 골라 구매와 결제까지 할 수 있는 상거래 서비스다. 독자 채널을 가진 전용 T커머스와 드라마·예능을 시청하다 등장 상품을 살 수 있는 연동형 T커머스가 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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