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환경 예측 통해 기업 성장동력 확보
39년 무분규 전통 이어가
정년연장·임금피크제 첫 도입
[ 양준영 기자 ]
사단법인 한국경영인협회(회장 고병우)가 2014년 ‘대한민국 최고기업·최고CEO대상’ 기업을 선정해 24일 발표했다. ‘대한민국 최고기업·최고 CEO대상’은 한국경영인협회가 주최하고 산업통상자원부,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제신문이 후원하는 시상제도로 이번에 제13회째를 맞는다.
이 시상제도는 한국의 기업, 기업인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시상함으로써 한국 기업을 세계 최고 기업으로, 한국 기업인을 세계 최고 기업인으로 성장· 발전시키는 데 기여하고 있다.
심사 결과 최고 CEO에는 김윤섭 유한양행 사장이 선정됐다. 부산도시가스, 나스미디어, 화천기계, 씨젠, 청호나이스, 홍진HJC, 아세아시멘트 신한은행, LS산전, 유한양행이 업종별 최고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강소기업으로는 유한화학이 선정됐다.
김윤섭 유한양행 사장(사진)은 기업의 경쟁력은 ‘신뢰’라고 말한다. 경영자와 직원 간 신뢰, 고객과 회사와의 신뢰가 없다면 회사는 절대로 성장할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신념이다. 유한양행은 “가장 좋은 제품을 만들어 국가와 동포에 도움을 주자”라는 창업자 유일한 박사의 정신으로 1926년 설립됐다. 창업 이래 지금까지 신뢰와 정직의 기업문화를 바탕으로 우수한 의약품 생산과 국민보건 향상에 매진해 왔다.
김 사장은 1976년 공채로 입사해 38년간 유한양행과 동고동락해왔다. 2000년 이후부터 회사 임원으로 경영에 참여해 유한양행이 국내 최고의 제약회사로 자리 잡는 데 공헌해왔다.
김 사장은 취임 후 적극적인 회사 성장에 앞장서며 유한양행의 체질 개선을 강조했다. 유 박사의 유지를 받들어 사회적기업으로서의 기본 토대는 유지·발전시키는 한편 급변하는 시장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해 기업의 성장과 효율성의 극대화를 추구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하면서 내세운 경영방침은 ‘미래경영’ ‘실행경영’ ‘책임경영’이다. 정확한 미래 환경 예측을 통해 기업의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미래경영)하고, 내부 경영자원을 발굴함으로써 핵심역량을 강화(실행경영)한다는 의미다. 책임경영은 목표 달성을 위해 강한 의지와 투철한 책임의식을 갖는 것을 뜻한다. 김 사장은 이 세 가지 목표를 통해 유한양행을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시키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약가 인하 정책 등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주요 품목과 수출 성장에 힘입어 20% 이상의 성장을 이뤄냈다. 원료비, 판촉비 등의 원가 절감 노력을 지속하는 동시에 주요 품목에 대한 집중도를 높였다. 또한 신규 출시 제품의 새로운 시장을 창출했고, 새로운 사업에 대한 과감한 도전으로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 다국적 제약기업과의 긴밀한 영업, 마케팅 협력을 바탕으로 고혈압복합제 ‘트윈스타’, 당뇨병치료제 ‘트라젠타’, B형간염 치료제 ‘비리어드’ 등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창출해냈다. 유한양행은 선진 제약기업들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국내 매출 확대는 물론 중장기적으로 글로벌 진출과 연구개발(R&D) 역량 확충기반을 다져간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수출 실적은 1150억원으로 2012년에 비해 약 20%의 고성장을 이뤄냈다. 제약업계 최고 수준의 의약품 합성 역량과 더불어 해외 시장에서 구축해온 파트너십과 신뢰가 수출 성장의 토대가 됐다. 올해는 신규 프로젝트를 확대해 수출 140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유한양행은 협력적 노사 관계를 바탕으로 창립 이래 88년간, 1975년 노동조합 출범 이후 39년간 무분규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2010년 제약업계 최초로 정년연장 및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고 전 사원 연봉제를 실시하는 등 임금체계를 개선했다. 김 사장은 새로운 노사문화 정착에 기여한 공로로 2010년 노사한누리상과 노사문화대상 국무총리상을 수상했다. 지난해에는 고용노동부 주최 ‘2013년 노사상생협력·일자리협약·지역노사민정협력 유공 정부포상’에서 최고 영예인 금탑산업훈장을 받았다.
유한양행은 지금의 성장세를 바탕으로 국내 제약업계 최초 매출 1조원 시대를 열고 명실상부한 ‘1위 기업’으로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올해 매출 예상액도 두 자릿수 이상 성장을 목표로 1조400억원으로 잡았다.
김 사장은 제약업계 매출 1위에 걸맞게 R&D 역량도 1위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타기업이나 대학, 연구소 등의 외부 기술과 지식을 활용해 효율적인 R&D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김 사장은 “단기적으로는 시장 지향적 개량신약과 천연물신약의 출시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중장기적으로는 혁신적인 합성신약과 바이오신약을 통해 글로벌 R&D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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