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CB)이 주요 선진국 중앙은행으로는 처음으로 마이너스 예치 금리를 채택하는 등 획기적인 추가 완화 조치를 했지만 시장은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주말판에서 "ECB가 꽤 움직였으나 '여전히 충분치 않다'는 것이 시장 반응"이라고 분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ECB의 금리 인하가 유로 가치 하락 유도에 실패했다"면서 "현재로선 그렇다"고 지적했다.
FT는 ECB가 마이너스 예치 금리 등 일련의 조치를 내놨으나 바로 그다음 날 달러에 대한 유로 가치가 뛰었다고 강조했다. ECB의 조치가 이미 시장에 반영됐고, 마이너스 예치 금리로 기대되는 유동성 확대 규모도 시장으로서는 '코끼리 비스킷(아주 미미한 수준)'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WSJ은 ECB 조치에도 지난주 달러에 대한 유로 가치가 오히려 0.1% 상승했다면서 높은 수익률을 좇는 투자 수요도 이를 부추긴 요소라고 평가했다.
유로 인플레 추이를 '열쇠'로 보는 시각이 많다. 유로 인플레는 지난달 연율 기준 0.5%로 지난달의 0.7%보다 더 위축돼 디플레 우려를 확산시켰다.
로열 뱅크 오브 스코틀랜드(RBS)의 리처드 바웰은 최신 보고서에서 "ECB가 양적완화 대안을 다 썼다"면서 "인플레가 계속 위축될지가 양적완화 단행의 열쇠"라고 강조했다.
ECB 통화 정책에 큰 영향력을 행사해온 독일 분데스방크의 옌스 바이트만 총재는 독일 신문 빌트 회견에서 "ECB가 더 움직이도록 잘못 유도돼서는 안 된다"면서 "(양적 완화를) 결정하기에 앞서 먼저 상황을 관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증권금융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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