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라이벌' 삼성전자-애플 2차전…스마트홈 시장 동시 진출
애플 6월 아이폰 중심 '스마트홈 솔루션' 공개 전망
삼성전자 상반기 자체 스마트홈 솔루션에 스마트 기기 공개 예정
[ 김민성 기자 ] 삼성전자와 애플의 '스마트홈(smart home) 전쟁'이 불붙는다.
두 기업은 2009년 이래 모바일 기술 혁신 경쟁과 함께 '세기의 특허 전쟁'을 벌여 온 라이벌. 스마트폰에 이어 '황금알을 낳을 거위'로 부상한 스마트홈 시장 선점을 두고 '모바일 2차 전쟁'이 촉발할 조짐이다.
◆ 애플 6월 아이폰 중심 '스마트홈 솔루션' 공개 전망
영국 경제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26일(현시시간) 애플이 다음달 초 열리는 전세계개발자대회(WWDC)에 가정 원격 제어 시스템인 '스마트홈 플랫폼'을 전격 공개한다고 보도했다.
애플이 이처럼 스마트홈 시장에 본격 뛰어드는 이유는 '사물 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s)'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FT는 분석했다.
생활 주변 사물들을 유·무선 네트워크로 연결해 정보를 공유하는 개념인 사물인터넷. '인간-가전' 뿐만 아니라 '가전-가전' 등 사물간 소통으로 인공지능을 꿈꾸는 스마트 기기들이 쏟아질 전망이다.
IoT 플랫폼 기반 스마트홈 1라운드는 스마트 가전 경쟁. 올해부터 글로벌 메이커들이 다양한 가전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TV 및 냉장고, 세탁기, 오븐, 로봇청소기 등을 원격 제어하고, 사용자 맞춤형 기능을 추천받을 수 있는 초기적 제품들이다.
애플도 첫 스마트홈 플랫폼의 콘트롤 기능을 아이폰에 쓸어담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집 밖에서 아이폰으로 거실 전등을 켜거나 현관문을 여닫는 기본적 기능들이 탑재될 전망이다. 아이폰에 재생되는 음악을 집안 곳곳에 설치된 스피커에 무선 연동하는 기술도 개발 중이다.
애플은 지난해 11월 스마트 조명 기술 관련 특허를 출원한 바 있다. 스마트전구는 필립스의 '휴(Hue)', 스마트잠금은 퀵셋(Kwikset)의 '키보(Kevo)', 무선 스피커는 소노스(Sonos) '플레이' 등과 협력 중이다.
■ 런던오토메이션(London Automation) 사의 스마트홈 시연 동영상
애플의 스마트홈 사업 진출은 이미 지난해부터 예견됐다. 모바일 기술은 지난 4년간 스마트폰 중심으로 발전했지만 최근 스마트폰 시장 포화로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다. 탈(脫) 스마트폰 사업포트폴리오 구상과 함께 모바일 기술력을 그대로 구현할 수 있는 스마트 홈 시장의 발전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올 1월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14'가 삼성전자와 LG전자, 소니, 하이얼 등 글로벌 전자기업들이 각자 구축한스마트홈 초기 생태계의 경연장을 방불케한 것도 이 때문이다.
◆ 삼성전자 자체 스마트홈 솔루션에 통합 가전 곧 공개
애플이 스마트홈 시장에 진출로 또 삼성전자와의 글로벌 경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삼성전자 역시 6~7월 중 자체 개발한 스마트홈 솔루션 및 연계 스마트 기기·가전을 대대적으로 공개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중반 '스마트홈 위원회'을 출범시켜 사내·외 개발 역량을 쏟아부었다.
지난 19일 홍콩에서 열린 투자자 대상 '삼성 투자자 포럼(Samsung investors forum)'에서도 자사 스마트홈 기술을 '그린 메모리', '모바일 보안솔루션' 등과 함께 최고 경쟁력으로 꼽았다. 이윤철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전략마케팅팀 상무는 사물인터넷(IoT) 시대에 스마트홈 기술이 핵심 솔루션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삼성전자는 2014년형 전략 가전제품과 스마트TV,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올 상반기 '삼성 스마트홈'을 출시한 뒤 단계적으로 스마트홈 서비스 기능과 대상품목을 확대한다. ▲ 간편한 통합 기기 제어 ▲ 장시간 집을 비울 때도 걱정없는 '홈 뷰(Home View)' ▲ 스마트한 기기관리 등의 3대 서비스를 우선 제공할 예정이다.
모든 가전기기를 통합, 연동하는 연결 표준규격(SHP, Smart Home Protocol)도 개발 중이다. 모든 스마트홈 대상 제품에 적용할 방침이다. 안드로이드 등 각종 운영체제(OS)가 '삼성 스마트홈' 플랫폼과 연동되는 개방형 생태계를 추구하고 있다.
삼성전자 '스마트홈 위원회' 운영위원장인 홍원표 미디어솔루션센터(MSC) 사장은 "과거 10년의 스마트홈 산업 변화보다 앞으로 2~3년 간 혁신 속도가 훨씬 빠를 것"이라며 "통합 프로토콜 스트럭처를 개발해 대부분의 외부 파트너가 삼성 스마트홈에 참여할 수 있도록 개방형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포부를 밝힌 바 있다.
한경닷컴 김민성 기자 mean@hankyung.com @mean_R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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