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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서울의 상징 고가도로 '역사속으로'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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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존재하던 것이 없어질 경우 ‘역사 속으로’라는 표현을 사용합니다. 위 세 가지 이미지가 이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최근 사례로 여겨집니다.

옛 지명 ‘굴레방다리’ 위에서 1968년 9월 19일 개통해 46년간 존재하다 2014년 3월 26일 철거돼 말 그대로 역사의 한 페이지가 된 우리나라 최초 고가차도인 ‘아현고가도로’입니다.

교량이름을 새긴 이른바 교명주 ‘아현고가’는 이의 마지막 흔적으로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영구 보존되고 있습니다.

아현고가도로 철거에서 등장하는 지명 ‘굴레방다리’는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동 163번지 남쪽 사거리에 있던 다리지요.

굴레방다리란 이름은 ‘큰 소가 길마는 무악에 벗어 놓고, 굴레는 이곳에 벗어 놓고, 서강을 향하여 내려가다가 와우산에 가서 누웠다’는 풍수지리설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한자명으로 늑교 (勒橋)라고 했으며 하천이 복개되면서 없어졌습니다. 아현고가도로 처럼 지금 서울의 고가차도가 잇따라 사라지고 있습니다.

청계천고가도로 (2003년), 문래고가도로 (2010년)를 비롯해 서울에서 철거된 고가차도만 현재까지 16개에 이릅니다.

이 게 끝은 아니지요. 앞으로 서울 중구 소재 남대문시장과 만리동을 연결하면서 서울역 위를 가로지르는 '서울역고가차도' 역시 같은 운명으로 계획된 상태입니다.

왜 이들은 역사의 페이지로 가고 있을까? 이들이 1960~1970년대 건설시대에 ‘사람이 아닌 자동차를 위주 (자동차의 중단 없는 전진)의 문화가 만든 산물’이라는 게 이유로 지적됩니다.

이들 대부분은 건설이후 40년이 넘는 세월이 흐르다 보니 구조물이 낡아 보기에도 좋지 않을 뿐 아니라 안전에도 큰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이를 보수 보강에 드는 돈도 만만찮습니다. 서울시는 아현고가도로를 철거하지 않을 경우 총 보수·보강공사에 총 80억원이 들고 매년 유지관리에도 약 4억원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한 실정입니다.

특히 정작 건설 목적이던 자동차 교통의 흐름에 되레 방해요소가 되는 실정입니다.

실제 문래고가도로가 철거된 이후 출퇴근 때 도림교∼영등포역 구간 통행 속도가 3분 정도 단축됐다는 서울시의 조사결과입니다. 철거 이전 시속 19.1㎞에서 시속 20.8㎞로 나타났습니다.

이뿐 아닙니다. 보행 교통의 불편함은 물론 고가도로 주변 건물은 토지이용에 장애가 돼 상권을 크게 침체시켰다는 분석입니다.

최근 아현고가도로 철거 이후 주변 상권이 부활조짐을 보이고 있고 인근 아파트가가 들썩이는 것이 이를 잘 증명한다는 얘깁니다.

이처럼 지금 와서 단점만 잔뜩 부각된 서울 고가도로의 역사는 시작됐을까? 서울역사박물관측에 따르면 1966년 취임한 김현옥 서울시장이 건축가 김수근과 함께 구상한 서울의 입체도시화를 위한 거대 프로젝트에서 비롯했습니다.

이는 ‘연희입체교차로부터 마장동까지’ 도심을 관통하는 고속고가도로를 건설한다는 것이 핵심이고요.

1960년대 서울은 폭발적인 인구집중으로 교통문제가 심각했습니다. 이의 해소를 위해 땅의 조건에 구애받지 않고 공중에서 자유롭게 달리는 고가도로가 제시된 것이지요.

이 프로젝트는 당시 각계 전문가들의 극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는 30대 젊은 서울시장, 김현옥의 생각 “자동차는 도심을 60km/h 이상의 쉼 없이 달려야 한다”를 바꾸지 못했다고 합니다.

아무튼 이 때 고가도로는 발전하는 서울의 도시풍경을 대표하는 표상으로 자리 잡아 전성시대를 맞았습니다. 고가도로는 흥미롭게도 1967년 ‘돌아가는 삼각지’로 혜성같이 등장한 가수 배호를 일약 최고 인기스타로 만들기도 했습니다.

서울역사박물관은 1층 전시실에서 오늘 2014년 5월 30일 금요일 부터 7월 13일 일요일까지 이처럼 역사 속으로 사라진 서울시내 고가도로의 흔적을 모아 되돌아 보는 특별 전시회를 갖습니다. [사진제공=서울역사박물관]

한경닷컴 뉴스국 윤진식 편집위원 jsy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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