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윤진 기자] 싸이의 뮤직비디오에서 춤을 춰 화제가 된 스타들이 있다. ‘강남스타일’에서 말춤을 춘 현아와 저질댄스를 춘 노홍철이 국제적인 관심을 끌었고 ‘젠틀맨’에서는 시건방춤을 춘 가인이 빌보드의 조명을 받았다. ‘행오버’에서는 노래방 신 속 섹시댄스로 싸이와 스눕독을 녹다운시킨 정하은이 그 주인공이 됐다.
모델 정하은은 싸이의 신곡 ‘행오버’ 뮤직비디오의 치명적인 비밀병기였다. 5분9초의 짧은 러닝 타임 중 찰나의 순간 스치듯 등장하는 그는, 그것도 아줌마 배역과 오버랩 되며 매력을 온전히 뽐내기도 부족할 만큼 비춰졌다. 그럼에도 존재감은 강렬하게 남았고 이후 셀 수 없이 쏟아진 기사의 주인공이 됐다.
어디서 온 별인고?
뮤직비디오가 공개되고 ‘정하은’이라는 이름이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에 오르내렸다. 그는 “기분이 너무 좋았죠. 일단 뮤직비디오가 그날 공개 되는지 몰랐어요. 자고 있었는데 전화가 빗발치는 거예요. 메시지를 읽었는데 ‘너 대박’ 뭐 이런 식의 반응이 줄 이었죠”라며 당시의 기분을 떠올렸다.
인터뷰 시점은 뮤직비디오가 공개되고
삼일이 지난 때였지만 정하은은 자신에게 쏟아진 관심들에 대해 여전히 얼떨떨하게 반응했다. 한경닷컴 w스타뉴스와 인터뷰를 진행하던 그날도 그에 대한 기사가 쏟아졌고 과거에 찍은 파격적인 비키니 사진이 포털사이트에 넘치도록 가득찼다. ‘쑥스럽고 부담스러울 것 같다’는 질문을 던지자 “어쨌든 방송을 통해 공개됐던 거니까 새삼 쑥스럽고 민망할 것도 없지요”라는 당찬 답변을 내놓는다. 괜한 걱정이었다.
정하은은 하루아침에 세계 유수 매체의 극찬을 받은 싸이 뮤직비디오에 출연한 핫 스타가 됐고 뮤비 공개 다음날까지 검색어에서 내려올 줄 몰랐다. ‘도전 슈퍼모델 코리아4(이하 ‘도수코4’)’를 모르는 대중들은 ‘어디서 온 별?’이라는 생각을 잠시나마 품었으리.
“패션모델이에요. 미스인터콘티넨탈에 참가해 한국대표로 독일 세계대회에 참가할 기회도 얻었고요. 쇼핑몰 모델로도 3년 째 활동하고 있어요. 가장 많이 알려지게 된 계기는 ‘도수코4’가 아닐까요”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는 정하은은 아는 지인으로부터 “오디션 볼래?”라는 제안을 받았고 덥석 물었다. 그리고는 싸이 뮤직비디오 캐스팅을 위한 카메라 테스트를 거쳤다.
“‘섹시댄스’가 미션이었어요. 오디션 의상도 직접 준비했고요. 보통 모델 오디션 볼 때는 블랙 컬러의 심플한 옷을 입거든요. 그런데 이번에는 스팽글에 술까지 달린 나름 파격적인 의상을 준비했어요.(웃음) 단단히 벼르고 별렀죠”
싸이는 예측할 수 없는 뮤지션이니까
요염한 몸짓으로 싸이와 스눕독을 혼란에 빠트린 정하은은 원래 춤추기를 좋아한다. 그래서 별다른 긴장감 없이 오디션 장에 갔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지 중견배우, 아줌마들이 오디션장에 수두룩해 이상하다 싶었단다.
“싸이는 워낙 예측할 수 없는 뮤지션이니 오디션 현장도 버라이어티하구나”라는 생각을 품었죠. 그때는. “예측할 수 없다”는 그의 말마따나 등장 분량인 노래방 신에서 자신과 아줌마가 오버랩 돼 나올 것이라는 것을 그 당시엔 상상조차 하지 못했을 터. 손짓, 몸짓 섞어가며 이야기를 털어놓는 정하은을 보니 ‘가장 인상깊었던 에피소드 였나’ 싶었다.
스눕독과의 첫 만남도 떠올렸다. “추운날씨에 세트장에서 처음 만났어요. 워낙 대스타고 그래서 다가가기 힘들었는데 먼저 인사를 해주시더라고요. 웃으면서 ‘하이’라고 말해줬는데 인사를 나눈 뒤부터 마음을 편하게 먹은 것 같아요”
정하은은 ‘월드스타’ ‘국제가수’ ‘대스타’라는 단어를 섞어가며 싸이를 언급했다. 그가 바라본 싸이의 모습은 어땠을 까. “제 신이 아닐 때 구경을 많이 했어요. 모든 상황에서 백댄서, 관계자들을 허물없이 챙기는 젠틀하고 정성 어린 애티튜드를 보니 왜 그 분이 빛나는 스타인지 알겠더라고요”
불편하지 않냐고? 변명은 싫어요
뮤직비디오가 공개 되었을 때, 눈길을 끈 장면은 비단 노래방에서 정하은이 춤추는 것만이 아녔다. ‘도수코4’때 살벌한 앙숙관계로 화제를 모았던 황현주와 싸이 뮤비에서 재회한 것이 네티즌 사이에 큰 관심으로 떠올랐다.
정하은은 “현주가 오디션을 본 줄 몰랐다”면서 불편하지는 않았다는 질문에 “전혀”라고 대답했다. 지금은 연락도 하고 만나자는 약속도 할 만큼 잘 지내고 있다고.
‘도수코4’ 정하은을 떠올리면 대게 부정적인 이미지가 많이 떠오른다. 황현주와의 사건들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정하은은 “이미지가 너무 강해졌어요. 당시에는 사람들의 눈을 잘 못 마주칠 정도로 위축이 됐었거든요. 뒤에서 수군거리는 게 느껴지기도 하고요”라면서 “솔직했던 제 모습이니 오해였다는 식의 변명은 하고 싶지 않아요. 열심히 하려는 모습들을 좋게 봐 주셨으면 해요”라고 당부했다.
싸이 뮤직비디오 한편으로 이제 막 활동의 기지개를 켜기 시작한 정하은. 예상했던 것처럼 시종일관 밝고 당당한 그의 애티튜드가 그 자체로 빛나는 매력이었다. 이제 진가를 발휘할 순간만 남았다. (사진제공: bnt world)
의상: 스타일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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