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키 日·韓경제협회장
한류·네이버 라인처럼 취향 잘 공략하면 히트
시장경제가치 공유해 양국 경제협력 강화를
[ 도쿄=서정환 기자 ]
“한국에 대한 부정적인 정서 때문에 한국 기업이나 한국 제품이 일본 시장에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세계에서 가장 까다로운 일본 소비자의 요구를 충족해야 합니다.”
사사키 미키오 일·한경제협회장(전 미쓰비시상사 회장·사진)은 일본 도쿄에서 지난주 열린 한·일경제회의 후 인터뷰에서 “다른 지역에서 잘나가는 한국 기업들이 유독 일본에선 고전한다”는 질문에 이렇게 말했다. 사사키 회장은 1998년부터 미쓰비시상사 사장과 회장을 6년씩 지냈고, 지금은 상담역(고문)으로 있으면서 일·한경제협회장과 일·한산업기술협력재단 이사장을 함께 맡고 있다.
사사키 회장은 “(네이버 라인과 같은) 모바일인터넷서비스와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업체들이 일본에서 성공한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일본인들의 취향과 요구를 만족시키는 제품이라면 얼마든지 승산이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일본 국민은 세계에서 가장 까다로운 소비자”라며 “일본 기업들도 이런 소비자를 만족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정치 문제로 한·일 간 경제협력도 삐걱거리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사사키 회장은 “한국을 찾는 일본인 관광객이 감소하는 등 일부 서비스 산업에 영향이 있긴 하다”면서도 “가장 큰 요인은 원화 강세”라고 설명했다. 또 “일본 기업의 대(對)한국 직접투자도 2013년 26억9000만달러로 2012년의 45억4200만달러보다 크게 줄었다고 하지만 2010년, 2011년과 비교하면 증가한 것”이라고 말했다.
사사키 회장은 한·일 경제협력을 한층 강화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한·일 양국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체제의 가치관을 공유하면서 동아시아가 글로벌 경제에서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며 “양국의 강점을 살리고 약점을 서로 보완하면서 두 나라가 함께 제3국에 진출하거나 공통의 과제를 해결해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저출산·고령화 대책과 에너지의 안정적 확보, 환경문제 등에 대한 협력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제정책인 ‘아베노믹스’에 대해서는 “중장기 성장력을 높이기 위해 대담한 규제완화를 포함한 성장 전략을 신속히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아베노믹스의 성공은 일본 경제뿐 아니라 한국 경제에도 좋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서정환 특파원 ceose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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