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의 연속이었던 25년
1989년 한국시장 '첫발'
지인영업·연고판매 탈피…보장성 보험 강자 '우뚝'
초심 지켜나갈 향후 25년
노후 생활비·질병보장 등 초고령화 대비 상품 개발
'신뢰 넘버원' 보험사 목표
[ 김은정 기자 ]
“빨리 가려고 애쓰기보다 천천히 그리고 바르게 가고 싶습니다. 한국 보험시장과 소비자에게 도움이 되는 상품을 꾸준히 만들고 건전한 영업 문화를 뿌리내리는 데 앞장서겠습니다. 지난 25년이 그랬던 것처럼 앞으로 25년도 푸르덴셜생명을 소비자에게 가장 신뢰받는 보험사로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성장해나가고 싶습니다.”
1989년 6월 한국에 설립된 푸르덴셜생명은 올해로 창립 25주년을 맞았다. 국내 최초 여성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로서 2011년부터 푸르덴셜생명을 이끌고 있는 손병옥 푸르덴셜생명 사장(62)에게 창립 25주년의 의미는 남다르다. 손 사장은 “한국 보험시장에 처음으로 보장성보험을 알리는 등 어렵고 도전적인 길을 걸어왔다”며 “고민과 땀이 깃든 한 해 한 해가 모여 25년을 만들었다는 생각에 벅찬 느낌”이라고 말했다.
▷창립 25주년을 맞은 감회가 남다를 것 같습니다.
“한국에 첫발을 내디딘 1989년 무렵은 보장성보험에 대한 인지도가 대부분 없는 시절이었습니다. 보험사들은 거의 저축성보험을 판매하고 있었죠. 하지만 질병, 사망 등을 대비하는 보장성보험이야말로 소비자에게 필요한 상품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다른 보험사들이 가지 않는 길이어서 더 쉽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지난 25년은 도전의 연속이었습니다. ‘더 이상은 어렵다’는 생각에 절박한 때도 있었지만 차츰 보장성보험에 대한 공감대가 생기고 우리 회사의 인지도도 높아지더군요. 많은 외국계 금융회사가 한국에서 발을 뺐거나 빼고 있는 상황에서 흔들림없이 25년 동안 성장했다는 점에서 가슴이 벅찹니다.”
▷한국 진출 후 가장 어려웠던 점을 꼽는다면.
“우리는 합작법인이나 지사 형태가 아닌 100% 투자법인으로 설립됐습니다. 기존 조직을 인수한 게 아니라 새 영업조직을 구축하며 시작한 유일한 외국계 보험사입니다. ‘지인 영업’과 ‘연고 판매’가 대세였던 시장에서 소비자들의 재정 상황과 평생재무설계에 입각해 보험을 추천하는 일은 낯설 수밖에 없었습니다. 사명감 없이는 극복하기 어려운 선입견을 벗어나기 위해 전문가를 육성하기로 마음 먹고 대졸 남성 중심의 라이프 플래너 조직을 시도했습니다. 2년간 철저한 교육을 시킨 뒤 이들을 통해 맞춤형 종신보험의 가치를 알렸습니다. 이런 시도가 성공하자 2000년대 들면서 대형 보험사도 우리를 따라 하더군요. 그 과정에서 힘들게 양성한 인력을 뺏기는 어려움도 겪었지만 푸르덴셜 출신 라이프 플래너들이 업계 곳곳에 포진하면서 회사의 평판이 높아지는 효과를 얻었다고 생각합니다.”
▷저성장·저금리를 돌파할 전략은 무엇인지.
“인구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노후 보장에 초점을 맞춘 보험 수요는 계속 창출될 것으로 봅니다. 정부 정책도 고령자 전용 보험 출시와 보험을 통한 노후 보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노후 생활비 외에 질병 보장, 상속 등과 같은 다양한 시장의 요구에 대응하는 혼합상품을 개발할 계획입니다. 세대별 연금 계획을 수립해주고 고객층을 세분화한 맞춤 서비스와 상품을 선보일 방침입니다. 유행하는 트렌드를 따라가기보다 보험의 기본 가치인 ‘보장’을 바탕으로 한 상품과 서비스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시장이 어려워지면 기본에 충실하는 기업의 경쟁력이 더 돋보이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의 25년에 대한 구상은 어떤 것인지 궁금합니다.
“우리는 자산 규모나 매출과 같은 숫자로 목표를 설정하지 않습니다. 양적인 성장을 도외시한다는 건 아니지만 그걸 최우선 가치로 두지 않는다는 얘기입니다. 신뢰를 바탕으로 질적 경영을 실천해 나가면 자연스럽게 가입자가 늘고 회사도 성장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세계적으로 100년 이상 된 기업을 보면 공통적으로 창립 때 세운 원칙과 철학을 지켜가는 집념을 발견하게 됩니다. 빠르게 변하는 경영환경 하에서 초심을 지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푸르덴셜 미국 본사와 전세계 지사들도 ‘가족사랑, 인간사랑’이라는 경영 철학을 추구해 왔습니다. 앞으로 25년도 지금까지의 노력을 지켜가기 위한 과정이 될 것입니다. 가장 신뢰받는 보험사로 자리 잡는 게 큰 목표입니다.”
▷당면한 고민과 해결책을 듣고 싶습니다.
“저금리로 인한 역마진, 금융당국의 소비자 보호 정책 등으로 업계 전체가 어렵습니다. 금융업권 간 경쟁이 거세지며 보험업의 차별성도 약화되고 있습니다. 과당 경쟁탓에 ‘위험 대비’라는 보험업의 본질마저 희석되고 있는 힘든 상황입니다. 어려울수록 본연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금융지식과 서비스, 보험에 대한 사명감 등에서 푸르덴셜만의 차별점을 보여주면 시장에서의 신뢰도 더 두터워질 것이라 낙관합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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