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 지진 등으로 정신적 충격을 입은 시민을 치료해온 세계적인 트라우마 치료 전문가들이 세월호 참사 피해자와 가족들의 심리 치료를 위해 한국에 왔다.
11일 오전 이스라엘 민간구호기구인 '이스라에이드'(IsraAID) 소속 의료진 3명이 국제구호개발단체 '굿피플'과 함께 실종자 가족들이 있는 진도 실내체육관 및 팽목항을 방문했다.
이스라에이드의 요탐 폴라이저 아시아지국장은 "직접 트라우마 상황을 점검하고 조언을 하기 위해 현장을 찾았다"며 심리치유 프로그램의 진행 상황들을 살펴봤다.
그는 팽목항 현장에서 "상담치료사들이 수시로 바뀌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후 "가족들과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치유를 위해서는 1명의 상담치료사가 장기간 현장에 남아있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진도에 남아있는 세월호 실종자 가족의 상태를 살핀 이들은 이날 광주로 이동해 국내 정신과 의사와 심리치료사 등 60여명을 교육할 예정이다.
요탐 폴라이저 지국장은 "직접 가족을 대상으로 치유프로그램을 진행하진 않지만 한국의 심리치료사들에게 전쟁과 테러를 겪은 이들을 치유하며 축적된 노하우를 전달하고 가겠다"고 밝혔다.
이스라에이드는 테러와 전쟁에 시달리는 이스라엘인들을 돕기 위해 2001년 설립됐으며 미국 9·11테러, 일본 대지진 등 인재와 자연재해로 트라우마가 생긴 전 세계 곳곳에 심리치료 전문가들을 파견해왔다.
앞서 다른 3명의 의료진은 지난주 입국해 안산을 방문, 사고 후유증을 겪는 세월호 희생자 가족과 단원고 학생들의 치료를 돕고 국내 상담사들을 교육했다.
이들의 방한은 세월호 침몰 사고로 인한 트라우마가 심각하다고 판단한 이스라에이드 측에서 피해자들을 돕고 싶다는 뜻을 먼저 밝혀와 성사됐다.
이스라에이드는 앞으로 2∼3년간 심리치료 전문가들을 지속적으로 국내에 파견해 피해자들을 돌보고 전문 교육을 진행할 계획이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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