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선 기자 ] 유럽의회 선거에서 유럽연합(EU) 해체와 유로화 반대를 주장하는 극우정당이 약진한 가운데 EU체제를 지지하는 기존 중도정당이 승리한 이탈리아와 네덜란드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이들 국가는 유럽의 ‘우향우’ 돌풍을 견제하는 역할을 톡톡히 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탈리아에서는 올해 39세의 젊은 총리 마테오 렌치(사진)가 이끄는 중도좌파 민주당(DP)이 40%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극우정당 오성운동(M5S)과 두 배 이상의 격차를 벌리며 압승했다. 오성운동은 전직 코미디언 베페 그릴로가 반EU를 주장하며 2009년 설립한 정당으로, 지난해 이탈리아 의회선거에서 상원 54석, 하원 109석을 얻어 제3당으로 부상하며 파란을 일으켰다.
뉴욕타임스는 26일(현지시간) “친EU 성향이면서 긴축에 반대하는 렌치 총리의 영향력이 입증된 결과”라며 “이탈리아 극우정당의 급진적인 개혁보다는 정치개혁과 경제발전을 추진하는 렌치의 (합리적인) 개혁에 유권자들이 신뢰를 보낸 결과”라고 분석했다.
렌치는 개표 이후 기자회견에서 “EU가 선거 후 민족 감성에 의존하지 않고 유럽의 비전을 공유하도록 해야 한다”며 민족적 감성을 자극하는 극우정당의 견해에 일침을 가했다.
네덜란드에서도 이번 선거에서 제1정당으로 올라설 것으로 예상된 반(反)이슬람주의, 반이민주의 성향의 자유당(PVV)이 친EU 성향의 3개 정당에 이어 4위에 그치며 찻잔 속의 태풍에 머물렀다. 자유당은 사전 여론조사에서 계속 1위를 달렸다. 선거 이후 헤이르트 빌더스 자유당 당수는 “투표율이 매우 저조해 원하는 목표를 이룰 수 없었다”고 말했다. 유로뉴스는 “모로코 이민을 반대하는 그의 지나친 주장이 견제심리를 낳은 것”이라는 정치 분석가들의 견해를 전했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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