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hankyung.com/photo/201407/2014070638301_AA.8859568.1.jpg)
특히 카탈루니아 국립미술관으로 올라가는 스페인 광장을 지날 때에는 광장 입구의 큰 두 개의 탑과 탁 트인 대로가 구시가지의 미로 같은 골목과 오버랩되면서 바르셀로나의 또다른 위용을 느끼게 한다.
![](http://www.hankyung.com/photo/201407/2014070638301_AA.8851247.1.jpg)
네오바로크 양식과 카탈란 예술 만끽
몬주익 언덕 지구는 번화가인 구시가지와는 좀 떨어져 있기 때문에 꼭 챙겨 가는 1순위의 관광지는 아니다. 빡빡한 바르셀로나의 일정에서도 자주 포기하게 되는 지역이다. 하지만 바르셀로나의 역사와 문화가 궁금한 여행자라면 이 지역에 있는 카탈루니아 국립박물관을 그냥 지나칠 수 없다. 그랬다가는 이 엄청난 유산을 안 보고 넘어간 것에 대해 두고두고 후회하게 될 것이다.
원래 스페인 왕의 왕궁이었던 카탈루니아 국립미술관은 네오바로크 양식이 아름다운 건축으로, 로마네스크 시대의 걸작들과 카탈란 예술을 만끽할 수 있는 중요한 곳이다. 미술관 위에서 내려다보이는 바르셀로나 시내의 전망도 뛰어나 사람들은 난간에 걸터앉아 하염없이 그 풍경을 응시하게 된다. 또 6월과 9월 사이에는 미술관 옆의 분수에서 음악과 어우러진 화려한 분수 쇼가 펼쳐진다. 야경과 함께 펼쳐지는 미술관의 분수쇼는 덤으로 얻는 즐거움이다.
![](http://www.hankyung.com/photo/201407/2014070638301_AA.8851243.1.jpg)
초현실주의자 후안 미로 미술관 이채
몬주익 언덕이 바르셀로나의 또다른 세상처럼 느껴지는 이유 중 하나는 이 지역에만 5개가 넘는 큰 정원들이 있기 때문이다. 수많은 관광객과 차와 미로의 골목으로 가득 찬 시내에서 떨어져 나와 만나는 자연적이고 평화로운 정원들은 그 자체로 위로가 된다. 미술관 옆쪽으로 정원으로 들어가는 여러 갈래의 길이 있으니 길을 잃듯 그 속으로 들어가보시라. 조용하고 잘 꾸며진 정원에서 찰리 채플린과 카르멘 아마야(전설적인 플라멩코 무용수)의 청동 조각상도 만나게 될 것이다.
몬주익 언덕에서 빼놓을 수 없는 또 한군데의 명소는 후안 미로 미술관이다. 바르셀로나가 낳은 20세기 현대미술의 거장이자 초현실주의자인 후안 미로의 작품을 깊이 있게 만나볼 수 있는 절호의 장소. 건물 안은 온통 흰색과 투명한 유리들로 구성되어 선과 도형, 원색으로 구성된 미로의 작품들이 더욱 돋보이게 해준다. 우리에게는 그의 조형 디자인 판화 같은 작품이 주로 알려져 있지만, 이 미술관에는 그가 일생 동안 얼마나 다양한 종류의 작품을 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이곳은 메트로 2호선이나 3호선의 파랄렐(parallel)역에서 내려 언덕 꼭대기까지 올라가는 푸니큘라를 타고 종착역에서 내려 걸어가면 된다.
활기차고 관능적인 산초 지구의 야경
![](http://www.hankyung.com/photo/201407/2014070638301_AA.8851253.1.jpg)
포블 에스파뇰 안에 있는 극장식 레스토랑에서는 플라멩코 춤 공연도 볼 수 있다. 사실 파랄렐 애비뉴에서 몬주익까지 이어지는 산츠 지구는 바르셀로나에서 첫 번째로 도시를 확장시킨 지역이다. 이 지구는많은 극장과 음악 바, 카바레 클럽 등이 몰려있어 한적하고 평화로운 낮의 분위기와는 달리 활기차고 관능적인 밤을 보낼 수 있다.
쌍둥이 형제 콜롬보가 운영하는 이탈리안 레스토랑 제메이(Xemei)에서는 그들의 고향인 베네치아 음식과 보헤미안스러운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다. 갈리시안의 등심 스테이크를 먹을 수 있는 음식점 에스카이론, 오래된 우산공장을 음식점으로 개조해 브라질에서 영감을 받은 여러 음식을 선보이는 클럽 53도 챙겨가볼 만하다. 또 슬로푸드 운동과 연계해 신선한 현지 재료로 음식을 만드는 바 세코의 테라스에 앉아서 밤을 보내는 것도 좋다.
![](http://www.hankyung.com/photo/201407/2014070638301_AA.8856892.1.jpg)
슬로푸드 운동과 연관된 레스토랑 겸 바. 현지 재료와 지속가능하게 생산한 재료를
사용하는 음식들로 메뉴를 꾸민다.
제메이
베네치아 출신의 쌍둥이 형제가 선보이는 이탈리안 레스토랑.
에스카이론
갈리시안 지방의 스테이크와 고기 수프가 유명한 레스토랑.
라 페데리카
1970년대 빈티지한 분위기가 독특한 바.
이동미 여행작가 ssummersun@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