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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런할 줄 알았는데…롱쇼트펀드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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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평가 주식' 줄어 수익 제한…2014년 들어 평균수익률 마이너스
최근 한달간 2300억 '썰물'…가치주펀드 등으로 자금 이동



[ 황정수 기자 ] 롱쇼트(고평가 주식 공매도·저평가 주식 매수) 펀드에서 한 달 새 2300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롱쇼트를 주로 활용하는 국내 헤지펀드에서도 같은 기간 1300억원이 순유출됐다. 롱쇼트는 주가지수 움직임과 관계없이 연 6~7%의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알려진 투자기법. 작년 초부터 4월 말까지 2조5500억원의 돈이 몰린 롱쇼트펀드는 ‘여의도의 새로운 큰손’으로 부상했었다.


그러나 롱쇼트 전략이 유행처럼 번지면서 롱쇼트 기법으로 투자할 만한 비싸거나 혹은 저평가된 종목이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무리한 투자로 절대수익이라는 기본 원칙과 달리 손실을 내는 롱쇼트펀드도 생겨나고 있다. 이에 따라 롱쇼트와 헤지펀드에서 빠져나온 돈이 배당주·가치주 펀드 등으로 유입되고 있다.

○한 달 새 2300억원 순유출

20일 펀드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공모형 롱쇼트펀드 33개에서 최근 한 달(19일 기준) 동안 빠져나간 돈은 2268억원이다. 지난 4월 말까진 2조5572억원까지 증가했던 국내 공모형 롱쇼트펀드 설정액은 19일 현재 2조3213억원까지 줄었다. 롱쇼트 전략을 주로 활용하는 국내 헤지펀드에서도 자금이 이탈 중이다. 19일 현재 26개 국내 헤지펀드의 설정액은 2조7378억원으로 한 달 새 1295억원 감소했다.

자금 이탈은 수익률 부진 때문이다. 작년 국내 공모형 롱쇼트펀드들의 평균 수익률은 8.84%였다. 그러나 올해 평균 수익률(1월1일~6월18일)은 롱쇼트펀드의 기대 수익률인 ‘연 6~7%’에 한참 못 미치는 ‘-0.11%’다. ‘에셋플러스해피드림투게더1’(5.18%) ‘KB코리아롱숏’(4.64%) 등은 차곡차곡 수익률을 쌓아가고 있지만 나머지 상품들은 2014년의 절반이 지난 현재 -2.78~2.17%의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헤지펀드 중에선 10%에 육박하는 손실률을 보이고 있는 상품도 있다.

원인은 작년 하반기부터 올초까지 롱쇼트펀드 롱쇼트ELB 등 롱쇼트 시장 규모가 갑작스럽게 커져서다. 한 롱쇼트전략 전문 투자자문사 대표는 “롱쇼트 시장이 커지면서 공매도해 수익을 낼 만한 비싼 주식들의 씨가 말랐다”며 “롱쇼트 중 쇼트 부문에서 수익을 내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니 수익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최근 일부 롱쇼트 펀드매니저들이 종목의 롱쇼트 포지션을 잘못 정해 손실폭을 키웠다는 분석도 있다. 공매도한 주식이 오르고 매수한 주식이 떨어지면 손실은 2배로 커진다.

○배당주펀드 등으로 자금 이동

고액 자산가 등 투자자들은 롱쇼트펀드와 헤지펀드에 실망해 배당주펀드 등 다른 펀드상품으로 이동 중이다. 최근 한 달 사이 배당주펀드의 설정액(투자금액)은 1382억원 늘었다. 가치주펀드엔 이보다 많은 1937억원이 순유입됐다.

김규범 KDB대우증권 PB클래스 갤러리아 부장은 “롱쇼트펀드가 많이 생기면서 시장이 왜곡될 수 있다는 판단에 자산가들의 포트폴리오를 배당주펀드 중심으로 바꿔왔다”며 “롱쇼트펀드에 투자한다면 포트폴리오 분산 차원에서 주식노출 비중이 높지 않은 상품을 고르는 것이 현명하다”고 설명했다.

김성태 신한PWM 압구정중앙센터장은 “작년에 롱쇼트펀드에 돈을 넣어 수익을 냈던 투자자들이 환매 중”이라며 “롱쇼트펀드 같은 상품은 수익률 주기를 타기 때문에 좀 쉬었다가 투자하는 편이 낫다고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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