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534.34

  • 33.10
  • 1.32%
코스닥

696.83

  • 19.82
  • 2.93%
1/3

아시아의 피라미드 앞에서 고개 숙입니다…세계 7대 불가사의 보로부드르 사원

페이스북 노출 0

핀(구독)!


글자 크기 설정

번역-

G언어 선택

  • 한국어
  • 영어
  • 일본어
  • 중국어(간체)
  • 중국어(번체)
  • 베트남어
인도네시아의 심장 족자카르타·발리

나시고렝 한 그릇에 루왁커피 한 잔이면 피로 싹~



[ 최병일 기자 ] 인도네시아를 대표하는 족자카르타와 발리를 표현할 때 심장이라는 말을 쓴다.
족자카르타는 ‘자바의 심장’이고, 발리는 ‘인도네시아의 정신문화를 대표하는 심장’이라는 뜻이다.
족자카르타와 발리를 그저 낭만적인 신혼여행지로만 생각하면 곤란하다.
인도네시아의 신화와 사람들의 질긴 삶이 얽혀 있기 때문이다.

자바문화 보존한 족자카르타

족자카르타는 인도네시아의 수도인 자카르타와는 이름만 비슷할 뿐 전혀 다른 도시다. 자바섬을 대표하는 족자카르타는 줄여서 ‘족자’라고도 부른다. 족자는 과거 인도네시아의 수도였을 만큼 번성했던 곳이다. 15~17세기 마타람 왕국의 수도였으며 독특한 개성을 가진 자바문화의 원형을 가장 잘 보존한 곳이기도 하다.

시내 중심가에 있는 믄듯사원은 8세기 중반 중부 자바에서 번영한 샤일렌드라 왕조 때 건립되었다고 한다. 사원은 묵직하고 단단한 외형을 지니고있다. 사원으로 오르는 계단 위에는 부드러운 곡선의 삼존불 석상이 새겨져 있다. 자바 미술의 최고 걸작으로 평가되는 관음상을 모신 삼존불이, 화려하게 꾸며진 연꽃이 만발한 법당의 연화대 위에 앉아 있다.

깨달음으로 향하는 보로부드르 사원 일주

족자카르타 사원 여행의 백미는 역시 보로부드르 사원이다. 유네스코가 선정한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인 보로부두르 사원은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 미얀마의 바간 유적과 함께 세계3대 불교 유적지로 알려졌다. 단일 규모로만 따진다면 보로부드로 사원은 가장 큰 불교 유적지다. 거대한 피라미드를 연상케 하는 사원. 높이 31.5m에 너비가 123m에 달한다.

이 거대한 석조 건축물을 만들면서 접착제도 사용하지 않고 오로지 돌과 돌만 잇대어 만들었다. 신묘한 솜씨다. 사원은 모두 10개 층으로 이루어져있는데 층마다 각각의 이야기를 지니고 있다. 1층과 2층은 인과응보 즉 전생을, 3~7층은 생로병사가 있는 속세를, 8층부터는 깨달음을 얻은 후 갈수 있는 극락을 의미한다. 각 층에는 이야기에 걸맞은 다양한 부조가 새겨져 있다. 1층에서 10층까지 천천히 걸어서 오르다보면 부처님의 탄생과 출가·열반 등 일대기를 새긴 조각들이 마치 거대한 그림책처럼 나지막하게 이야기를 건다.

꼭대기 층에 오르면 다양한 자세의 불상들을 볼 수 있다. 그중 목이 없는 불상은 식민지 시절 네덜란드인들이 기념품으로 가져가기 위해 저지른 훼불의 흔적이다. 불상과 불상 사이에는 범종 모양의 탑이 72개나 된다. 맨 위의 거대한 탑은 하늘을 향해 염원하는 손 모양을 하고 있다. 1층에서 시작해 시계 방향으로 10회씩 천천히 뜻을 새기며 10층까지 오르면 그 길이가 무려 5㎞에 이른다. 그래서 보로부두르 사원은 사원이 아니라 깨달음을 얻는 곳이라고도 한다.

여행 TIP

항공편

인천에서 인도네시아까지는 7시간이 걸린다. 가루다인도네시아 항공은 인천~자카르타 인천~발리 노선을 주 7회 운항한다. 자카르타~족자카르타나 롬복, 수라바야 등 인도네시아의 주요 도시까지는 하루에 연결할 수 있다. 비즈니스를 위해 항공을 이용한다면 가루다인도네시아 항공이 가장 편리하다. 인천공항에서 오전 10시35분 비행기를 타면 자카르타 현지에 오후 3시35분 도착한다. 6월부터 인천~자카르타행 항공편을 2회 증편해 주 9회 운항할 예정이다.가루다인도네시아 항공의 또 하나 편리한 점은 ‘기내 입국서비스’. 비행기에서 내리기 전에 이민국 직원이 직접 좌석을 돌며 입국 수속을 진행한다. (02)773~2092

화폐

루피아를 쓴다. 환율은 100루피아가 1081원 정도다.

먹거리

인도네시아의 대표적인 음식은 볶음밥 형태의 나시고렝. 해산물이나 닭고기 돼지고기 소고기 등을 각종 채소와 함께 넣고 특유의 향신료로 양념하여 센 불에서 단번에 볶아낸 것으로 한국인의 입맛에도 잘 맞는다.


인도네시아 특산 루왁커피도 싼 값에 맛 볼수 있다. 커피열매를 먹은 사향고양이의 배설물에서 커피 씨앗을 채취 가공해 만든 루왁은 맛과 향기가 뛰어나다. 국내에서는 한 잔에 1만원 가까이 하지만 현지에서는 파우더 100그램에 4만원 정도 한다.

시차와 기후

인도네시아 섬들은 적도를 끼고 동서로 길게 뻗어 있어서 지역별로 시간대가 다르다. 자카르타는 한국보다 2시간 늦지만 발리는 1시간 늦다. 인도네시아는 열대성 몬순기후로 고온다습하다. 건기는 3~10월, 우기는 11~2월이다.

리젠트발리

발리 동부해안 사누르 지역에 있는 리젠트 발리(regenthotels.com)는 고급 호텔의 대명사다. 지난 3월 문을 연 최신식 건물로 깔끔하고 우아한 인테리어를 자랑한다. 특히 리젠트발리는 VIP 고객에게 편안한 휴식을 보장해주는 곳이다. 객실은 모두 120개로 1 대 1 프라이빗 서비스를 제공한다. 인도네시아 전통 마사지와 현대의 마사지를 조화롭게 체험할 수 있으며 동서양의 마사지법들을 혼합한 전신 시그니처 마사지도 인기다. 호텔 내에서는 인도네시아 전통 음식을 셰프가 직접 시연하고 함께 만들어 보는 쿠킹클래스도 진행한다. 음식도 수준급이다. 오는 6월까지는 랍스터를 맛볼 수 있는 브런치 메뉴가 준비돼 있다. 신선한 굴과 랍스터 파스타, 스페인 오믈렛 등의 즉석요리는 물론 디저트 뷔페를와인 맥주와 즐길 수 있다. 가격도 싸다. 1인당 6만5000원. 딜럭스스위트룸 29만원부터, 풀빌라 56만원부터.

독특한 묘미가 있는 크라톤 왕궁

보로부두르가 최고의 불교사원이라면 프람바난 사원은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아름다운 힌두사원이다. 사원을 향해 들어가면 중앙에 모셔진 신이 시바, 오른쪽이 비슈누, 왼쪽이 브라만이다. 메라피 화산이 폭발할 때 사원 이곳저곳이 무너져 지금도 보수작업을 하고 있다.

족자카르타에서 고대 왕의 흔적을 찾으려면 크라톤 왕궁으로 가야 한다. 크라톤은 1756년 하멘쿠 부오노 1세가 지어 역대 왕족들이 살았던 곳이다. 지금도 비록 상징적 왕이지만 하멘쿠 부오노 10세와 왕족들이 살고 있다. 왕궁이라고 하지만 태국의 왕궁처럼 화려하거나 위엄이 가득차 있지는 않다. 왕궁 안에는 학교와 모스크(이슬람 사원), 시장과 가게들이 자리하고 있어 조금은 번잡한 느낌마저 든다.

크라톤 왕궁의 볼거리는 별궁인 ‘타만사리’. 술탄의 왕비와 후궁들이 사용하던 별궁인데 일명 ‘물의 궁전’이라고 불리는 곳이다. 타만사리에서 후궁들이 물놀이를 하고 있으면 왕궁 높은 곳에서 왕이 지켜보고 있다 마음에 드는 후궁을 간택해 승은을 베풀었다고 한다.

계단식 논과 해상 사원의 정취

족자카르타에서 1시간 정도 날아가면 지구상의 마지막 낙원인 발리에 닿는다. ‘신들의 섬’이라 불리는 발리는 수많은 사원과 각종 종교가 모여 있는 곳이다. 아침이면 쌀과 과자 등을 꽃잎과 함께 바치는 발리 사람들 특유의 종교의식을 곳곳에서 볼수 있다. 발리는 제주도의 2.7배나 되는 큰 섬이다.풀빌라에서해양스포츠를 즐기는 것도발리를 즐기는 방법이겠지만 오토바이나 자동차를 빌려서 섬 관광을 떠나면 발리의 속살을 제대로 살펴볼 수 있다. 길눈이 어둡고 운전에 서툴다면 현지가이드 겸 운전사를 고용해 투어를 떠나도 된다. 기름값까지 포함해 6만원이면 그야말로 느긋하게 발리 여행을 할 수 있다.

발리에서 가장 먼저 가본 곳은 ‘트갈랄랑’, 우리말로 다랑논이라 불리는 계단식 논이 마치 그림엽서처럼 펼쳐져 있다. 열대 야자수와 논이 어우러져 이국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트갈랄랑은 인도네시아 사람들의 치열한 삶의 터전이지만 관광객들에게는 위한 관광지이다.

논 주변에는 수많은 노천식 카페가 늘어서 있고, 관광객들은 인도네시아 전통요리인 ‘나시고렝’(볶음밥)을 먹거나 빈탄 맥주를 마시며 푸른 논으로 눈길을 돌린다. 트갈랄랑을 뒤로 하고 원숭이 사원(몽키 포레스트)에 이르면 수많은 원숭이를 볼 수 있다. 손에 든 머플러를 낚아 채 도망가는 장난꾸러기에서 강아지만한 새끼를 배에 붙이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원숭이까지 각양각색의 원숭이가 주인 행세를 하고 있다.

어느덧 발리의 저녁이 왔다. 발리의 6대 사원이라 불리는 타나롯 사원은 석양이 아름답기도 유명한 곳이다. 바닷가에 있어 한국의 용궁사와 같은 느낌을 주는 타나롯 사원은 바닷물이 들어올 때는 마치 바다에 떠있는 듯한 기묘한 느낌을 준다. 어느새 어둠이 거미처럼 다가왔지만 날이 흐린 탓인지 불타는 듯한 석양은 볼 수 없었다. 그렇게 발리의 여정도 끝났다. 추억은 가슴 속에 모래처럼 쌓였다.

발리 = 최병일 여행·레저전문기자 skycbi@hankyung.com

- 염색되는 샴푸, 대나무수 화장품 뜬다

실시간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