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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 스마트폰] 강준배 쿠나이앤티 대표 "굴곡진 내 인생, 주인공은 나죠! 애견용품 사업 성공기 다시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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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자 뺏긴 '웅자 오빠'의 고군분투기


[ 김효진 기자 ] 2003년 SBS ‘TV 동물농장’에 출연해 스타 강아지로 등극한 웅자. 주인인 웅자오빠는 웅자 캐릭터를 만들고 애견용품들을 선보이며 사업가로 변신했다. 당시 설립한 ‘웅자닷컴’은 20억원이 넘는 연매출을 올리며 선전했다.

하지만 웅자오빠는 6년 만에 웅자의 이름과 회사 경영권을 잃고 빈털터리가 됐다. 그는 열정과 추진력은 있었지만 경영자로서의 자질은 부족했다고 당시를 회고한다. ‘신용불량자’ ‘실패자’ 온갖 낙인이 따라붙었다. 그를 다시 일으켜 세운 건 18년이 넘도록 여전히 곁을 지키고 있는 웅자다. 약 2년 전부터는 ‘웅자오빠가 만든…’이란 브랜드로 재기의 발판을 다지고 있다.

맨 몸으로 쫓겨난 창업자

“세상 살면서 안 느껴도 되는 감정을 그때 모두 느껴봤어요. 하루하루를 원망으로 채웠죠. 그러나 사회는 냉정하고, 운다고 떡 하나 더 주지 않아요. 물론 하늘에서 동아줄이 내려오지도 않고. 상황을 벗어날 수 있는 힘은 오로지 나에게만 있는 거죠.” ‘웅자오빠’ 강준배 쿠나이앤티 대표(40·사진)는 인터뷰 내내 ‘캔디 정신’을 강조했다. 아무리 힘들어도 울지 말고 이겨내라는 지론이다. 그는 유기견이었던 웅자와 인연을 맺고 ‘TV 동물농장’을 통해 유명세를 탔다. 2003년부터 수십 편의 TV 시리즈가 만들어졌고, 매주 1000만명 이상이 시청했다.

강 대표는 웅자를 주인공으로 한 캐릭터 사업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2003년 말 ‘신용카드 사태’가 터지면서 모든 게 달라졌다. 그는 순식간에 신용불량자가 됐고, 은행 거래마저 끊겼다. 2005년 모두가 외면하던 그를 한 엔젤투자자가 찾았다. 강 대표는 투자 금액으로 애견 상품을 제작하고 대형마트에 납품을 시작했다. 2008년에는 연매출이 20억원에 이르렀다. 그러나 시련은 그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대출을 받는 과정에서 높은 신용등급을 가진 투자자에게 대표직을 잠시 맡아달라고 부탁했고, 강 대표는 법인 등기부 등본에서 이름이 빠진 날 바로 회사에서 쫓겨났다.

4년 만의 재기, ‘웅자오빠’로 돌아왔다

강 대표는 두 번의 실패 후 4년을 헤맸다. “과거를 잊지는 못해도 덮어야 제가 살 수 있겠더라고요. 사업은 해야겠는데 은행 거래는 힘들었기에 우선 정부 지원을 받고자 했습니다. 서울시 ‘청년창업 1000프로젝트’를 통해 사무실부터 확보했어요. 2012년 정부자금인 모태펀드로부터 3억원을 받아 종잣돈을 마련했고요.” 강 대표는 이후에도 중소기업청의 연구개발(R&D) 지원금, 엔젤투자 매칭펀드 등 기회를 찾아 투자를 받았다. ‘웅자’ 상표권을 되찾기 위해 지식재산권을 공부한 것은 물론이다. 해당 상표권 소송은 아직 진행 중이다. “계획했던 일을 차근차근 이뤄가고 있습니다. ‘웅자오빠가 만든’ 애견용품을 출시한 데 이어 곧 펫샵 프랜차이즈도 낼 계획이에요. 서울대 수의학과와 ‘알레르기 프리(free)’ 사료도 공동개발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그 어느 스타트업보다 손익분기점을 빨리 넘겼다고 자부하고요.”

다시 쓰는 성공기…“누군가에게 희망 되고파”

강 대표는 7~8월께 너른 마당이 펼쳐져 있는 서울 평창동 단독주택으로 사무실을 옮길 예정이다. 쿠나이앤티 영업팀장이 키우고 있는 말라뮤트를 비롯해 돼지 고양이 도마뱀 금붕어 등과 함께한다. “지금 사무실은 비좁아 불가능하지만, 앞으로는 직원들에게 반려동물을 데리고 출근할 수 있다는 약속을 지키게 될 것 같아요. 직원 모두 동물을 키우고 있어요. 그들이 직접 자신의 반려동물에게 먹일 수 있는 제품만 만들려고 해요.”

강 대표는 인터뷰 동안 창업에 도전하거나 현재 사업으로 고생하는 이들에게 희망이 되고 싶다고 여러번 강조했다. “드라마를 보면 주인공만 스토리가 있어요. 굴곡진 스토리가 있다는 건 곧 주인공이라는 뜻이죠. 내가 인생의 주인공이기 때문에 이런 일을 겪는구나 생각하면 힘이 생깁니다.” 강 대표의 원래 꿈은 스토리를 만드는 창작가였다. 그러나 그가 웅자와 함께 써낸 인생기는 그 어떤 소설보다 다채롭다. 그는 ‘2편 성공기’를 이제 막 써내려가는 참이다.

김효진 한경닷컴 기자 jin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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