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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향기] 녹색을 걷다, 행복을 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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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가족여행 3색 제안

놀며 공부하는 체험여행, 임실서 치즈 만들고 산청서 氣 체험을…

걷기 여행 가족 트레킹…담양 메타세쿼이아길, 너와 손잡고 걷고 싶다



[ 최병일 기자 ] 세월호 사건 이후 여행의 틀(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단체여행은 취소되거나 연기되고 가족 단위의 오붓한 여행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가족의 소중함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가치로 부상한 것. 사랑하는 가족끼리 다양한 체험을 하고
역사도 공부하고 신록이 우거진 길을 찾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여행도 가고 공부도 하는 체험여행

체험학습 이렇게 떠나자

◈어디로 갈까? 체험학습을 위해 꼭 멀리 가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생각을 바꾸면 동네의 도서관, 은행, 전통시장 등에서부터 박물관, 전시관, 과학관 및 숲, 갯벌, 바다 등 다양한 곳에서 체험을 할 수 있다. 만남과 체험활동 그리고 성찰을 통한 의미 파악으로 이뤄지는 체험학습으로 우리는 삶을 더욱 새롭고 발전시키게 된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 체험하고 나눠라. 체험학습은 모두가 겪는 것 같지만 동일하게 일어나지 않으며, 같은 경험을 했다 하더라도 개인마다 다르게 다가온다. 이런 체험을 직접 또는 간접으로 경험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차이는 지식의 차이를 만들고, 그런 차이가 어떤 일에 결정을 짓는 토대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경험은 중요하며, 조금 더 많은 경험을 한 엄마는 아이에게 멘토로 다가설 수 있다.

◈교과서와 연계시켜라. 체험학습은 교과 공부의 연장이고, 교과서와의 연계성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므로 우리 아이가 배우고 있는 사회나 과학 교과서를 미리 살펴보는 것도 좋다. 가족회의를 거쳐 사회 교과서나 과학 교과서를 바탕으로 장소를 고른다. 어떤 체험을 할지 인터넷 등을 통해 사전 조사하고 배경지식에 대해 미리 이야기를 나눈다. 교과서나 관련 도서도 읽어둔다. 역사 체험학습에선 많이 보는 것보다 국보, 시대별로 주제를 정해 하나라도 제대로 봐야 한다. 눈으로 감상만 하는 체험이 아니라 오감을 동원한 체험학습이 바람직하다.

◈체험을 정리하자. 체험학습을 다녀온 후에는 스케치북이나 노트, 원고지 등에 팸플릿과 사진을 붙이고 보고 듣고 느낀 것을 기록해 보자. 많은 체험으로 힘들 때에는 지도에 표시하기로 간단히 할 수 있고, 우리 옛 것을 체험했다면 4절 도화지로 만든 병풍책에 기록할 수도 있으며, 때론 6하 원칙에 맞춘 기사 형식 보고서와 신문 만들기 등 다양한 방법으로 표현한다. 이런 기록은 신문, 노트, 블로그 등을 활용해 정리하고 기록해두면 더욱 유익하다.

추천 체험여행지

◈전북 임실 치즈마을 전북 임실은 농가 소득을 증진시키기 위해 국내에서 가장 먼저 치즈를 생산한 곳이다. 약 40년 전부터 치즈를 생산한 노하우를 살려 치즈체험마을(cheesei.com)을 조성하고, 독특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3시간가량 진행되는 치즈마을의 체험프로그램은 경운기를 타고 치즈 체험장으로 이동하는 것부터 시작된다. 테이블마다 우유를 담은 커다란 플라스틱 통이 놓여 있는 체험장에서 치즈가 어떻게 생산되는지 전 과정을 아이들과 함께 체험할 수 있다. 유산균과 우유를 응고시키는 효소인 레닛(rennet)을 넣어주는 체험도 할 수 있다. 체험장 뒤편에서는 초지썰매를 탈 수 있다. 초지 썰매는 눈썰매만큼 속도가 빠르고 스릴이 넘친다.

기본 체험을 바탕으로 비누 만들기 향초 만들기 새끼 꼬기 등의 선택 체험을 해볼 수 있으며 식사와 숙박이 포함된 1박 2일 프로그램도 있다. 주말이면 가족 단위 관광객으로 매진 사례를 이룰 만큼 인기가 많다. 1박2일 체험비용 5만9000원부터 (063)642-2700

◈산청氣체험장

경상남도 산청의 동의보감촌(dobris.gntech.ac.kr)은 동의전(기 체험장)을 비롯해 약초관, 한방자연휴양림 등이 있어 건강체험관광지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한방을 테마로 조성한 한의학박물관과 한방테마공원은 오감체험이 가능하다. 한의학박물관은 전국 최초의 한의학 박물관으로 한의학의 전통요법과 약초에 대해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한방테마공원은 우주삼라만상을 주제로 십장생정원, 곰, 호랑이 등의 조형물이 있어 흥미로운 볼거리를 준다.

동의보감촌 주변에는 왕산, 팔봉산 등산로, 동의보감 둘레길이 있어 산책하기에 좋다. 지리산 자락에서 뿜어져 나오는 청정한 공기가 살아있어 지쳐있는 심신을 치유하기에 제격이다. 가볍게 동의보감 둘레길을 걷다보면 산청의 자랑거리인 기 바위를 만날 수 있다. 마치 거북이 등처럼 보이는 기 바위는 장엄하기까지 하다. 기 바위에 오르면 무병장수한다는 말이 전해오고 있다. 산청한의학박물관 입장료 2000원. (055) 970-7203

아이들과 함께 가는 역사 체험 여행

부모도 즐거운 여행되어야

어릴 때 무엇을 먹느냐가 평생의 입맛과 건강을 좌우하듯이, 무엇을 보고 느끼느냐가 아이의 삶에 중요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어려서부터 넓고 신기한 세상과 그 속에서 살아온 사람의 역사를 보고 느끼는 것은 아이의 성장에 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체험 여행도 여행이라는 점을 잊지 말 것. 그러니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뿐 아니라 가족 모두가 즐거워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아이도 지루하고 부모도 힘든 체험 여행이 될 바에야 아이라도 즐거운 놀이공원이 낫다. 다만 콜라와 햄버거를 좋아하는 아이에게 현미밥을 먹일 때는 많은 준비와 노력이 필요하듯, 아이와 함께 즐거운 체험 여행이 되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준비가 필요하다.

다만 준비는 최소로 하는 것이 좋다. 많은 준비를 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부담스럽기도 하고, 준비를 많이 하면 본전생각(?)이 나서 아이들은 관심도 없는 내용을 주입하려고 하기 쉽기 때문. 우선 가는 곳이 어떤 곳인지, 거기에 어떤 전시물이 있는지 정도는 알아야 한다. 이건 홈페이지만 방문해도 충분하다. 가능하면 아이와 함께 보면서 서로 알고 있는 것들, 궁금한 것들을 체크해 보는 것이 좋다. 아이와 함께 여러 장소를 함께 보면서 가고 싶은 것을 고르는 것도 좋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현장에서 무엇을 주로 보고 이야기할 것인지 미리 알 수 있게 된다. 현장에서는 미리 본 것들을 '확인'할 뿐 아니라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경험도 중요합니다. 거기서 새로운 궁금증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와 다시 한 번 아이와 함께 해답을 찾아보면 더욱 좋다. 이런 흐름을 타고 아이도 재밌고, 부모도 즐거운 체험 여행이 되는 것이 가장 좋다.

추천 역사여행지

전곡리 선사유적지 - 구석기 시대로 시간여행

1978년 한탄강변을 거닐던 주한미군 병사가 우연히 네 점의 석기를 발견했다. 빗살무늬로 만든 네 점의 석기는 세계 고고학의 역사를 바꾼 놀라운 발견이라는 것을 병사는 알지 못했다. 이 석기의 발견으로 한반도의 구석기 시대를 무려 20만년 이상 끌어올렸다. 2001년까지 23년 동안 11차에 걸쳐 이루어진 발굴로 모두 4600여 점의 유물이 출토됐으며 전 세계의 모든 고고학 교과서에는 ‘전곡리’라는 지명이 빠지지 않고 실리게 됐다. 이후 선사유적지는 대표적인 구석기 문화 테마공원이 됐다.

전곡리 선사유적지(goosukgi.org)는 선사유적관과 토층전시관에 다양한 구석기 유물들이 전시돼 있다. 선사유적지 내에 있는 선사체험마을은 각 테마별로 다양한 체험을 하면서 선사시대의 기술과 생활상식을 경험할 수 있는 곳이다. 직접 석기를 제작할 수 있고 석기시대에 대표적인 토기인 빗살무늬 토기를 직접 빚어 볼 수 있다. 입장료 무료(체험비 별도) (031)832-2570

군산근대역사박물관 - 가슴 아픈 식민 유물

군산은 시 곳곳이 우리 근대사의 유적지가 있는 역사체험지다. 군산의 근대사를 제대로 알려면 군산근대역사박물관(museum.gunsan.go.kr)에 가야한다. 근대역사박물관 앞에는 커다란 등대모형이 이목을 집중시킨다. 박물관 내부에는 관람객이 직접 타볼 수 있는 배가 전시돼 있다. 타 박물관과는 달리 직접 만져보고 체험 할 수 있는 것들이 꽤 많다. 2층에는 항구도시의 옛 건물을 미니어처로 만들어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근대 군산에 온 듯한 느낌을 준다. 아이스케익통과 소주병 등 옛 물건들을 따로 모아 전시해놓은 근대관도 볼만하다. 박물관 바로 옆에 있는 군산근대미술관은 예전 군산18은행자리다. 미술관 옆에는 군산 조선은행을 개조해 만든 군산근대건축관이 있다. 가슴 아픈 침략의 역사를 전시물과 사진, 영상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 국내에서 유일한 일본식 사찰인 동국사는 묘한 감흥을 불러 일으킨다.

신흥동 일대는 일제강점기 군산시내 유지들이 거주하던 지역이었다. 이곳에 일본인 히로츠 게이샤브로가 지은 일본식 주택이 아직도 남아 있어 관람객들의 눈길을 끈다. 영화 ‘장군의 아들’과 ‘타짜’ 등 드라마 영화의 촬영장소로도 쓰인 곳이다.


신선한 걷기여행 가족 트레킹

추천 가족 걷기여행길

◈경기도 여주 여강길

여강은 여주에 흐르는 남한강을 부르는 애칭이다. 여강길은 황포돛배 선착장에서 옛 나루터의 흔적을 찾는 옛나루터길, 해돋이 산길을 거치는 세물머리길, 신륵사에서 강천고개까지 가는 바위늪구비길, 신륵사에서 세종대왕능에 이르는 5일장 길 등 모두 4코스로 이뤄져 있다. 그중에서 가족과 함께 떠나기 좋은 길은 5일장 길이다. 거리도 8㎞ 정도여서 걷다보면 2시간 30분 정도에 도착하게 된다. 사계절 어느 때 와도 좋은 신륵사에서 출발해 여강을 넘으면 500년 전통의 여주오일장을 만나게 된다. 매달 5일과 10일 열리는 5일장에서는 여주특산물은 물론 푸근한 시골 인심까지 맛볼 수 있다. 소설 ‘장길산’에서 장길산이 여옥이와 이별하는 배경이 되는 양섬을 만나게 된다. 걷기 여행은 효종대왕릉을 거쳐 세종대왕릉에서 마무리하게 되는데 효종대왕릉에서 세종대왕릉으로 가는 숲길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여강길 031-884-9089

◈전남 담양 오방길

담양오방길(obanggil.com)은 영산강을 중심으로 담양의 자연과 문화 숲길까지 구석구석을 둘러보는 아름다운 걷기여행코스다. 1코스 수목길, 2코스 산성길, 3코스 습지길, 4코스 싸목싸목길 5코스 누정길 등 모두 5개의 길로 되어 있으며 그중 가족걷기여행길로 가장 좋은 곳이 수목길이다. 수목길은 전체길이가 8.1km로 죽녹원에서 출발해 관방제림을 거쳐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을 지나게 된다. 죽녹원의 왕대와 관방제림의 푸조나무와 팽나무, 가로수길의 메타세쿼이아 등 담양을 대표하는 삼색 숲길을 모두 만나볼 수 있는 이색적인 길이기도 하다. 금월교와 경비행기장을 돌아 담양리조트에서 끝나는 이길은 누와 정이 많은 문화의 도시 담양의 숨결을 읽을 수 있는 구간이다. 담양군청 관광레저과 (061)380-3154

◈경북 문경 새재넘어 소조령길

경북 문경시 문경새재는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한국관광 100선' 중 당당히 1위로 선정된 곳. 그만큼 역사문화, 생태환경, 자연경관 등이 두루 훌륭하게 보존돼 있다. 예로부터 영남과 한양을 잇는 간선도로였던 만큼 아름다운 고개와 골짜기마다 옛이야기가 켜켜이 쌓여 있다.

문경새재길은 걷기코스로 조성된 '새재넘어 소조령길'의 1코스로 옛길박물관에서 시작해 제1관문(주홀관), 사극드라마 촬영장인 KBS 문경세트, 조령원터, 제2관문(조곡관), 제3관문(조령관)을 지나 충북 괴산 땅까지 이어진다. 8.9㎞, 3시간30분 정도 걸린다. 조령관 넘어서부터가 하이라이트로 꼽히지만 제2관문 이후로는 길이 다소 가파르다. 노약자나 어린이와 함께 떠난 여행이라면 제2관문까지만 갔다가 되돌아오는 왕복코스가 적당. 이 경우 7.2㎞로 3시간 정도 걸린다. 문경시 관광진흥과 (054)550-6391

가족트레킹시 주의할 점

자연은 ‘날것’ 그대로여서 예상을 벗어난 변수들로 가득한 곳이다. 그 점이 좋아 산과 계곡을 찾아 트레킹을 떠나지만, 그만큼 위험성도 크다. 따라서 트레킹에 나설 때는 아이들이 항상 부모의 시선을 벗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아이가 부모보다 앞서 가도록 해서도 안 된다. 안전을 확인하고 또 확인하는 게 가족 트레킹의 기본이다. 해충이나 독초, 절벽이나 급류, 맹수 등 위험 요소들에 대해서도 분명히 알려줘야 한다. 어떤 것이 위험하고, 어떤 상황을 조심해야 하며, 어떤 행동을 해서는 안 되는지 ‘아웃도어 라이프’의 기본 지식을 알고 떠나자.

아이들을 동반한 트레킹이라면 비상 약품이 담긴 구급낭은 반드시 챙겨야 한다. 평소보다 많은 양의 식수와 행동식, 비상식도 마찬가지. 아이들의 움직임을 생각해서 쉴 곳을 정해 놓고, 여차하면 트레킹을 중단하고 돌아올 수 있도록 세심히 코스를 짜는 게 좋다.

출발하기 전에 아이들에게 여행 일정과 코스에 대해 설명하는 것도 필요하다.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지, 코스 중간에 어떤 명소와 이야깃거리들이 있는지 알고 떠나면 아이들도 훨씬 재미있어 한다.

최병일 여행레저전문기자 skycbi@hankyung.com
윤정희 여행작가 willk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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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여행=박점희 교육전문가 (왼쪽)
<엄마와 떠나는 행복한 체험학습 교과서> 저자
역사여행=구완회 여행작가(가운데)
<열두 달 놀토 아빠표 체험여행> 저자
트레킹여행=구경모 ㈔한국산악회 등반기술위원장(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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