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회사' 에버랜드 상장, 일가 지분 및 후계구도 밀접 연관
'이건희 회장 4월 귀국 전후 삼성SDS-에버랜드 상장 재가' 재계 추측
[ 김민성 기자 ] 삼성에버랜드 상장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결정이라는 추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에버랜드가 삼성그룹의 지주회사 격이란 점, 그리고 일가 지분 및 후계구도와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유력 후계자인 장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현재 에버랜드 대주주(25.10%)다. 장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및 차녀 이서현 에버랜드 패션 부문 사장도 각각 8.37% 씩 지분을 갖고 있다. 이 회장까지 포함하면 오너 일가 지분은 절반(46.02%)에 육박한다.
에버랜드는 그만큼 일가의 그룹 지배력에 큰 영향을 미치는 계열사다.
이 회장은 급성 심근경색으로 지난달 11일 자택에서 쓰러진 뒤 20일 넘게 삼성서울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병원 측은 이 회장이 외부 자극에 반응할만큼 상태가 호전됐다고 밝혔지만 정상 생활이 가능할만큼 의식이 돌아오지 않은 상황이다. 병상에서 에버랜드 상장 관련 보고를 받고, 이에 대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몸상태가 아니란 뜻이다.
이 회장이 귀국했던 지난 4월 경 이미 재가를 마쳤다는 분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재계 관계자는 "삼성 안팎에서는 이 회장 귀국 즈음 삼성SDS에 이어 에버랜드 상장을 결정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며 "차후 에버랜드와 삼성전자 간 합병 등 새 지주회사가 탄생하고, 이 부회장이 정식 후계자로 공표되는 상황이 전개될 것으로 본다"고 귀띔했다.
이 회장은 지난 4월 17일 96일 만에 해외 요양 및 경영 구상을 마치고 국내로 돌아왔다.
당시에도 최대 관심사는 일련의 삼성그룹 사업재편에 대한 이 회장의 입장 표명이었다.
지난해 제일모직에서 패션·직물 사업 부문을 분리해 삼성에버랜드로 넘기고 첨단소재 기업으로 탈바꿈시킨 데 이어 3월 31일 삼성SDI는 제일모직을 흡수·합병했다. 이틀 뒤인 4월 2일 삼성종합화학과 삼성석유화학을 한데 묶는다고 발표했다.
삼성의 '선택과 집중' 식 재편에 가속도가 붙는 상황이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대대적인 삼성 사업 재편이 삼성 오너가 3남매 후계 구도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예측을 쏟아냈다.
이 부회장은 전자 및 화학, 금융·IT 계열을, 이부진 사장이 리조트·건설·상사, 이서현 사장은 패션 및 미디어(제일기획) 부문을 나눠 경영할 수 있도록 그룹 지배구조를 단순화하고 있다는 시각이었다.
특히 지난해 12월 이서현 당시 제일모직 부사장이 삼성에버랜드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세 남매가 에버랜드 한 지붕 아래 모이게 됐다. 이 부회장은 에버랜드에 직함이 없고 일선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는다. 하지만 최대주주 영향력 때문에 그룹 후계자 자리에 명실공히 가장 가깝게 다가섰다는 평가를 얻었다.
신라호텔을 필두로 한 외식 및 리조트 사업은 '이부진-김봉영' 체제로 가되, 패션사업에 대한 총제적 사업은 '이서현-윤주화' 경영 시스템으로 이원화했다. 삼성에버랜드 내에서 리조트와 패션 부문이 협력을 도모할 가능성은 열어놓으면서도 두 자매의 사업 경계는 명확히 그은 셈이었다.
이 회장이 쓰러지기 3일 전인 지난달 8일에는 삼성SDS 상장이 발표됐다. 이 부회장의 삼성SDS 지분은 11.25%. 장외거래가격 기준으로 지분 가치는 1조 원을 넘었다. 삼성SDS 역시 이부진·이서현 자매가 각각 3.9% 씩 지분을 가지고 있다. 이 회장 일가의 SDS 상장 예상 현금여력은 2조원. 추가 에버랜드 상장으로 이 부회장은 2조원 추가 현금화가 가능해질 것이란 관측이다.
이 부회장은 최대 4조원에 이르는 '현금 실탄'으로 삼성전자 등 핵심 계열사 지분을 늘릴 것으로 관측된다. 이 회장을 포함한 일가의 삼성전자 지분율은 불과 4.7%. 삼성전자의 압도적 그룹 내 위상에 비해 일가 지배력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우려 탓이다.
한경닷컴 김민성 기자 mean@hankyung.com @mean_R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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