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반올림 측 2차 직접 대화 시작
구체적 보상안 마련 핵심 의제…고소 취하도 쟁점
[ 김민성 기자 ] 백혈병 피해 유가족을 포함한 인권단체 반올림(이하 반올림)과 삼성전자 간 두 번째 직접 대화가 시작됐다. 삼성전자가 백혈병 등으로 사망한 반도체 공장 근로자 및 유족에 전향적 사과를 한 뒤 지난달 28일 가졌던 1차 협상 이후 한달 만이다.
이날 대화 핵심은 구체적인 피해 보상안 마련이다. 양측은 25일 오후 2시 서울 서초동 변호사회관 대화장에 다시 마주앉았다. 삼성전자는 백수현 전무를 대표로, 반도체 사업부가 소속된 디바이솔루션(DS) 부문, 법무팀 관계자 등 6명이 참석했다. 반올림 측은 고 황유미씨 아버지인 황상기씨 등 관계자 10명이 참석했다.
백수현 삼성전자 전무는 기자들과 만나 "피해 보상안을 구체적으로 논의하려고 한다" 며 "마음을 열고 진정성을 가지고 임하겠다"고 밝혔다. 보상 대상 및 규모 등에 대해선 즉답을 피했다.
황상기씨는 구체적 협상 성과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황씨도 협상 시작 전 "반올림 및 우리(유족) 측이 제시한 보상 요구안에 대해 삼성전자가 성실한 답변을 준비해왔을 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핵심 쟁점인 '제3의 중재 기구' 설치 방식 및 구체적 보상 규모·대상 확정, 재발 방지 대책 수립 등에 의견 합의를 이룰지 주목된다. '중재 기구 설치를 통한 보상안 마련'은 그간 양측이 협의점을 찾지 못했던 부분이다.
반올림이 협상 대표성을 갖는만큼 차후 법적 효력을 보장토록 유족 측 위임장을 받아야한다는 삼성 측 요구에 대해서도 합의에 이를지 주목된다.
삼성 일반 노조원에 대한 고소 취하도 쟁점이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백혈병 문제 관련 소송을 취하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실제 고소 15건 중 8건은 아직 재판 중이거나 수사가 진행 중이다.
이들 8건은 반올림 관계자 및 유가족과 무관한 일반 노조원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이라며 삼성전자 측은 취하를 거부하고 있다.
반면 반올림 측은 이들 일반 노조원이 백혈병 문제 해결에 힘을 보탠만큼 같은 활동가로 인정해 고소를 취하해 줘야한다는 입장이다.
반올림 측은 지난 1차 협상에서 백혈병 문제 해결뿐만 아니라 삼성전자 노조 설립도 공식적으로 요구했다. 당시 황씨는 "유미(딸)가 백혈병에 걸렸을 때 걱정해 주는 사람이 없었던 것은 삼성에 제대로 된 노조가 없었기 때문"이라며 무노조 원칙을 비판했다.
다만 삼성전자는 관련 행정 소송 내 보조 참가 신청은 지난달 15일자로 철회했다. 삼성전자는 2010년부터 근로복지공단의 산업재해 불승인판정에 대한 총 10건의 소송 중 4건에 보조 참가인으로 참여해 왔다.
양측은 지난달 1차 협상에서 ▲ 보상 규모 및 대상 확정 ▲ 재발 방지 대책 마련 ▲ 관련 고소 취하 등을 큰 틀에서 합의했다. 당시 삼성전자 측 협상 대표였던 이인용 커뮤니케이션팀장(사장)은 책임자급 공식 사과와 함께 백혈병 문제 해결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1차 때와 마찬가지로 이날 협상 내용은 양측 합의를 거쳐 결정될 예정이다.
한경닷컴 김민성 기자 mean@hankyung.com @mean_R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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