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단지, 혁신의 현장
단 한번의 제조 공정으로 두가지 색 금형제품 생산
日·스웨덴서 선진기술 연수…3차원 금형 설계도 도입
[ 김낙훈 기자 ]
지난 1월 디트로이트모터쇼. 벤츠 BMW GM 등 외국 자동차업체들이 전기자동차를 선보였다. 이들이 전시한 충전기의 공통점은 우성정공이 제작한 금형으로 만든 부품(플라스틱 사출품)을 썼다는 점이다.
○이중사출금형 개발
광주광역시 첨단산업단지에 있는 우성정공은 금형업체다. 대다수 국내 금형업체가 직원 10명 안팎의 영세한 규모인 것을 감안하면 이 회사는 제법 큰 업체에 속한다. 인근 4개 공장에 160명을 두고 있다. 공장 안에는 대당 수십억원에 이르는 독일제 정밀금형설비가 줄지어 놓여 있다. ‘이중사출금형’이라는 독특한 분야에서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사출금형은 플라스틱을 녹인 뒤 틀에 쏴서 형체를 만드는 데 쓰는 쇠틀을 뜻한다. 사출 과정에서는 대부분 한 가지 원료를 사용한다.
박화석 우성정공 회장은 “다른 성질의 두 가지 재질로 하나의 제품을 만들 경우 각각 별도 사출해 결합해야 하지만 우리가 개발한 이중사출금형을 쓰면 단 한 번의 과정으로 이를 완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방식으로 사출물을 만들면 한 제품에 두 가지 색을 낼 수 있다. 예컨대 TV 프레임의 중심부는 진한 붉은색으로, 가장자리는 옅은 색으로 만들 수 있다. 자동차 컵 홀더도 기본 틀은 검은색으로, 특정 부위는 흰색으로 제조할 수 있다.
○스웨덴 몰드그룹 등과 제휴
박 회장은 “단순한 소형부품을 만드는 이중사출공법은 국내 다른 기업도 개발해 쓰고 있지만 좀 더 복잡하고 중대형 부품을 만드는 공법(인덱스축 코어 회전방식)은 우리가 처음 개발했다”고 강조했 다. 이 회사의 이중사출금형 방식으로 사출품을 만들어 탄생한 제품 중 하나가 삼성전자의 ‘보르도TV’다. 로즈와인 컬러의 환상적인 TV프레임은 단번에 소비자를 사로잡았다.
대기업에서 근무했던 박 회장은 37세이던 1993년 우성정공을 창업했다. 처음에는 일반적인 금형을 만들었지만 이런 금형으로는 부가가치를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세계적인 금형업체를 찾아다니며 이들의 동향을 파악했다. 일본의 후소고키사, 스웨덴 몰드그룹과 기술제휴를 맺었다.
박 회장은 “몰드그룹은 기술집약적인 금형개발업체인데 볼보 등과 함께 일하는 업체”라고 소개했다. 이 회사와의 제휴를 통해 개발한 게 이중사출금형이다. 연간 수출액은 약 1000만달러에 이른다.
○금형기술 차별화 중요
아울러 ‘완전 3차원(full-3D) 금형설계 방식’을 도입해 현장에서 별도의 도면 없이 컴퓨터 화면을 보며 금형을 제작할 수 있는 시스템도 갖췄다.
박 회장은 “나만의 기술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며 “이게 금형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국제 경쟁력을 높이는 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중사출금형을 제조하는 방법은 크게 로터리 공법과 턴테이블 공법, 인덱스 공법 등 다섯 가지가 있는데 이런 방식의 기술을 모두 확보한 업체는 아시아에서 우리가 유일하다”고 덧붙였다. 최근에는 세 가지 다른 재질로 된 부품을 한꺼번에 생산할 수 있는 삼중사출금형 기술 개발에도 성공했다.
그는 금형기술 차별화를 위해선 무엇보다 직원 개개인의 역량을 극대화하고 팀워크를 높일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보고 자전거 볼링 낚시 등 동아리 활동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공장을 돌면서 열심히 일하는 직원들의 등을 두드려주며 “요즘 고생 많지”라며 격려하는 일도 잊지 않는다.
광주광역시=김낙훈 중기전문기자 n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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