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혼게이자이신문이 최근 발표한 2013년 세계 주요 50개 상품의 세계시장 점유율 조사 결과를 보면 한국 제조업의 쇠락이 한눈에 들어온다. 한국은 세계 1위인 상품이 6개로 전년보다 2개 줄어 중국과 공동 4위를 기록, 한 계단 떨어졌다. 미국(18개)과 일본(11개)이 각각 1위와 2위를 지키고, 유럽이 경기 침체 속에서도 1위 상품을 5개에서 8개로 늘려 3위로 부상한 것과 대조된다.
닛케이가 한국에 대해 이렇다 할 언급을 하지 않고 있는 것도 예사롭지 않다. 실제 이 신문이 세계 주요 기업들의 경쟁력 강화 요인으로 주목한 M&A 전쟁에서는 한국 기업만 보이지 않는다. PC에서 휴렛팩커드(HP)를 제치고 마침내 1위로 올라선 중국 레노버 그룹, 탄소섬유 수위를 지킨 일본 도레이, D램 반도체에서 2위로 부상한 미국 마이크론 등의 도약 비결이 모두 M&A였다. 특히 닛케이는 레노버와 하이얼의 활약상을 소개하며 중국을 주목하고 있다. 한국이 아니라 중국을 경계해야 한다는 시각의 변화가 드러난다.
한국 제조업이 위기라는 사실을 거듭 상기시킨다. 임금 코스트는 계속 오르는데 노동생산성은 2010년 이후 정체다. OECD 34개국 중 터키와 공동 28위로 사실상 꼴찌라는 평가도 있다. IMF는 한국이 생산성 정체에 갇혔다며 개혁 없이는 성장도 없다고 경고했다. 미국 일본은 너무 멀고 중국은 치고 올라와 샌드위치 신세라는 것도 옛말이 돼 간다. 중국에 추월당하는 것도 시간문제라는 비관론이 잇따른다. 제조업 강국 시대가 이대로 저무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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