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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年20% 수익" 사모펀드에 뭉칫돈…非우량채 값 반년새 50%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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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 바뀌는 증권·금융시장 - 돈 몰리는 고위험 상품

비우량 전자단기사채 발행액 첫 30조 돌파
신흥국 주식 각광…해외주식 투자 3배 급증



[ 조재길 / 안상미 / 황정수 / 윤정현 기자 ] IBK투자증권은 내달 40~50명의 자산가만을 대상으로 한 사모펀드를 내놓는다. 연수익률 20%를 목표로 소수 주식에 투자하는 공격적인 상품이다. 위험분산을 최소화해 원금 손실 위험도 큰 게 특징이다. 유정섭 IBK증권 WM(웰스매니지먼트)사업부문 영업부장(상무)은 “신영자산운용과 함께 지난 1년간 실험적으로 운용해본 결과 연 수익률 19% 이상 고수익 상품에 투자자들의 가입 요청이 증가했다”며 “일반 펀드가 100종 안팎의 주식을 편입해 위험을 낮추지만 이 펀드는 20종 이하만 선별 편입하는 고위험·고수익 상품”이라고 말했다.

저금리 등으로 수익을 내기 어려워진 거액 자산가들은 전체 자산의 5~10% 이내를 고위험 자산에 넣고 있다는 게 일선 프라이빗뱅커(PB)들의 설명이다.


○비우량 회사채 인기

신용등급이 떨어지는 고금리 회사채도 인기다. 기업이 망하지만 않으면 1년짜리 예금 금리보다 서너 배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웅진에너지 3회(신용등급 CCC)의 작년 말 거래가격은 좌당 5750원(액면가 1만원)이었지만 지난 13일엔 8660원에 거래됐다. 반년도 안돼 가격이 50.6% 뛸 정도로 수요가 몰렸다는 의미다. 이 같은 비우량 채권의 경우 큰손들이 포트폴리오(자산배분) 분산 차원에서 접근한다고 PB들은 설명했다.

비우량 전자단기사채에도 돈이 몰리고 있다. 만기가 3개월 이하로 비교적 짧은 기간에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점에서 수요자가 많은 편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전단채 발행액은 올 1월엔 20조원을 밑돌았지만 지난달 사상 처음으로 30조원을 넘어섰다.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가 알려지면서 기관투자가뿐만 아니라 개인들의 뭉칫돈도 몰리고 있다.

예컨대 한화건설이 지난 10일 경기 김포 풍무지구 아파트 건설사업을 위해 발행한 전단채는 각 증권사 창구에서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50억원어치를 배정받은 동부증권은 단 사흘 만에 26억원어치를 판매했다. 연환산 금리가 4.5%(만기 89일)로 높아서다. 정은영 KDB대우증권 PB클래스 갤러리아 부장은 “개인의 전단채 최저 매입액을 1억원으로 설정했지만 고금리 덕에 갈수록 인기”라며 “작년까지만 해도 건설회사 전단채를 쳐다보지도 않던 자산가들이 최근 들어 매수를 요청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박 아니면 쪽박

고위험·고수익을 좇는 추세는 일반 직장인도 예외가 아니다. 소액 투자자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선 레버리지형이 대세다. 전체 거래량의 40% 이상을 차지한다. 레버리지형은 지수가 오르면 상승폭의 두 배 수익을 얻고, 지수가 하락하면 손실도 두 배로 입는 고위험 구조다.

한국투신운용과 KB자산운용이 16일 상장한 ‘킨덱스 일본레버리지’와 ‘K스타 일본레버리지’ ETF는 하루 동안 100만주 넘게 거래됐다. 특히 킨덱스 일본레버리지 ETF 거래량(77만주)은 전체 ETF 160종 가운데 네 번째로 활발한 수치다.

더욱 공격적인 투자자들은 환위험을 신경쓰지 않고 인도 인도네시아 등 신흥국 주식을 직접 매입하고 있다. 올 1분기 해외 주식투자 규모는 17억600만달러로, 작년 동기보다 361% 급증했다. 류정아 우리투자증권 강남센터 PB팀장은 “작년 하반기 유럽 주식에 투자했던 사람들이 평균 10%에 가까운 누적 수익을 내자 좀 더 높은 수익을 찾아 신흥국에 관심을 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공모주 인기가 높아지자 장외에서 비상장 주식을 미리 사들이려는 개인들의 움직임도 활발해졌다. 동양증권이 자사 중개사이트를 통해 장외 종목 매매 금액을 집계해 보니 올 1~2월엔 10억원 안팎에 불과했지만 삼성SDS가 상장 계획을 발표한 지난달 37억원어치가 거래됐다.

문승현 한투증권 상품전략팀 부장은 “장외 종목들이 상장되면 더 높은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에 손실 위험에도 불구하고 투자금이 쏠린 것”이라며 “하지만 기대수익이 높을수록 원금 손실 위험이 커진다는 사실을 꼭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재길/안상미/황정수/윤정현 기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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