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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천개혁 '거짓말'…여야, 또 '낙하산'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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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임태희 수원…고사하는 김문수에 동작을 권유
野, 손학규 수원 팔달·기동민 동작을에 전략 공천



[ 이호기 / 은정진 기자 ]
7·30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를 위한 후보 공천을 놓고 여야가 모두 심각한 내홍을 겪고 있다. 여야가 앞다퉈 국민에게 약속한 ‘개혁 공천’ ‘상향식 공천’은 이미 실종된 지 오래다. 당 지도부가 ‘전략공천’이라는 미명 아래 지역 연고도 없는 인사를 이리저리 돌려막아 당내 갈등만 유발하고 ‘철새 정치인’이 양산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김한길·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지난 3일 서울 동작을 지역구에 박원순 서울시장의 측근인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전략공천하자 당내에서 후폭풍이 거세게 몰아치고 있다.

지난 14년간 해당 지역구를 지켜왔지만 단 한 차례도 공천받지 못한 허동준 전 동작을 지역위원장은 기 전 부시장의 공천이 확정된 직후 당 대표실을 점거한 채 밤샘 농성을 벌였다. 이 때문에 4일 오전 새정치연합 최고위원 회의는 당 대표실이 아닌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열렸다. 회의에 참석한 안 대표는 공개 발언을 통해 허 전 위원장에게 “마음이 아프다”고 위로했다.

그러나 허 전 위원장과 가까운 정세균 상임고문 측 인사들과 당내 시민사회 및 486 출신 초·재선 의원으로 이뤄진 ‘혁신모임’ 등은 이날 긴급 조찬 회동을 소집해 “민주주의 절차를 무시한 원칙 없는 공천”이라며 당 지도부를 성토했다.

기 전 부시장의 서울 공천과 함께 갑자기 전략공천 대상지로 바뀐 광주 광산을 지역구를 놓고서도 당내 갈등이 커지고 있다. 이곳은 기 전 부시장과 당 중진인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이 공천을 신청한 지역이기도 하다.

당 지도부는 기 전 부시장을 이미 서울 동작을에 꽂았고 천 전 장관에게는 상대적으로 당선이 어려운 수도권 지역으로 옮길 것을 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광주에는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사건의 핵심 증인인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이나 김한길 대표의 측근인 박광온 대변인 등을 전략공천하려는 기류가 감지된다. 천 전 장관과 김명진 전 원내대표 비서실장, 이근우 광주시당위원장 등 여타 후보들은 이 같은 움직임에 강력 반발하고 있다.

남경필 경기지사의 옛 지역구인 경기 수원병(팔달)은 손학규 상임고문의 전략공천이 유력하며 수원을(권선)과 수원정(영통)은 각각 김상곤 전 경기교육감, 천 전 장관, 박광온·박용진 대변인 등이 거론되고 있다. 물론 대부분 특별한 지역 연고는 찾아보기 어렵다.

새누리당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김진표 전 새정치연합 의원의 경기지사 출마로 자리가 빈 수원정(영통)에는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을 전략공천하기로 가닥이 잡혔다. 임 전 실장은 당초 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지난달 30일 자신을 펑택을 공천에서 배제한 데 대해 강한 이의를 제기하며 재심을 요구한 바 있다.

기 전 부시장과 맞대결을 펼쳐야 하는 서울 동작을은 김문수 전 경기지사를 영입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 전 지사를 만나기 위해 지난 3일 대구를 찾았던 윤상현 사무총장은 4일 주요 당직자회의에서 “김 전 지사에게 동작을 선거에 나서 달라고 간곡히 부탁했지만 긍정적인 답변은 없었다”며 “그래도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힘을 보태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여야 모두 국민과 약속한 ‘개혁 공천, 상향식 공천’은 헌신짝처럼 내팽개친 채 당파적 이해관계에 따라 지역 연고도 없는 후보를 이리저리 돌려막는 구태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호기/은정진 기자 h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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