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와 다음의 합병은 '미래 성장동력 부재’라는 공통된 위기의식에서 출발한다. 카카오는 해외 시장 진출, 다음은 모바일사업 확대가 시급한 상황이다. 다음 최대주주인 이재웅 전 대표는 지난해부터 지분 매각을 꾸준히 시도해 왔다. 양사의 합병이 급물살을 탄 배경이다.
◆ 다음, 카카오 흡수 합병 결정
다음커뮤니케이션은 26일 카카오를 흡수합병한다고 공시했다. 다음은 "카카오와의 합병을 통해 핵심사업 강화와 시너지효과를 창출하기 위해 합병한다"고 밝혔다.
합병비율은 다음과 카카오가 1대1.5557456이다. 합병기일은 오는 10월1일이다.
당초 IB업계에서는 카카오와 다음이 주식 교환 방식으로 합병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결론은 다음이 카카오를 흡수합병하는 방식으로 정해졌다.
카카오의 시장가치는 다음의 두 배를 넘는다. 카카오는 현재 비상장사지만 장외시장에서 거래되는 금액을 고려할 때 시가총액이 최소 2조3500억원(주당 9만원 환산)에 이른다. 다음은 지난 23일 기준 시가총액이 1조590억원 수준이다.
◆ 해외 시장 시너지 낼까
두 회사 간 합병이 성사되면 시가총액 3조4000억원대의 대형 정보기술(IT) 회사가 탄생하게 된다. 셀트리온(시가총액 5조690억원)에 이은 코스닥시장 2위 규모다. 인터넷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다음 연합은 네이버가 주도하는 국내 포털시장 판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는 국내 모바일 메신저 시장에서는 승승장구했지만 주력 수익 사업인 게임 부문 외에는 이렇다 할 성장 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음악 서비스 벅스와 연계한 카카오뮤직 서비스 등도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고, 해외 시장에서는 글로벌 기업들의 공세에 사업이 지지부진하다.
카카오가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플랫폼 사업자로서의 입지를 확대하는 게 필수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카카오 입장에선 우선 마케팅을 위한 자금이 필요하다. 따라서 다음과의 합병을 통해 우회상장 효과를 노려 ‘총탄’을 확보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다음은 카카오와 합병하면 이득이 적지 않다. 국내 인터넷 시장에서 네이버에 밀려 성장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카카오와의 합병을 통해 모바일 가입자를 크게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한경닷컴 증권금융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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