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34일째인 19일 대국민담화를 발표해 공식 사과했다.
TV로 전국에 생중계되는 가운데 청와대 춘추관에서 국정 최고책임자인 대통령으로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지 못한데 대해 국민 앞에 직접 머리를 숙였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 "이번 사고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최종 책임은 대통령인 저에게 있다"며 "온 국민이 소중한 가족을 잃은 유가족들의 아픔과 비통함을 함께하고 있다"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대통령으로서 국민 여러분께서 겪으신 고통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가 300명이 넘는 사망·실종자가 발생한 대형참사로 기록된데다 발생 초기 정부가 우왕좌왕하고 무능한 모습을 보이면서 침몰해가는 배 안의 승객을 단 한명도 구조하지 못한데 대한 국민적 분노가 커진 상황에서 박 대통령의 이날 공식 사과는 불가피한 수순이었다.
더구나 사고 이후 이른바 '관피아(관료 마피아)'의 부조리나 무사안일 및 보신주의가 판치는 공직사회의 문제점이 낱낱이 드러나면서 정부를 향한 불신이 가중된 것도 대국민사과 및 대대적인 개혁방향 제시의 필요성을 키웠다.
사실 박 대통령은 사고 발생 이후 이미 여러 차례 사과를 했다. 이날 사과가 5번째다.
특히 박 대통령은 연설 말미에 안산 단원고의 고 정차웅군 등 의로운 희생자들을 거명하면서 감정에 북받친듯 눈물을 흘렸다.
다만, 박 대통령은 기자들과의 문답은 하지 않고 24분에 걸쳐 담화만 발표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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