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도레이그룹 사장 방한…"韓·中 FTA 체결되면 한국 입지 매력 더 커져"
[ 박해영 기자 ]
“한국은 일본 도레이의 해외 진출을 위한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다. 섬유와 신소재를 중심으로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를 늘려 가겠다.”
닛카쿠 아키히로 일본 도레이그룹 사장은 9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되면 도레이의 중국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며 한국의 입지적 매력도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의 대표적 소재회사 중 하나인 도레이는 섬유, 플라스틱, 탄소섬유, 필터, 필름, 분리막, 의약품 등을 생산한다. 지난해 11월 웅진케미칼을 인수한 뒤 올해 3월 도레이케미칼로 사명을 바꾸고 재출범시켰다. 도레이케미칼은 원면·원사 등 섬유와 필터, 필름, 아라미드 등 신소재 사업이 주력 분야다.
일본 도레이는 도레이케미칼 외에도 100% 출자한 도레이첨단소재를 비롯해 삼성과 합작한 스테코 등 8개 자회사를 한국에 거느리고 있다. 미국 중국 유럽 등 24개국에서 151개 계열사를 운영 중이다.
닛카쿠 사장은 “지난해 일본 도레이는 원화 기준으로 총매출 18조9074억원, 영업이익 1조833억원을 기록했다”며 “2020년 매출 30조9000억원, 영업이익 3조9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도레이케미칼의 경영전략과 관련해 “도레이 본사의 기술력과 해외 네트워크 등을 도레이케미칼의 노하우와 결합하면 다양한 시너지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유니클로 등 글로벌 의류브랜드에 원사와 직물을 공급하고 있는 도레이는 도레이케미칼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도레이케미칼은 이날 2020년 매출 2조원, 영업이익 1500억원 달성이라는 ‘비전 2020’을 발표했다.
닛카쿠 사장은 “도레이는 섬유는 80년, 탄소섬유는 40년 이상 연구하고 있다”며 “소재가 바뀌지 않으면 제품이 바뀌지 않을 정도로 소재가 중요하지만 장기적인 안목으로 접근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립산업은 좋은 부품을 적기에 조달해 품질을 단기간에 개선할 수 있지만, 소재산업은 장기간 축적한 기술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도레이는 앞서 8일 전북 새만금산업단지에서 공업용 플라스틱의 일종인 PPS 공장 기공식을 열었다. 2018년까지 3000억원을 투자해 자동차, 정밀기기, 화학플랜트 등에 사용되는 플라스틱 소재를 생산해 중국 등 아시아 시장에 수출할 계획이다. 지난해 4월에는 경북 구미에 탄소섬유 공장을 준공하는 등 한국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 함께 나온 이영관 도레이케미칼 회장은 “근로시간 단축, 통상임금 확대, 정년연장 등 한국의 최근 노동환경은 외국 기업이 보기에 매력이 떨어지고 있다”며 “원화 강세까지 겹쳐 수출 기업들의 어려움이 커졌다”고 우려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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