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서울대 교수 등 역임
정보통신기술 분야 전문가
최문기 現장관과 친한 사이
[ 김태훈/김보영 기자 ]
“창의, 도전, 융합 정신을 과감히 도입해 대한민국의 과학기술과 정보통신기술(ICT)을 획기적으로 바꾸겠습니다.”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가 13일 내정 발표 후 내놓은 첫 포부다. 그는 이날 이사장을 맡고 있는 서울 서초동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책을 맡게 돼 어깨가 무겁다”며 “창조경제를 기반으로 대한민국의 미래 먹거리를 만드는 데 미력이나마 힘을 모두 쏟겠다”고 말했다. 이어 “참여와 토론의 장을 넓혀 창조 마인드가 모든 분야로 확산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최 후보자는 정부 출연연구기관인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서울대 교수 등을 지낸 ICT 전문가다. 1975년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과학원(현 KAIST)과 프랑스 국립정보통신대(ENST)에서 각각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1977년 ETRI에 입사해 데이터통신연구실장, 정보통신표준연구센터장을 지냈고 프랑스 CNET연구소, 미국 IBM 왓슨연구소에서도 일했다.
1991년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로 자리를 옮겼다.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초대 원장을 지낸 뒤 작년 8월 서울대 교수직을 휴직하고, 삼성이 기초과학 육성을 위해 설립한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의 초대 이사장을 맡았다. 미래융합산업과 관련된 경험이 풍부해 창조경제의 실질 성과를 창출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는 게 청와대가 밝힌 발탁 배경이다. 최 후보자는 평소 소프트웨어(SW) 산업 육성을 통해 다양한 산업과 기술을 통합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빅데이터 산업 활성화에도 관심을 가져왔다.
최 후보자는 현 최문기 미래부 장관과 이력이 비슷하다. 똑같이 서울대 공대와 KAIST를 졸업했고, ETRI에서 10년가량 함께 근무했다. 나이는 최 장관이 최 후보자보다 네 살 많아 선배다. 함께 과천 강릉동치미막국수집을 즐겨 찾을 정도로 친하다. 때문에 두 사람 간 별다른 차별성이 없을 것이란 지적도 있다.
최 후보자는 최경환 경제부총리 후보자와 지식경제부에서 함께 일한 인연이 있다. 최 부총리 후보자가 지식경제부 장관일 때 산하 R&D 전략기획단에서 활동했다.
최 후보자의 첫 과제로는 창조경제 확산이 꼽힌다. 미래부는 과학과 ICT를 통합해 박근혜 정부의 아이콘 부처로 출범했다. 하지만 1년 넘게 가시적인 성과를 내놓지 못했다. 창조경제는 아직도 많은 전문가 사이에서 개념적 모호성이 지적된다.
정책과 민간의 창의를 융합하겠다는 미래부의 기능과 역할도 불분명하다. SW 산업 육성 및 교육 확대, 통신요금 인하, 휴대폰 보조금 출혈경쟁 해결 등 챙겨야 할 현안도 많다. 과학계에서는 두 차례 연속 ICT 인사가 장관에 임명되면서 기초과학 육성이 소홀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태훈/김보영 기자 tae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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