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ERI 경영노트
IoT 활용한 유통·의료·보안 등
무엇을 서비스할 지 기획한 뒤 최적화 된 단말기기 개발
구글·애플 등 IT 기업 대신 새로운 강자 나올 가능성
모든 사물에 지능이 부여되고 인터넷이 연결되는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IoT)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뜨겁다. 센서 등 전자 부품이 초소형화, 저전력화되고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플랫폼 기술과 네트워크 기술이 발전하면서 IoT 시대가 우리 눈앞에 성큼 다가왔기 때문이다. 앞으로 IoT는 에너지, 유통, 교통, 재난·안전뿐 아니라 의료, 금융, 농축산, 환경, 인프라 등 다양한 산업에 적용돼 수천조원의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IoT 시대를 주도할 기업으로는 구글, 애플이 가장 먼저 꼽힌다. 이들은 모바일 OS(Operating System)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데다 검색, 메일, 음악, 동영상 등 다양한 인터넷 서비스와 콘텐츠를 장악하고 있다. 또 이를 운영하는 데 필요한 빅데이터와 클라우드 기술에서도 가장 앞서간다. 하지만 구글과 애플이 IoT 시장 전체를 지배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새롭게 등장할 ‘서비스 중심의 IoT’ 시장에서는 새로운 게임의 원칙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일반적인 사업 모델은 기기 중심이었다. PC나 스마트폰과 같이 하나의 고성능 단말 기기에서 다양한 서비스가 구현된다. 이로 인해 OS 업체가 시장을 지배하고 혁신을 주도해왔다. IoT 중에서도 스마트TV, 스마트카 등 OS가 설치되는 고성능 IoT 기기는 여전히 기기 중심의 사업 모델이 유효하다.
그러나 IoT 시대에는 하나의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해 다수의 IoT 기기들이 서로 연결되는 ‘서비스 중심의 IoT’ 사업 모델이 높은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헬스케어 서비스를 위해 다수의 생체 센서와 스마트 약통 등이 이용되고, 스마트홈 서비스를 위해 집안의 각종 센서와 조명, 스마트가전 등이 함께 사용된다.
서비스 중심의 IoT는 기기 중심의 IoT와 달리 서비스가 먼저 기획된 뒤 최적화된 단말기기를 개발하게 된다. 따라서 OS 업체보다는 서비스 업체가 혁신을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 유통, 의료, 보안, 금융 등 각 서비스 산업에서 확고한 고객 기반과 같은 강력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다. 이 가운데서도 콘텐츠, 플랫폼, 네트워크, 단말기기 등 IoT 가치사슬 전반의 역량을 먼저 확보하는 기업이 신흥강자가 될 것이다.
이 같은 조건을 갖춘 기업으로는 유통 서비스 분야의 아마존을 들 수 있다. 아마존은 최근 빠르고 편리한 주문을 위한 IoT 단말기기를 출시했다. 또 주문 후 30분 이내에 배달해주는 ‘프라임 에어’ 서비스 계획도 발표했다. 이것이 가능했던 것은 아마존이 충성도 높은 고객 기반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킨들, 킨들파이어, 파이어TV 등 단말기기 개발 역량, 쇼핑 데이터 등 빅데이터 분석 역량도 확보하고 있어서다.
의료, 보안, 금융 등 다른 서비스에서도 새로운 IoT 강자들이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각각의 서비스 기업들이 IoT 가치 사슬 전반에 대한 역량을 쌓고 자신의 서비스를 혁신한다면, 다가올 IoT 시대의 거대한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김종대 <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jdkim@lgeri.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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